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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기다리라는 폭력은 이제 그만두라”NCCK장애인소위, 장애인주일 앞두고 입장문 발표하고 정치권의 유무형의 폭력 강하게 비판
이정훈 | 승인 2023.04.12 00:30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 공동대표가 지난해 8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및 예산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하철에 탑승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이하 장애인소위)가 장애인주일을 앞두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극복할 것을 촉구했다.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변화를 촉구하며, 교회와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장애인소위는 입장문에서 먼저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죄인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모든 차별적인 생각을 거부하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호소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예수를 따라 혐오의 바람을 꾸짖는 예언자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을 향한 차별과 혐오의 바다를 건너 평등의 들판을 향해 나아가는 구원의 방주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당당한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어 가는 것이 곧 하나님께서 펼쳐 가시는 구원과 해방의 역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도 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지난 대선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바와 같이 기본 권리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권리 투쟁을 폭력으로 치부하고 이기적인 무리로 규정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22년간 투쟁해왔지만,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2022년 기준 전국 평균 27.8%에 불과하다며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 수립 과정에서 장애인 사회복지 예산은 당연하다는 듯이 삭감되거나 동결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치권과 지자체들은 여전히 “‘우리가 해줄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라’고 겁박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기다리라는 말” 때문에 세월호 참사와 10.29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참사를 겪어야 했고 “장애인에게 있어서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제 조용히 기다리라는 말로 장애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포장하는 유무형의 폭력”을 그만두고,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풍조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자 삶의 주체이며, 우리의 이웃이라고 주장하며, ▲ 장애인 이동권과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확보 등 권리 투쟁에 대한 왜곡과 혐오 발언을 멈출 것, ▲ 장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또한 NCCK장애인소위는 장애인주일 예배에 사용할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NCCK장애인소위에 따르면 이번 기도문의 특징에 대해 “주기도문의 형식을 따라 마련된 것이라며 주일 예배에 잘 사용되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다음은 기도문 전문이다.

2023년 한국교회 장애인 주일 공동기도문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생명의 빛으로 오신 부활의 주님,

손상이 장애가 되지 않고 장애가 불이익이 되지 않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이 땅에서도 온전히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혐오와 차별로 고통 받는 이 척박한 세상에 참 생명으로 오신 주님,

우리로 차별에 동참하는 어떠한 시험에도 들게 하지 마시고,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시는 하늘의 뜻을 외면하는 모든 악한 생각과 행위로부터 구하여 주옵소서.

‘장애’가 차별을 당연시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될 줄로 믿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지 못하고 기뻐하지 못한 너와 나의 무지와 탐욕을 꺾어 주시고 겸손한 마음을 허락해 주소서. 다름을 장애로 여기고 밟고 올라서려는 어리석은 세상의 이치를 깨뜨리시고, 약할 때 강함 주시며 나의 빈 잔을 채우시는 주님을 믿는 믿음으로 이 땅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 강한 자와 스스로 높아지려는 자를 부끄럽게 하시고, 당신 앞에 무릎 꿇은 우리에게 세상을 향해 화해와 사랑의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더하여 주옵소서.

‘장애’는 극복하고 소멸시켜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다양성 속에 조화를 이루며 한 몸 되게 하시는 ‘창조의 은총’임을 깨닫고, 더불어 하나되는 ‘우리’의 자리에 함께 앉게 하소서.

장애가 있든지 없든지 우리 모두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형상이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기 위해 부름 받은 형제자매임을 고백합니다. 부활의 주님, 서로의 다름을 각자에게 주신 귀한 달란트로 고백하며,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세상과 하나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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