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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공동체가 아니다“복음을 증명하는 교회”(사도행전 20:28-35)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 승인 2022.05.16 22:54
▲ 교회 공동체는 이 땅에 심겨진 하나님 나라가 되어야 한다. ⓒGetty Image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언제나 내 안에 주어진 평안을 선택하고 누리시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한 주간 <부서진 사람>이라는 책을 읽으며 묵상을 했습니다. 이 책을 너무나 감명 깊게 읽고 있어서 성도님들께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에는 ‘에버하르트’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에버하르트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말씀대로, 성경 말씀대로 살 수 있을까를 ‘철저하게’, 정말 철저하게 또 처절하게 고민하고 살아낸 사람입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간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입니다. 어수선한 시대 상황에서 에버하르트는 예수님의 산상수훈과 재산을 공유하고, 공동체에 가난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증언하는 사도행전의 말씀을 중심으로 삼고 독일에 현대판 초대교회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명문가, 중산층이라는 자신의 지위 그리고 재산을 모두 포기하고 시골로 이주하게 됩니다. 공동체를 유지하기에는 늘 재정적으로 어렵고, 식량도 부족했지만, 방문하는 모든 사람을 환대했습니다. 

이 공동체를 경험한 ‘애나마리’라는 이름의 여성은 며칠 지내면서 이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느껴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어요. 너무나 진실해서 이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리곤 공동체 일원이 되겠다는 서원을 할 정도로 사랑과 섬김이 풍성한 공동체를 만들어 갔습니다.

에버하르트는 “걱정하지 말아라.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았고, 거두지도 않지만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하나님의 자녀인 너희는 더더욱 먹이시지 않겠느냐?”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신뢰했습니다. 공동체 안에는 늘 재정 때문에 걱정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에버하르트는 이들에게 “돈이 없는 게 아니야, 단지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예수님의 말씀을 신뢰했습니다.

이 정도까지 들으면 성도님들은 ‘제정신이 아니구나. 대책이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사람들은 늘 제정신이 아니었고, 대책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공동체가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자 공동체의 사람들은 에버하르트를 불신하며 이렇게 따졌습니다. “이 모든 게 백일몽이야! 우리보고 믿음으로 살라고? 재정적인 지원, 안정적인 운영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철저한 계획을 세우라고, 예수님이 어쩌고저쩌고 떠들기만 하면 뭐해? 현실을 생각해야지, 현실을!”

사람들은 현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씀은 우리에게 지금 당장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믿음으로 미래를 보라고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래를 오늘로 당겨서 살라고 말합니다. 응답받은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1-2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줍니다. 2 옛 사람들도 이 믿음으로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히브리서는 노아와 아브라함을 이야기합니다. 11:7-8 “7 노아는 믿음이 있었으므로 하나님께서 아직 보이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 경고하셨을 때 그 말씀을 두려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방주를 마련해서 자기 가족을 구했으며 그 믿음으로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차지하게 되었읍니다. 그리고 믿지 않은 세상은 단죄를 받았습니다. 8 아브라함도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 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읍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노아도, 아브라함도 대책이 없고, 정신이 나간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증거를 대라고 말합니다. 확실하면 움직이겠다고 말합니다. 정확하게 계산한 후에 움직이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받을 수 있는 믿음의 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불확실한 여행을 떠납니다. 이미 얻은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고야 마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이 땅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만들어 내고 마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래서 에버하르트는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공동체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정의와 용서, 일치의 삶이 오늘날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우리의 삶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라는 이 말이, 책을 읽는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 문장을 읽는 내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오늘날의 교회가 아니 당장 우리 교회 공동체만 하더라도 과연 이처럼 철저하게 또 처절하게 말씀이 실현될 수 있도록 살아내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 지역 사회에서 우리 교회를 보고 ‘저들에게는 다른 곳에서 느껴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니 당장 옆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저들과 함께하고 싶다. 저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니, 오히려 ‘믿는 사람이 왜 저래?, 왜 저렇게 욕심이 많아? 자기밖에 생각할 줄 몰라?’ 하는 말을 듣고 있지는 않을까요? 두렵습니다. 

성경은 사도행전의 초대교회 공동체를 본 사람들이 공동체를 향해 ‘칭송하였다.’라고(행2:47, 5:13)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칭송을 우리도 받아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복음을 증명함으로써 칭찬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향한 왜곡된 소문들을 바로 잡고, 이방인을 향한 사역이 얼마나 큰 사랑의 결실, 복음의 결실을 맺었는지 설명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에 자신과 동역자들이 함께 세운 교회들을 걱정하며, 힘을 주기 위해 잠시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로 직접 방문하지 못하고, 밀레도라는 도시에서 에베소 교회의 리더들인 장로들을 불러 당부한 말들입니다. 오늘 성도님들과 함께 읽은 바울의 이 당부의 말들은 마치 “이제는 당신들의 믿음을 증명해 보여 주십시오. 세상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보여 주십시오.”처럼 들립니다.

사도 바울은 입으로만 권면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이 예수님의 복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살았던 그 본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31 그러므로 여러분은 깨어 있어서,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각 사람을 눈물로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십시오.”라고 말합니다.

“32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러분을 튼튼히 세울 수 있고, 거룩하게 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유업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들이 말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십시오. 말씀이 거짓이 아님을 당신들의 삶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통해 증명해 주십시오.

바울은 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34 여러분이 아는 대로, 나는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일해서 마련하였습니다. 35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힘써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주 예수께서 친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교회는 마땅히 약한 사람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35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을 덧붙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어떤 의도의 권면입니까?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됨을 증명하는 삶을 살라는 권면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 말씀이 진실 됨을 증명하라고 권면합니다.

경기도에 있는 신세계교회와 저희 교회가 동역교회로 맺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신세계교회 금요기도회 때 설교할 기회가 있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신세계교회 선교부장님과 담임목사님이 저에게 지역에 초등학교 학생이 몇 명이냐고 물어보면서 그 정도의 인원이면 우리 교회가 재정지원을 해서 전교생이 1박2일 에버랜드 야외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왜 나는 진작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제 안에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지독히도 현실주의자가 되어 ‘할 수 있는 일만, 가능한 일만 생각하고 사역했구나.’ ‘교회 사이즈가 작다고, 교회 재정이 적다고 스스로 그 틀 안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얼마나 한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겠다는 비전을 갖고 살아가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교회란 현실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이상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재현하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말씀이 공동체를 통해 세상 속에 드러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교회가 되십시오. 이제는 더 이상 돌봄을 받아야 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우리 안의 성도를 돌보고, 밖으로는 고난과 가난과 어려움 속에 있는 약자들을 도와 사랑을 증명하십시오.

불가능한 일처럼 보일지라도 복음을 위해서라면, 사랑을 위해서라면, 말씀을 위해서라면 꿈을 꾸십시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도우실 줄 믿습니다. 그 때 비로소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게 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될 줄 믿습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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