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 그리고 탈핵부산시민연대가 부산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리 핵발전소 2호기 폐쇄 연장을 강하게 반대했다. ⓒ류순권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정의·평화·생명을 위한 예배를 5월 30일(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와 함께 부산시청 농성장에서 ‘고리2호기 폐쇄를 위한 현장예배’로 드렸다.

특히 현장예배가 진행된 부산 시청 앞에서는 탈핵부산시민연대가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4월 6일 오후 2시 부산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리2호기 수명 연장을 신청한 한국수력원자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부산시민과 탈핵 시민의 힘을 모아 윤석열 정부 내에서 추진되는 핵발전소 수명 연장과 추가 건설을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며 4월 26일부터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예배 기도를 맡은 김정환 부산YMCA 사무총장은 “스리마일을 보았고, 체르노빌을 보았고, 후쿠시마를 보았음에도, 성장과 번영이라는 미명하에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짓밟혀 왔다”며 “상시적 피폭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부산시민들은 핵발전소가 사라지는 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한 “우리는 여기 부산뿐 아니라, 경주와 영광과 울산과 울진에 있는 25기 핵발전소가 모두 폐쇄될 때까지 핵 없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경제성장과 탐욕의 추구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핵으로 인해 고통 받는 고난의 현장에 주님이 역사해 주시길 기도했다.

현장 증언으로 나선 탈핵부산시민연대 박철 목사는 먼저 “지난 4월 26일부터 바로 이 자리에서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부산시민 농성이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 박 목사는 “6월 18일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한 날인데 일단 그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세계 원전 밀집도가 제일 높은 나라라며 “우리 부산은 지금 패로 중에 있는 고리 1호기까지 합치면 핵발전소가 10개”가 있으며 “반경 30km 이내에 380만 명의 시민이 살고 있다.”는 현실을 알렸다. 박 목사는 “만약 고리 1호기 수명을 연장해서 자칫 어떤 사고가 벌어졌을 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폐쇄 연장은 마치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위험한 장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교를 맡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대표 양재성 목사는 마태복음 7:13-14 본문으로 “생명으로 가는 좁은 길”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자연재해가 이전에는 수백 년에 한 번 혹은 수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했는데 지금은 1년에도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는 이 상황을 보면 기후 위기에 대한 지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가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내비쳤다. 어느 시대 어떤 과제보다 기후 위기는 아주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기후 정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양 목사는 또한 “탄소 중립을 이루어야 할 기후 위기 시대에 핵발전이 좋은 에너지라고 선전하지만 후쿠시마 핵사고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핵은 생명과 양립할 수 없고 신앙과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핵발전은 핵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로 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양 대표는 “인류는 악령의 소리를 거절하고 성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며 “교만과 탐욕 그리고 죽음의 길과 명백하게 결별하고 생명을 향하여 걸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길을 가로막는 인간의 탐욕”이라며 “인간 탐욕을 그간 너무 가볍게 취급”한 것에 종교가 무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예배 마지막 순서로 최인석 목사(전국목정평)와 김기원 목사(예수살기)가 성명서를 낭독한 후 평화나무교회 김승민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이날 서울과 경기 강원도에서도 연대를 위해 기도회에 함께 했다. 특히 홍천에서 양수발전소 문제로 싸우고 있는 박성율 목사는 “우리가 함께 실천하고 함께 행동해서 반드시 핵없는 세상 우리 세대에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도록 우리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끝까지 함께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역 주민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 잡는 핵발전소가 아닌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한다며 “고리2호기 폐쇄”와 “노후핵발전소 수명 연장 금지”를 촉구했다.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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