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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파시즘 속출과 강력한 군사화, 그리고 평화운동의 위기기사연 주관 평화원탁회의, “세계정세와 한반도 평화” 상황 짚어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08.02 03:22
▲ 평화원탁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라이너 브러운 국제평화국 전 회장은 유럽에서의 위기 상황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며 아시아에서의 평화운동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인식

“현재 유럽에서 평화운동을 이어가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 이러한 현실은 많은 대중들이 파시즘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파시스트가 정권을 장악할 정도이다. 특히 유럽에서의 평화운동이 국가 혹은 공공기관에서 자리를 잃은 것뿐만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 평화운동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주관하고 남북평화재단, NCCK화해통일위원회와 한신대 평화와공공성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평화원탁회의’에 초청된 ‘라이너 브라운’ 국제평화국(IPB) 전 회장은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화운동의 위기를 이같이 진단하며 새로운 평화운동의 희망을 한국과 아시아에서 찾았다. 7월 31일(화) 기사연 공간이제(충정로)에서 진행된 평화원탁회의는 “세계정세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한기양 NCCK화통위원장은 “한반도 정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운을 떼고, “외국에서는 이미 7월 위기설이 파다하게 알려졌었지만 정작 우리는 모르고 지나갔다”며 “오늘과 같은 위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유럽의 강력한 군사화와 평화운동의 위기

이어 브라운 전 회장은 현재 유럽이 떠안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EU 회원국과 비회원국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와 긴장, 분열” 그리고 “유럽의 영향력 상실과 빠르고 강력한 군사화”의 문제를 꼽았다. 특히 핵무기 문제에 대해 “유럽은 핵 공유를 통해 사실상 온 유럽이 핵무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중해, 대서양, 북해 모든 곳에서 핵잠수함을 가동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유럽국가들(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터키 등)과 협약을 통해 핵무기 훈련 등을 실시함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자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에서의 핵 위협은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까지 핵을 거부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아일랜드와 몰타조차도 미국의 유혹에 흔들리고 있으며, 다시 유럽 전체가 핵 공포에 쌓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진단했다.

계속해서 브라운 전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은 한층 증대되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최종적으로 미국을 승자로 유럽을 패자로 만들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의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와 군사적 의존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격변하는 상황 속에서 유럽에서의 평화운동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 “과거의 질서는 이미 힘을 잃었고 사라지고 있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화운동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변화의 흐름을 잘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유럽에서 이러한 대안을 찾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기에 “아시아가 평화의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진보진영의 이중잣대가 등 돌리게 했다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의 질문과 브라운 전 회장의 응답이 진행되었다. 한 첨삭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오랜 전통과 많은 민주시민교육의 훈련 과정을 거친 유럽의 우파 등장의 이유”를 물었다. 브러운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유럽 정치 구조의 폐쇄성과 진보진영의 이중잣대를 꼽았다.

특히 “진보진영의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도마 위에 올렸다. “자신의 주장과는 다른 일상생활의 모습이 시민들로 하여금 진보진영에 대하여 실증을 느끼고 절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브라운 전 회장은 유럽의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하여 말하면서도 기후 악당 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기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꼬집었다.

이런 이중잣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좌파가 더 이상 정권을 바꾸거나 혹은 그것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고 오히려 침묵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우파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변화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민의 힘이 정치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민의 힘을 어떻게 다시 회복하고 재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브라운 전 회장의 “아시아가 세계 평화의 희망”이라는 발언 배경에 대해 그 의도를 물었다. 브라운 전 회장은 1989년 동서독 통일을 예로 들었다. “동서독의 통일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그로인한 당혹스러움과 후유증을 아직도 경험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건이 반드시 점차적(step by step)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변화가 오기도 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도 언젠가 통일과 같은 역사적 모멘텀이 올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역사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브라운 전 회장은 새로운 희망에 대해 언급하며 연대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핵전쟁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헤게머니를 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바로 이 시점에서 굉장히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힘없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로운 연대와 연합을 통해 힘의 밸런스를 만드는 역할을 하려는 조짐들의 변화”라는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시도하고 있고 브라질의 룰라 정부가 새로운 다중심 사회로 나아가는 모습들은 세계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의 큰 변화와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이나 미국은 자신들의 힘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 전쟁과 같은 도박을 계속해서 감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대단히 높다.”며 “이에 대해 세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연대의 노력과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처벌(제제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도 제기되었는데, 이에 대해 “일단 처벌 위주 정책은 좋은 결과를 갖고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처벌위주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그리고 가난한 사람을 더 양산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브러운 전 회장은 분명히 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가지 갈등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안보(Common Security)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안보체제는 기본적으로 평화적인 접근법은 아니며 현실적인 접근법이며 공동안보는 공동의 적을 상정하기보다는 공동의 안전을 같이 도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비감축을 포함해 기후위기, 전염병 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하나의 안보문제로 봄으로 협력의 기회를 더 넓힐 수 있기 때문에 평화주의적인 접근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악을 줄일 수 있고 공동 위기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이야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미중 갈등에 대한 유럽의 시각”에 대한 설명이 요청되었다. 이에 대해 “미중 갈등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자기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이 됐지만 이로 인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미중 갈등을 넘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NATO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하며 유럽을 계속해서 미국의 통재 하에 두고 있고, 이와 동시에 NATO의 경계 안에 한국과 일본을 미국에 협력하도록 하는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2024년은 NATO 창립 70주년인데 유럽과 동북아가 미국의 헤게머니 강화정책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서로를 적대시하고 군사화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당사자들인 유럽과 동북아가 시민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대응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연회는 마무리되었다.

한편, 원탁회의를 주관한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신승민 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이번 원탁회의에서 세계정세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토론과 대화가 이루어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신 원장은 평화를 주제로 하는 토론과 성찰의 기회를 계속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그 일환으로 개최되는 평화포럼 소식을 알렸다. 8월 24일 오후 4시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되는 평화포럼은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을 강사로 열리게 된다.

이번 평화원탁회의에서 발표를 맡은 브라운 전 회장이 속해 있는 국제평화국은 1891년 11월 13일 로마에서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평화기구이다. 1910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본부는 제네바에 있으며 전 세계 77개국의 200만 명의 회원이 있다. 국제평화국 소속 회원 중 13명이 노벨 평화수상자이기도 하며 주로 식민지독립·평화운동에 관한 활동과 더불어 정부 간 조직과 비정부간 조직의 교량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에서 공동안보에 대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비핵화 문제에도 깊숙이 관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은 개인 혹은 단체로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대회는 5년마다 개최되고 있으며 2016년 베를린, 2021년 바르셀로나 대회에 이어 오는 2026년에는 필리핀 마닐라 혹은 민다나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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