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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하며 555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삭발식 진행“가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비문명 사회’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문명사회’로”
정리연 | 승인 2022.04.19 18:55

2018년 4월, 발달장애 자녀를 둔 209명의 부모가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에서 삭발을 했다. 4년이 지난 오늘, 2022년 4월 19일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 소속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555명이 같은 자리에서 또 다시 종로구 효자동 치안센터 앞에서 삭발을 진행했다. 삭발식을 통해 이들의 요구는 명확했다.

내몰라 하는 정치권 각성 촉구

▲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며 전국장애인부모연 소속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들이 삭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리연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멈추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가 이를 국정과제로 선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상에 목소리 없는 자란 없다. 다만 듣지 않는 자, 듣지 않으려는 자가 있을 뿐이다.”

인수위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낮활동 지원체계 구축!
지원주택 등 주거유지서비스 도입!
지원고용 확대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확대!
소득보장 척계 구축!
실효성 있는 통합교육 지원대책 수립!
탈시설 권리보장!

삭발식에 앞서 연대 발언이 있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일정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동참했다. “저 또한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가족 여러분들의 호소가 개인적으로 더욱 무겁게 다가옵니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문제는 보수냐, 진보냐의 싸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정과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 체계 구축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도 반드시 그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웃음꽃을 위해 각별한 사명감과 관심을 갖고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 사진 왼쪽부터 수어 통역을 맡은 박미애 선생,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정리연

김예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오늘 삭발하시는 부모님들 뵙기 위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를 함께 했다.”며 “저는 얼마 전 전장연 이동권 투쟁 현장을 찾아가서 무릎을 꿇었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우선순위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선순위가 아니라서 뒤처졌던 모든 것들 챙겨야 하는 정치권의 일원으로서 오늘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겠다. 이 자리의 555분의 삭발이 저 한 사람이 무릎을 꿇는 5천에는 더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라며 삭발에 참여한 장애인들과 부모들을 격려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여당 원내대표도, 여당 대표도 아니고 현재는 아무것도 아닌 단순히 초선 비례대표일 뿐이라며 “여러분들이 찾아오기를 원했던 그런 인물은 아닙니다만 국민의 힘에서 여러분의 진짜 힘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찾아서 지역 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열심히 여러분과 함께 연대하면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뒤를 이어 장혜영 정의당 소속 의원은 예정에 없었던 삭발에 참여하며 발언을 진행했다.

“제가 오늘 여러분하고 함께하면서 삭발을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는 죄송하다는 의미입니다. 오로지 발달장애인을 24시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만드는 걸 제가 국회에 들어간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흘렀지만, 여러분이 다시 이 자리에 나오셔야 할 정도로 정치를 제대로 못 해서 죄송합니다. 다른 하나는 항의의 의미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국회에서는 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장애인 권리보장법 탈시설 지원법 굉장히 중요한 법안들이 심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동료 의원님들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의의 의미로 동료 의원님들께 여러분과 함께 삭발한 머리를 보이며 우리가 진짜로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각오의 의미입니다. 반드시 발달장애인도 누군가의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들의 연대 발언이 있었다. 사진 왼쪽부터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 박경석·이원교·최용기 전장연 공동대표. ⓒ정리연

이어서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대표들의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박경석 대표는 이같이 일갈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비문명적인 투쟁을 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사람의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비문명적인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이 4년 전 이 자리에서 삭발하면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지원 체계를 요구했는데 또 다시 우리는 이 자리에서 삭발합니다. 이게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현주소입니다. 특히 목소리가 있지만, 그 목소리를 듣지 않는 자, 듣지 않으려는 자가 이 대한민국 사회에 있다면 바로 그것이 비문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비록 저희가 같이 싸워서 이기지는 못할지라도 잊혀지지는 맙시다!”

최용기 공동대표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님들 정말 존경한다. 그리고 자랑스럽다. 내 자식을 위해서 지금까지 평생을 가슴에 못을 박고 살아왔다. 국가 책임제를 요구하면서 삭발을 했다. 그렇게 장애인들이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지원체제가 필요함을 이야기했지만 문재인 정부 그 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개인별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교 공동대표 또한 “제가 80이 넘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의 얼굴보다도 하루에 한 번 저를 엎고 병원을 오가며 뛰었던 어머니의 등이 더 기억이 난다.”라며 먹먹해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기다렸다. 그 약속을 믿기 때문에 광화문 농성도 접었고, 기다렸고 암묵적으로 지지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자리에 다시 모일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못한 일을 과연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줄지, 과연 믿어도 될까? 믿을 것은 오직 우리의 투쟁과 아픔과 그리고 소중한 자식들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부모님들의 마음 그것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왜 나는 삭발하는가

이어 삭발식이 시작되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삭발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발언이 있었다.

