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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 예장 통합 총회를 거부하라아, 대형교회여, 돈, 권력과 힘이여! 그대를 어찌해야 할까?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08.13 22:14
▲ 제108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 장소로 명성교회가 예정된 가운데 논란이 거치자 통합측 7개 대형교회가 연합으로 명성교회 대신 7개 중에 하나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연합뉴스

최근 통합교단 총회 임원회가 9월에 개최되는 제108회 총회 장소로 명성교회를 결정함으로써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통합 목회자 단체는 물론 다양한 기독교 단체들이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명성교회에서의 총회 개최는 세습을 인정하는 것이며 따라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소망교회(김경진 목사)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주안장로교회(주승중 목사) 천안중앙교회(신문수 목사)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 등 통합 측 소속 7개 대형교회가 공동으로 지난 7일 ‘108회기 총회 장소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이순창 총회장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문을 통하여 총회 장소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파격적 제안을 제시하였다.

공문내용에 따르면 이들 교회는 “총회 장소와 관련한 논란을 보면서 임원회가 허락한다면 우리 7개 교회 중 선택에 따라 장소와 일체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제안과 동시에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숙소나 주변 시설 등 여러 고려 사항으로 인해 장로회신학대에서 총회를 개최한다면 제반 비용을 교회들이 함께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과연 통합 총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한편 통합 내 많은 목회자들은 페이스북이나 혹은 개인적인 SNS를 통하여 이러한 제안을 표명한 7개 대형교회에 감사를 표시하며 적극 동의하고 있다. 감사와 적극지지 일색이다. 총회를 불과 1개월 앞둔 긴급한 상황에서 7개 대형교회가 내건 제안의 현실성과 목적과 동기는 충분히 이해한다. 이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만한 제안이다.

그러나 이해를 넘어 아쉬움과 우려되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성교회를 비롯한 한국 교회의 담임목사 세습 문제의 발단은 무엇보다도 대형교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형교회는 교인의 수가 많으니 재정적인 면에서 힘이 강해지고 이에 따라 교단을 넘어 한국 교계에서 정치적인 권력도 갖게 된다. 다른 작은 교회를 돕기도 하고 재정수요가 발생하는 여러 곳에 재정을 후원하기도 하면서 점차 권력을 갖게 되고 영향력이 커져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대형교회에 의지하는 교회들이 많아지고 교단 총회조차도 대형교회의 권력과 재정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NCCK 총무 선출 문제도 선출된 총무 뒤에 대형 명성 교회의 돈과 권력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아니었던가! 나는 여기서 대형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거나 강조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오늘 한국 교회 내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가 다름 아닌 교회가 대형화되었다는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교회의 대형화가 아니었으면 세습 문제 등이 이렇게 우리 교계와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이런 관점에서 명성교회라는 대형교회 세습의 건으로 발생한 총회 장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7개의 대형교회가 연대를 이루어 공동제안을 하게 되었다는 것에 나는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자리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으로 말이다. 이들의 제안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대안적인 것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또 대형교회인가?’, ‘역시 문제 해결은 돈과 힘이 있어야 돼.’라는 생각을 우리 모두가 은연중 갖게 되는 것은 아닌 가?”라는 우려이다.

이들의 제안에 감사와 동의를 표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이 제안이 힘과 돈이 있는 대형교회로부터 나온 것이기에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지레 짐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제안이 교단 총회 내 막강한 재정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7개 대형교회로부터 나왔기에 총회 임원회도 반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친 상상이며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돈과 권력을 거부하면서도 어느 새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돈과 권력의 힘을 수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세습의 문제는 결국 오늘 우리가 어디에 마음을 두고 있으며 우리의 신앙은 무엇을 의존하고 있는 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교회의 수적 크기와 재정적 힘이 우리의 삶과 신앙의 양태를 좌우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안이 현실적이며 설득력이 있을지라도 애초부터 좀 더 신중하게 성찰하면서 7개 대형교회 뿐만 아니라 이들이 속한 지역 내 다른 작은 교회들과 연대하면서 이 제안이 제출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대형교회로 인해 발생한 문제 해결이 또 다른 대형교회들에 의해서 해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현상이다. 그것은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이지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크기, 돈과 권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대형교회의 행위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결단으로 이번 총회의 결정에 당당히 저항해야 한다. 장소를 옮기는 것을 임원회에 청원하는 정도의 행위로서는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형교회들의 힘만 확인해 주는 결과를 낫게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총회를 거부하라. 총대로 나가는 것이 마치 가문의 영광인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당당히 총회를 거부하라.

이번에 총회장소를 옮기자는 제안을 한 7개 대형교회들이여, 자신의 힘을 자랑하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총회를 거부하라. 구차하게 장소 이전을 구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총회 임원회가 7개 대형교회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장소 이전의 결정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궁여지책으로 잠시의 어려움을 빠져나오려는 얇은 술책이외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왕에 총회 개혁을 위한 제안을 내놓은 김에 대형교회들이여 차라리 총회를 거부하자는 운동을 하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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