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 Martin, 「The Last Judgement」 (1853) ⓒWikimediaCommons

예언자들의 다수가 심판을 선포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말씀을 선포하고 또 선포해도 세상이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목표로 삼습니다. 종살이를 하게 된다 해도 다시 자유인이 될 수 있고, 쫓겨난다 해도 되돌아올 수 있고, 불평등해진 세상이지만 정의와 공의로 평등을 향할 수 있고,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해도 평화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고, 죽음은 정해진 것이지만 만족한 삶으로, 죽음 넘어 저편으로 갈 수 있는 세상이 그 목표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대동세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개와 용서와 포용과 회복의 원리로 새롭게 되는 세상입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세상의 현주소는 그 목표에서 멀리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멀어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예언자들을 통해 목놓아 불러도 돌아오는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야훼 하나님께서는 야훼의 날을 정했습니다. 데드라인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야훼를 배반하고 야훼를 찾지 않는 사람들, 야훼 이외의 다른 것들을 숭배하는 사람들, 더나아가 악인들과 아울러 모든 생명체들에게 마지막이 될 날입니다. 참으로 생각하기도 싫은 날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날을 준비하십니다. 그리고는 또 선언하십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이는 수치를 모르는 사람들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문맥에 맞는 번역은 아닙니다). 그날이 오기 전에 모이라고 애타게 외치십니다. 야훼가 진노를 쏟아붓는 그 날이 되기 전에 그리하라고 안타깝게 외치십니다.

그들은 그 땅의 억눌린 사람들로 불립니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야훼를 찾고 그의 공의와 겸손을 구하며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은 그날 하나님의 날개 아래 숨기시고 구원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약속이 정말 억눌린 사람들만 위한 것일까요? 그것은 심판을 초래하고 심판을 당할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 날을 계획하신 하나님의 결심을 그들이 보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삶을 돌이켜 하나님이 구하고자 하시는 자들과 함께 한다면, 아마도 야훼의 날은 그들에게도 구원의 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 어렵고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자리로 내려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는 것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고 하신 이유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마 19,24).  그럴지라도 회개와 용서의 문이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야훼의 날 선포에도 불구하고 그 문은 마지막 순간까지 열려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주관심은 위에서 본대로 권력에 의해 체제에 의해 맘몬에 의해 짓밟히고 조롱당하고 억눌린 사람들입니다. 부름받은 그들을 하나님은 거룩하다 하시며 그들에게 공의와 겸손을 요구하십니다. 야훼를 찾는 삶의 모습입니다. 야훼의 날까지 공의와 겸손으로 불의와 오만의 현실에 맞서라고 하십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