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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는 농부고흐와 산책하기 (2)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3.08.12 01:21
▲ 「땅 파는 농부」 (1882, 종이에 유채, 30×29cm) ⓒ쿠보소기념미술관, 이즈미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인류는 자연에 의존하는 직업을 가졌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바다를 통해 삶을 이었고, 산에 사는 사람은 숲속에서 먹거리를 해결하였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농사였다. 농사야 말로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다. 땅이 비옥하고 수로가 잘 정비된 농토는 금싸라기 같았다. 공업과 금융 등 산업이 다양해지면서 농사는 천직이 되었다. 그래도 그게 인류 생존의 밑절미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황무지를 개간하는 일은 고되다. 돌을 주워내고 나무를 자르고 뿌리를 파내야 한다. 거기에 씨앗을 뿌려 수확하려면 더 많은 품이 필요하다. 농촌에서 잡초를 뽑는 일은 대단히 고된 일이다. 삶에 필요한 곡식은 더디 자라고 병충해도 잦은데 삶을 성가시게 하는 잡초의 번성이 무성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병충해도 없다. 잘 경작한 문전옥답은 관리를 잘해야 한다. 철마다 두엄을 내어 땅심을 높여야 한다. 멧돼지나 고라니가 드나들지 못하도록 울타리도 쳐야 한다.

고흐의 <땅 파는 농부>는 캔버스에 땅 색이 가득하다.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한 농부의 수고가 버겁게 느껴진다. 종이에 붓 터치 몇 번으로 완성된 작품이지만 그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땀 흘려 일하지 않고도 돈벌이하는 세상을 향해 ‘사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고 말하는 듯하다.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은 초기의 작품이지만 이미 그의 작품에는 ‘고흐다움’이 배어있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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