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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는 힘역사를 되돌리는 사람들(역대기하 24,15-22; 갈라디아서 5,1-15)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6.22 01:49
▲ 노예의지에 따르지 말고 자유인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부르셨다. ⓒGetty Images

유다왕 아하시야 시대에 여호야다라는 걸출한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아하시야가 북쪽의 예후에게 죽임 당하자 그의 어머니 아달랴는 유다 왕족의 씨를 모두 제거합니다. 아달랴의 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갓난 한 아기가 가까스로 난을 모면했습니다. 그는 아하시야의 누이이자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내인 여호사브앗이 몰래 빼돌린 그의 조카 요아스입니다. 이들 부부는 성전 안에서 요아스를 6년동안 키웁니다.

아달랴가 아들의 자식 그러니까 자신의 손자까지 죽이려 했으니 그의 6년이 어떠했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말로 철권정치나 군부독재라고 하면 실상에 더 가까울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였을 것입니다.

아달랴 7년에 제사장 여호야다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국을 다니며 사람들을 규합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집에 모여 왕과 계약을 맺고 요아스를 왕위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때 요아스가 일곱 살이었습니다.

왕자가 어리다 해도 아하시야의 뒤를 이을 왕자가 있었다는 것은 백성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왕자에게 기름을 붓고 축제를 벌입니다. 아달랴가 이를 알았을 때 반역이라고 소리쳤지만 그에 맞장구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철권정치가 이렇게 끝났습니다.

여호야다는 이때 중요한 일을 수행합니다. 그와 백성과 왕이 함께 야훼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로 계약을 맺습니다. 형식과 절차에 대한 보도는 없으나 이는 이스라엘이 광야여정에서 새세대로 교체되었을 때 모세가 모압 평야에서 온이스라엘을 야훼 하나님 앞에 세우고 계약을 맺음으로써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셨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일종의 계약갱신입니다. 이스라엘은 새로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말씀을 따라 살 것을 그들은 하나님 앞에 서약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바알 산당을 철폐하고 성전의 규례들을 다윗의 예를 따라 복원했습니다.

이것은 계약에 따른 사건들이지만, 상징적 의미를 갖습니다. 이것은 그들 가운데서 우상숭배 요소들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말씀만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온백성의 각성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재에 갇혔던 역사와 함께 이스라엘은 해방되었습니다. 야훼 우리의 하나님은 해방의 하나님입니다. 독재나 제국주의와는 함께 할 수 없는 분입니다. 사람들 속에 자유를 심고 평화를 수립하시려고 철권정치와 싸우시며 그의 역사를 펼쳐가십니다. 막힌 담을 헐어내고 사람들을 평등의 광장으로 불러내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십니다.

여호야다의 7년간 인내와 노력으로 백성들이 즐거운 축제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정치입니다.

여호야다에게서 자란 요아스는 철저한 교육을 받고 자랐을 것입니다. 그는 야훼 앞에서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신앙적 평가이지만 거기에는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정치하는 것이 그 평가의 핵심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야다의 후견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만큼 성장한 요아스의 역량은 성전 재건에서 드러났습니다. 성전수리비를 거둘 책임이 레위인들에게 맡겨졌지만, 이들이 제대로 일을 못하자 요아스는 궤를 만들어 성전 앞에 두고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헌금하게 했고, 이를 성전보수하는 자들에게 맡겨 일하게 했습니다. 백성들의 자발성과 백성들에 대한 신뢰가 잘 어우러진 사건입니다. 그밖의 일들도 모두 이렇게 처리되고, 백성들은 행복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여호야다가 죽은 후에 발생했습니다. 유다의 고위 관료들이 왕 곁에서 여호야다의 빈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요아스가 그들의 말을 따르기 시작하면서 아세라가 숭배되고 하나님의 영을 따라 이를 비판하는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가 죽임 당했습니다. 고위관료들은 백성과 소통하며 백성을 신뢰하는 정치가 달갑지 않았고 여호야다의 카리스마에 눌려 본색을 감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휘둘린 요아스는 역사를 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야다의 죽음과 함께 그의 나약함이 드러난 것일까요? 그는 백성 대신 고위관료들의 손을 잡았습니다.

자기의 길을 끝까지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기를 지지하고 뒷받침해줄 조력자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방해와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힘이 우리에게 있기를 빕니다. 비록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어려움이 생길지라도 극복할 수 있는 믿음의 힘이 있기를 빕니다. 하나님이 조력자가 되실 것입니다.

그 힘은 그와 같은 외부의 일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들에 대해서도 필요합니다.

갈라디아 교인들은 바울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들의 신앙을 잘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그들과 늘 함께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바울이 떠난 자리에 유대 출신의 기독교도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갈라디아 교인들을 자신들의 세력 아래 두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울이 온 힘 다해 부정하고 경계했던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울의 가르침 대로 그들이 할례로 대표되는 유대의 전통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그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바울의 가르침 보다 유대 기독교인들의 주장이 귀에 더 솔깃했었나 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의 길을 걸어오던 그들이 방향을 돌이켜 종의 멍에를 스스로 지고자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자신들의 믿음을 외적으로 지탱시켜줄 표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할례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징표라는 주장이 매력적이었을까요?

바울의 공백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종의 멍에를 몌는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내려고 하는 것은 떨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사람들이 우상을 만드는 까닭은 볼 수 없는 하나님을보고 싶고 곁에 두고 싶은 욕망 때문입니다.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을 이 땅에 만드셨고 볼 수 있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그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다름 아닌 사람들에게서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자유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자유의 상징이 필요한지요? 기독교인의 자유는 사랑으로 서로에게 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랑으로 서로의 종이 되는 것에서만 그 자유는 확인될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섬기는 자유입니다. 이 자유는 하나님처럼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에 의해서도 형상화될 수 없습니다.

갈라디아 교인들은 이제까지 진리의 길을 잘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없음으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혹을 물리치고 위기를 극복할 내면의 힘이 부족한 탓입니다. 스스로 설 수 있는 믿음의 힘이 우리에게 있기를 빕니다.

진리를 따라 자유의 길을 끝까지 갈 수 있기를 빕니다. 종의 멍에를 안전과 확증의 표지로 오해하지 않는 지혜가 있기를 빕니다. 서로 사랑함으로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게 되기를 빕니다. 서로 사랑함으로 서로에게 종이 될 때 서로에게서 하나님을 볼 수 있고 우리의 자유가 온전하게 됨을 확신하시기를 빕니다. 우리에게서 나타난 하나님의 자유의 역사를 거짓과 겁박과 권력으로 되돌리려는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우리가 되기를 빕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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