ⓒ정리연

“우리 부부가 우리 아이 곁에 없을 어느 날에. 혼자 남게 될 우리 아이를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 삭발자 조복희·황동현·황건하(전국장애인부모연대 진해 분회장 가족)

“나는 내 아들의 사람다운 ‘일상’이 ‘일생’에 계속되기를 바라는 엄마입니다. 흰머리가 늘어가는 머리를 삭발하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보장의 역할을 해야할 모든 곳에 문을 두드리며,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려 합니다. 함께 결심하고 대오를 이루어 가는 동지들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습니다.” - 삭발자 강지향(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회장)

“머리를 깎고, 1인 시위를 하고, 단체 농성을 할 때마다 참 거지같고 수치스러운 현실이라고 한탄하곤 합니다. 왜 우리는 늘 당연한 것을 요구하면서도 이렇게 울며불며 매달려야 합니까?” - 삭발자 김소희(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회 조직국장)

▲ 삭발을 준비 중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회원들 ⓒ정리연

“9세와 7세, 자폐성 장애를 가진 남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루 9알의 우울증, 공황장애 약을 먹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치료실을 다니면 고쳐지는 병인 줄 알았지만, 아이들이 자랄수록 그 희망의 끈이 점점 손에서 멀어져 가고 더 깊은 우울과 절망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는 앉아서 눈물만 흘리며 아이들을 안아주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장애아이가 두 명이니, 저는 두 배, 아니 스무 배, 이백 배 더 힘을 내야 한다고 각오하며 자리에서 일어서기로 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세상을 떠난 후, 두 아이는 서로를 인지하지도 못하며, 세상에 각자 버려지게 될 것을 생각하면 엄마가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엄마의 머리카락으로 우리 두 아이의 앞날에 작은 디딤돌 하나 놓는 데 힘이 된다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삭발이라면, 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삭발자 박은정(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회계국장)

ⓒ정리연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삭발하고자 합니다. 우리도 부모님의 짐이 아닌 자식으로 지역 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날까지 국가에게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요구합니다.” - 삭발자 조성제(강남피플퍼스트 회원)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저는 보았습니다. 편견, 배제, 차별을 겪으며 사는 발달장애인과 그런 발달장애 자녀를 세상 속에서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장애인 가족을 보았습니다. 저는 의문이 듭니다.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힘들다고 절규하는데 왜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인 그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인가요?” - 삭발자 김가경(경남장애인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

“비장애인들이 배려심을 가지고 장애인들을 기다려 주고 인권을 무시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삭발자 안영지(경남피플퍼스트 회원)

ⓒ정리연

“언제까지 우리 부모들은 단식과 삭발, 노숙 투쟁으로 거리를 헤매야 하는지! 정부의 대답을 듣고자 또 이 자리에 앉게 되었다. 경환아! 할머니는 우리 경환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의미 있는 너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또 삭발을 결의하였다. 벌써 4번째 삭발이구나. 하지만 두렵지 않아. 삭발해서 세상이 바뀐다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괜찮아.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외면하는 정부를 향해, 세상이 바뀌는 그 날까지, 끝까지 목숨 걸고 투쟁할거야.” - 삭발자 배선이(전국장애인부모연대 창원지회장)

“엄마가 되고, 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처음 겪는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치료는? 학교는? 비장애 형제는? 엄마로서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웠어요. 잘린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만큼 천천히, 멈추지 말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사회로 가기를 바랍니다.” - 삭발자 박혜영(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대표)

ⓒ정리연

“내 자녀를 위해 싸웠던 순간들은 이제 우리 모두의 자녀를 위한 싸움이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삭발하고, 농성하고, 단식하며 소리쳤습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동지들과 함께 삭발하고, 밤을 지새우고, 목이 터지도록 더 크게 외치겠습니다. 따뜻한 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족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차가운 모진 추위만이 있을 뿐입니다. 내가 아닌 우리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 삭발자 김재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세종지부장)

