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예배에서 희생된 304명의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기억을 통한 저항을 다짐했다. ⓒ임석규

“‘부활의 장’이라 하는 고린도전서 15장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돌아봅시다. 15장에서 언급된 부활은 ‘몸의 부활’입니다. 이것은 억울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 흘린 피가 드러나며, 숨겨진 사연들의 진실이 드러나고, 모두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임해 하나님 나라와 주권이 실현된 상태를 말합니다. 먼저 간 이들의 무덤 안에 민주주의의 열정·안전한 나라·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죽은 것이 아니라, 아직 잠을 자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안산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 모여 희생자들을 기리며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하는 예배를 드렸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바닷가에서 침몰한 지 9년이 지난 2023년 4월 16일 오후 5시 경기도 안산시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안산산업역사박물관 앞 공터)에서 416생명안전공원예배팀 주관으로 ‘2023 4·16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예배 – 포기할 수 없는 힘’이 진행된 것이다.

5백여 명의 참석자들은 희생자 304명(학생·교사·일반인·선원)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성찬을 나누며, 세월호 참사 등 모든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가난하고 연약한 이웃과 연대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이날 김경호 목사(강남향린교회 담임,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 송파시찰)는 고린도전서 15장 51~53절을 본문으로 ‘몸의 부활과 4·16’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으로 매일 성찰하는 신앙(실존적 부활)과 불의한 역사가 바로 서고 세상이 하나님의 공의로 변혁될 역사-사회적 부활을 설명하며, 그리스도인이 유가족·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 4.16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진행된 예배에 유가족 대표로 단상에 오른 문지성 군의 어머니 안명미 어머님은 그간 함께 해준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임석규

또한 윤석열 정부가 시민들의 생명·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정치적 권력 유지에 눈멀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참사의 비극을 지우고 시민사회와 유가족들 간의 연대를 어떻게서든 끊으려는데 급급하다고 일갈하며, 세월호 참사를 묻으려고 시도한 박근혜 정부의 몰락한 역사가 부메랑 되어 윤 정부가 시민의 저항을 받아 몰락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날 유가족 증언에 나선 안명미 씨(고 문지성 학생 어머니)는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가족들 곁을 지켜준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아직 이뤄지지 못한 참사 당시의 진상과 의문점 규명·참사를 방관한 당시의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416생명안전공원 설립 등 안전 사회 건설에 대한 약속을 이뤄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대를 당부했다.

앞서 오후 3시부터 진행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는 각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단들과 시민들을 포함한 3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해 세월호 참사 9년을 돌아보며 다가오는 10주기를 위한 준비에 함께 마음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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