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전 재건축을 독려하며 성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예언자 학개ⓒGetty Image

학개는 포로 귀환 후 성전 건축을 독려하고 그것에 희망을 둔 예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 본문은 조금 다른 이해를 가능케 할 것 같습니다. 학개가 성전건축을 촉구한 이유는 성전 자체가 어떤 상징적 역할을 해서라기보다 성전 건축을 미루는 것에서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태도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전 건축은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입니다. 학개가 보기에 이스라엘의 최우선적 관심사는 자신들의 거처 마련이었습니다. 이는 포로지에서 돌아온 이들에게는 거처할 곳이 없었을테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사실 성전 기초작업은 학개가 이렇게 말하기 훨씬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북이스라엘 멸망 후 이스라엘에 강제 정착한 자들의 후예들이 방해한 탓에 페르시아가 개입하였고 이에 따라 15년 이상 건축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에 대한 학개의 비판은 다소 지나친 면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언자 학개와 스가랴의 활동으로 성전 건축이 재개되었으니, 페르시아의 재가가 꼭 필요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일에 그렇다면, 15년 이상의 공사중단기간은 너무 길어 보입니다. 그들에게 뜻이 있었다면 좀더 일찍 재개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이스라엘로서는 페르시아를 빌미로 공사재개를 미루고 시간이 지날 수록 재개 의지가 가라앉았을 수도 있습니다.

학개는 이러한 상황에서 학개는 성전재건축을 의제로 내세우고 이에 동력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는 재건축을 계기로 이스라엘에게 야훼가 함께 계심을 일깨워주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계약을 파기했음에도 하나님은 그 계약이 유효하다 하시며 하나님의 영이 이스라엘 가운데 계속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성전건축은 이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성전재건축은 무너진 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예전 계약도 또 예레미야가 말하는 새계약도 계약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성전재건축은 이스라엘이 다시금 하나님과의 계약에 참여하고 계약백성으로 계약의 말씀을 실행하며 살겠다는 것을 가시화하는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편에서 겉으로는 옛날 것만 못한 이 성전의 영광이 그것의 영광보다 더 클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이에 의거하여 이스라엘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게 되었을까요? 그들의 역사는 이것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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