“200년 2월에 태어난 아이가 이제 23살이 되었습니다. 교육받을 곳이 없고, 제대로 받고 싶어서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면 개정 투쟁으로 부모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서우시 교육청 앞 천막,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 여의도 국민은행 앞 천막, 서울시청 로비, 종로 경찰서, 남대문 경찰서, 서울시청 북문, 서울시교육청, 이룸센터 앞 천막 농성 등 농성장 마다 아이들과 함께 숙박했습니다. 어느 한 가지도 기열한 투쟁 없이는 이루어진 게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열심히, 엄마로서 가족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 삭발자 정희경(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부회장)

ⓒ정리연

“발달장애인으로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따가운 눈총과 곱지 않은 시선이 부모가 곁에 있음에도 아프게 느껴지는데, 부모가 곁에 없는 세상에서는 어찌 살아갈까를 생각하면 한숨과 걱정이 앞서는 게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현실입니다. 부모가 없어도 발달장애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그런 세상을 삭발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4년 전에 삭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투쟁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 삭발자 이계성(전국장애인부모연대 양천지회부회장)

“이제 성인인 아들 도현이가 발달장애인임을 인지하고 진단받은 날부터 우리 가족과 내 삶은 오직 아들 도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들이 안전한 삶을 위해 내 자존심, 내 꿈 내 이름 다 버리고 아이의 보호막으로 사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나는 이 싸움이 어렵다.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투쟁’이라는 단어를 외치칠 때마다 단전으로 온 힘을 모아야 할 만큼 목소리를 내는 게 아직도 어색하다. 4년 전 삭발한 머리로 동네를 다니며 받아야했던 여러모양이 눈빛들도 너무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구축을 위해 나는 다시 삭발을 한다. 국가에 우리 아들을 책임지라고 떠맡기고 쉬고 싶어서가 아니다. 나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우리 아들을 천국 보내는 날까지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하지만 0.00001%의 확률이라도 그러지 못한다면 국가가 우리 아들의 안전한 보호막이 되어주었으면
하기에 오늘 나는 또다시 아들 도현이와 함께 삭발을 한다.” - 삭발자 진유순(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홍성지회장)

“저는 2018년 탈시설 하여 2021년 결혼한 발달장애인입니다. 그리고 생후 4개월 된 우리 율이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역에서 저희를 위해 투쟁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장애인 일자리에서 일도 하는 한가정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투쟁하시는 부모님들 덕에 살아가는 것처럼 저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 소중한 우리 율이를 위해 멋진 부모가 되고 싶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을 위하여 삭발을 하기로 했습니다.” - 삭발자 신빈(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산지회 당사자)

▲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가 위치해 있는 통인동을 향해 행진을 준비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정리연

“나는 44년생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손자가 있습니다. 딸이 결혼해서 첫 손자 민준이를 안겨줬을 때 꼬물거리는 손가락, 오물거리는 입이 너무나 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손자 민준이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24살 성인 자폐1급 장애인입니다. 80을 앞두니 요즘은 하루하루 걱정과 눈물이 흐릅니다. 지금은 그나마 민준이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한창나이인 손자를 남기고 이생을 어찌 떠날 수가 있을까요? 죽어서도 계속 민준이 곁을 맴돌며 눈물지을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은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습니다. 이 제도가 만들어지는 그 날까지 저희 몸과 마음을 모두 바쳐 최후의 순간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 삭발자 김철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성동지회 회원 외조부)

삭발식을 마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종로구 효자동 치안센터를 출발,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가 위치해 있는 통인동까지 행진을 이었다.

윙윙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긴 머리카락이 싹둑 잘려 나가고, 밀려 나갔다. 떨어지는 부모들의 머리카락과 눈물은 소리 없었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벼랑 끝에 다다른 심정이 느껴졌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채운 부모들의 잘못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국가와 지역이 이들의 고통과 필요함을 제대로 헤아리고 적절한 정책을 세우지 않고 계속 무시해왔기 때문 아닌가! 지켜보는 내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쳤다. 내가 이들의 입장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겠다. 오늘 만난 부모님들을 맘껏 응원하면서 외치고 싶다. “여러분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 종로구 효자동 치안센터를 출발 행진에 나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정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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