상단여백
HOME 성서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야훼 하나님의 사유화와 도구화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2.04.16 22:55
▲ 야훼 하나님과 신상을 같이 섬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습관은 여전히 오늘날 교회까지 계속되고 있다. ⓒGetty Image
단 지파 사람들은 미가가 만든 그의 새긴 신상을 자신들을 위한 것으로 세웠고,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는 동안 내내 그랬다.(사사기 18,31)

사사시대는 사무엘이 그의 아들 둘을 사사로 임명했다고 하니 왕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집은 사무엘의 스승인 엘리가 사사로 일하던 때까지만 실로에 있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게 언약궤를 빼앗겼고, 때문에 하나님의 집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고 말았고 예레미야는 하나님이 실로를 버렸다고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비극적 결말을 맞은 실로가 언급되는 것은 뜻밖입니다. 사무엘은 엘리 사후 실로를 떠나 미스바를 중심으로 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언약궤가 없는 하나님의 집 이야기는 예루살렘을 종점으로 하는 역사 여행의 처음 단계에 속하는 이야기입니다.

미가 사건은 삼손의 죽음과 함께 사사 시대가 저물어가는 즈음에 일어났습니다. 그 시대는 통상적으로 하나님이 왕으로 다스리시던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왕되심을 줄곧 거부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에게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신상이 있었고, 또 에봇과 드라빔을 스스로 만들고 자기 아들을 그의 제사장으로 삼았습니다. 야훼를 왕으로 섬기는 것과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또 얼마 후에는 우연히 만난 한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고용하고 약속한 대로 ‘급여’를 그 손에 채워주었습니다. 그는 개인 신당의 주인으로서 그렇게 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이스라엘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당시 이스라엘은 무질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도 그들은 동시에 야훼의 이름을 부르고 야훼의 복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야훼의 이름은 비단 이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오염될 수 있고 ‘망령되게’ 불릴 수 있습니다. 헛된 것에 대한 욕망이 이러한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그리고 사유화된 종교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서 집단의 전리품이 됩니다.

미가의 제사장은 그때까지 여전히 땅을 구하고 있던 단 지파의 눈에 띄었고 더 좋은 자리 제안을 받고 단 지파의 제사장이 됩니다. 그는 미가가 만든 에봇과 드라빔 그리고 신상도 가지고 갑니다. 미가가 단 지파에게 항의를 하지만 돌아온 것은 죽음의 위협 뿐이었습니다.

단 지파가 이렇게 한 것도 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던 땅을 야훼의 이름으로 차지하기 위함입니다. 평화롭기 그지 없던 그 땅은 단 지파에게 무참히 점령당했고, 미가의 신상은 단 지파의 신앙적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일은 훗날 여로보암이 두 금송아지를 만들고 하나를 단에 두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신상은 야훼의 이름과 혼재되어 있습니다.

미가가 세운 제사장의 행태는 현대의 수많은 ‘목사들’에게서 반복되고 있고 욕망을 좆는 미가나 단 지파의 행태 또한 하나님을 ‘믿는’ 개인과 집단에게서 발견됩니다. 그러한 것들이 어떻게 나타나든 그 본질은 야훼 하나님을 사유화하고 조종하고 도구화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궁금해집니다.

그 실마리를 찾는 오늘이기를. 가능하지 않은 하나님 사유화 시도가 우리에게서 멈춰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목사(백합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2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