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ark that contains the Sudarium of Oviedo」 ⓒWikipedia

성스러운 땀

예수의 성스러운 체액은 그가 십자가에서 흘린 피에 한정되지 않고 그의 눈물과 땀도 포함한다. 예수의 땀과 관련하여서는 흔히 ‘베로니카의 베일’ 또는 ‘베로니카의 수건(Sudarium)’이 언급되는데, 이 베일에 대해 알려진 것은 대부분 중세시대에 기록에 의해서다.

베로니카는 예루살렘 여성으로 예수의 수난 중 골고다 언덕으로 가는 그를 동행하던 여인 중 하나라고 한다. 그녀는 예수가 십자가를 힘들게 지고 가는 모습에 자신의 수건을 드려 이마의 (피)땀을 닦도록 하였는데–이 장소는 십자가길 제6처로 불림-, 예수의 얼굴 형상이 수건에 각인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베일은 8세기 초 교황 요한 7세의 손에 들어가고 이후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보관하였는데, 이 베일이 대중에게 공개된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성) 베로니카에 대한 공경과 대중적 인기도 증가했으며, 베일 앞에서 기도하는 이들에게는 면죄부를 줬다고 한다. 그러나 1527년 –신성로마제국군 일부가 자행한- ‘로마 약탈’ 이후 이 베일은 행방이 묘연해진다.

그러나 성스러운 베일에 대한 공경은 지속되어 반종교개혁 (16~17세기) 시기에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많은 복제품이 유포된다. 이에 17세기에 교황 바오로 5세 그리고 이어서 우르바노 8세는 베일 복제품의 생산을 금지하고 더 나아가 기존 복제품을 폐기 또는 바티칸에 반납할 것을 명령한다. 현재 바티칸이 보관하고 있는 것이 진품인지 복제품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베로니카의 베일은 더는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지 않다.(1)

성스러운 눈물

예수의 눈물 또한 중요한 성유물(the relic of la Sainte Larme)로 공경의 대상이었다. 성스러운 눈물에 대한 기록은 11세기로 올라가며, 외경에 의하면 예수가 나사로(Lazarus)의 무덤에서 흘리신 눈물을 천사가 작은 병에 받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보관하라고 주었다고 한다. 이 성스러운 눈물이 프랑스 방돔(Vendôme)의 ‘삼위일체 수도원(L'abbaye de la Trinité, 1033~)에 봉안되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콘스탄티노플의 비잔틴 황제 미하일 4세가 사라센 전쟁에서 프랑스의 앙리 1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앙리는 그에게-앙주(Anjou)와 방돔(Vendôme)의 백작인-제오프루아 마텔(Geoffrey Martel)을 보낸다. 마텔은 그의 군사적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1042년 성스러운 눈물을 선물 받고, 프랑스에 돌아와 자신이 설립한 앞에 언급한 베네딕트 수도원에 이 성물을 기증하였다는 것이다.

성스러운 눈물의 11세기 프랑스 도래와 관련하여 그 과정과 목적지에 대해서는 여러 기록이 있으나, 방돔의 유물이 가장 유명하고 대중의 굳건한 신심을 받으며 유럽 전역에서 순례자들을 끌어들여 도시를 통과하는 도로는 중세시대 유럽의 6개 주요 순례길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위 수도원은 성스러운 눈물을 수정 속에 밀폐하여 유물함 속 4겹으로 중첩된 용기 안에 보존하였으나,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분실되었다고 한다.(2)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눈물은 증발하여 빨리 사라지며, 성혈과 달리 그 존재의 흔적이나 자국도 남기지 않기에 담아내기도 보관하기도 매우 어려운 물질이며, 직접 감정(슬픔)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다른 성유물과 차별성을 갖는다. 무엇보다 예수의 눈물은 예수 생애의 사건–나사로의 죽음을 슬퍼함; 나사로를 다시 살리심–과 직접 연관되기에 교회는 일찍이 5세기에 그 중요성을 인정하였으며, 교황 레오 1세(440~461)도 예수의 두 본성에 대한 논의에서 나사로를 무덤에서 일으킨 것은 예수의 신성을, 나사로 때문에 흘린 그의 눈물은 예수의 인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발언한 바 있다.(3)

우혜란 박사(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woohair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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