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화공작‧강제징집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 자리에서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임석규

청년들에 대한 박정희 정권의 강제징집과 전두환 정권의 녹화공작을 겪었던 기독인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사례를 증언하며, 개신교계의 적극적인 진상규명 참여를 호소했다.

‘녹화공작‧강제징집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25일 오후 4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강제징집‧프락치강요 국가폭력 피해자 교계간담회를 진행한 것이다.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들은 피해자들이 겪었던 당시 국가폭력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더 적극적인 진상규명 활동으로 피해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조 발제에 나선 황인근 NCCK 인권센터 소장은 “군사독재정권 당시 교회가 민주화의 기지‧인권의 보류였기에 교회를 대상으로 국가폭력을 자행했다”고 언급하며, “교회를 향한 국가폭력에 대해 ‘사회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규정했다.

또한 “국가폭력으로 인해 물리적‧정서적‧문화적 피해를 보았던 피해자들을 위해 기독교대책위가 온전한 회복을 위한 방안‧제도를 모색하며, 국가의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녹화공작‧강제징집 등 국가폭력 피해 규명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 피해자 증언에 나선 신의주 선생(사진 오른쪽)과 오용식 목사(사진 왼쪽) ⓒ임석규

이어진 피해사례 증언은 박정희 정권 시기 1979년 강제징집과 전두환 정권 시기 연세대학교 기독학생회를 대상으로 한 녹화사업 사례가 발표됐다.

1979년 강제징집 피해를 증언한 오용식 목사((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협동 사무총장,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는 “1977년 4월 7일 부활절 한신대학교에서 박정희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 ‘고난선언’사건에 휘말려 징역 2년을 받은 뒤 강제징집 대상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징집을 거부했던 오 목사는 강제징집 대상자들과 함께 1979년 병역문제 대책위를 구성한 뒤 학생운동 참가자들의 입영처분 철회를 요구했으나, 박 정권은 이들에게 병역기피에 관한 범죄단체 결성 혐의를 적용해 관련자들을 수배‧체포했다고 술회했다.

연세대 기독학생회 대상 녹화사업 증언에 나선 신의주 선생은 전두환 정권이 12‧12 사건 이후 민주화를 염원한 학생들의 운동을 당시 국방부‧내무부‧병무청‧법무부‧문교부‧대학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강제징집으로 원천 봉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과 강제징집 대상자들이 보안사 대공요원들로부터 강요당했던 프락치 활동 사례들을 소개하며, 학원‧노동‧시민사회의 민주주의를 폭력과 불법으로 억압하는 사례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과 피해자 배‧보상 방안 등이 갖춰진 특별법이 필요함을 덧붙였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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