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stave Moreau, 「The Song of Songs」 (1853) ⓒWikimediaCommons

아가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 내지 연애담으로 이야기됩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사랑의 아름다움이나 달콤함 보다는 사랑의 간절함이나 아린 듯한 아픔이 더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아가서의 여인은 형제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땡볕 아래서 일을 하게 된 탓에 얼굴이 그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겉보기에 그는 볼품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랑이 그를 빛나게 합니다. 그는 거친 들에서 올라오는 자로 불리는 그의 사랑을 찾아 밤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의 사랑은 성읍 한가운데 화려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선남선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솔로몬이라는 이름이 그 책에 나오고 있으나 그의 사랑이 솔로몬이라기 보다 솔로몬 같은 사람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의 영광이 들에 핀 꽃들의 아름다보다 못하다는 비유를 연상시킵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들의 작은 한 꽃이 자기가 가진 것을 다 뿜어낼 때 그 아름다움과 그 싱그러움과 그 찬란함은 광야 전체를 메우고도 남습니다.

그의 사랑에 대해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볼품 없는 사람에 가까울 것 것입니다. 그의 사랑은 그의 오라비들만 못했습니다. 그를 무시하고 일만 시켰던 그의 오라비들은 잘난 사람들입니다.

그의 사랑이 그들만 같았더라면 그를 만나는 것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신분 때문일까요? 경제적 차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외모때문일까요? 그의 사랑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현저하게 한쪽으로 기우는 사랑이었을 법합니다.

그런데 그에게 그의 사랑이 말합니다. ‘일어나 함께 가자!’ 그의 사랑은 그 모든 차이를 넘어 온힘을 다해 그를 사랑했고, 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그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랑의 생각, 그의 말, 그의 눈 모든 것이 그의 것이 되었습니다. 하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사랑은 그에게 부끄러움이 아닙니다. 그의 사랑은 그에게 표준이 되었고, 그는 그의 사랑 때문에 모든 사람들 앞에서 당당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의 모든 것을 지배합니다.

그리고 그의 사랑은 마침내 오라비들조차 감동시키고 그의 편에 서게 합니다. 이것이 사랑의 힘입니다. 아무 것도 없어 쓸쓸했던 산을 아름다움으로 경탄하게 만드는 어린 사슴과 같습니다.

성서의 편집자들은 아가서의 이같은 사랑에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사랑을 보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느꼈을 것입니다. 사랑이 모든 것을 바꾸는 힘이고 모든 것을 곧게 하는 뜻이고 모든 것을 평화로 이끄는 의지이며 어디서나 하나님을 보는 눈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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