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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안내자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3.18 21:12
▲ 야훼의 말씀은 단순히 삶을 인도하는 안내자가 아니라 우리를 숨쉬게 하는 것이다. ⓒGetty Image
야훼의 등불이 사람의 생명이다. 사람의 깊은 속을 살핀다.(잠언 20,27)

이 구절은 단순한 문장인데 이해하기가 어려운 구절이었습니다. 그 까닭은 한편으로 영혼이라는 말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주어와 술어의 어순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반절에서 사람의 속을 살피는 주체가 누구인지 모호해졌습니다.

영혼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니쉬마’(נִשְׁמַ֣ת)는 창세기 2,7에서 하나님이 사람의 코에 불어넣은 (생명의) 숨입니다. 그래서 그 말을 여기서도 숨으로 이해하고 이를 생명으로 풀어 옮기고자 합니다. 어순을 있는 그대로 살려 옮기면 야훼의 등불이 사람의 숨 내지 생명이다가 됩니다.

이것은 야훼의 등불이 사람을 숨쉬게 하고 살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사람의 생명이 주어가 되면 뉘앙스가 크게 달라져 사람의 생명 자체를 야훼의 등불로 설명하는 셈이 됩니다. 이는 의미도 불분명하게 만들고 하반절의 주어를 뒤바꾸는 문법적 오류를 초래합니다.

야훼의 등불이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것이 있어서 사람은 살 수 있습니다. 야훼의 등불은 우리 깊은 속 구석구석을 비추며 어둠을 몰아내고 빛으로 채워줍니다. 야훼의 등불은 무엇인지요? 시편 119,105와 잠언 6,23을 참조하면 등불은 하나님의 명령 또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하나님의 등불이 우리의 숨 또는 생명이라면, 그것이 없으면 생물학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영적 의미에서 우리의 존재는 없습니다. 숨이 우리 몸 구석구석에 이르러 온몸에 생기가 돌게 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 깊은 곳까지 이르러 ‘찔러 쪼개기까지’(히 4,12)합니다.

야훼의 등불이라는 비유에 주목하면 그것은 우리의 속을 밝힐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밝히기도 하면서 우리의 길 안내자가 될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을 때 우리는 어찌 할 방도가 없어 큰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지만, 바로 그때 야훼의 등불은 우리에게 출구를 알려주며 안도의 숨을 내쉬게 할 것입니다.

야훼의 등불이 우리 안에 있어 우리의 속이 밝아지는 오늘이기를. 야훼의 말씀에 의지하며 우리 삶의 길을 찾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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