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을 마치고 땅을 분배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만 섬길 것을 강조했다. ⓒGetty Images

주일예배에 참여하신 한성교회 성도 여러분을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아픔을 싸매어 주시며 사랑과 평화의 길로 인도해 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신앙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시간으로 ‘행동은 의도하기 나름’ 이라는 제목으로 은혜 나누겠습니다.

마음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의도의 변화입니다. 의도는 지금 하고 있거나 또는 앞으로 하려고 하는 행동의 이유와 목적, 그와 관련된 계획과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저마다의 의도가 있습니다. 이유 없는 행동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이유와 목적을 알아차리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또 그 이유와 목적이 과연 우리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이냐 아니면 무의식적 기제에 따라 나도 모르게, 왜 하는지도 모른채 행하는 것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복음서에서 조금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바리새파 사람들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바리새파 사람들은 헬라 제국의 문화에 종속될 위험으로부터 유대교를 지키고, 제국의 문화와는 명확하게 구별된 유대교의 신앙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힘썼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방편으로 채택한 주된 전략이 율법을 문자적으로 고수하는 일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큰 부작용 중에 하나가 자기의를 위해, 종교적 허례허식으로, 자신의 종교심을 자랑하려고, 율법을 형식적으로 지킨 일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자면야, 그들은 누가 보더라도 율법을 정말 잘 지켜 행했습니다.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의도와 목적이었지요. 그들에게는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본 뜻과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없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키는 진짜 이유에 대한 자각도 없었습니다. 문자적으로 지키는 것으로 종교적 소임을 다하는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율법을 엄격히 지켜 행하는 일로만 보자면, 즉 겉으로만 보자면, 바리새파 사람들이나 세례 요한이나 전혀 차이가 없었습니다. 세례 요한도 바리새파 사람들처럼 엄격하게 율법을 잘 지켰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가 초래한 결과를 놓고 보면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정치 관료들이 바리새파 사람들을 크게 두려워하진 않았습니다. 적당히 관리하는 차원으로 대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세례 요한은 매우 껄끄러워했고, 두려워했습니다. 세례 요한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요한복음을 통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당시 갈릴리 지역의 분봉왕이었던 헤롯 안티파스의 비윤리적 행동들을 비판했고 결국 그에게서 살해 당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세례 요한 사이에 진짜 차이는 무엇입니까? 행위의 차이입니까? 의도의 차이입니까? 의도의 차이입니다. 똑같은 율법 조항을 지켜 행해도 그 무게감과 파급력이 다른 것은 의도와 태도의 차이 때문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성도님들은 올해도 계속 예배 생활을 성실하게 이어가시겠지요? 그렇다면 예배 생활과 관련해 2022년과는 무엇이 달라지길 기대하시나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더 큰 은혜를 체험하길 기대하시겠지요? 그렇다면 그 기대를 충족시켜줄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일까요? 예배 환경에 변화를 주면 될까요? 음향의 질도 개선하고, 영상 이미지도 활용하고 악기도 더 활용하면 될까요? 예배 순서나 내용을 조금 바꾸면 될까요? 은혜로운 찬양 시간은 늘리고, 설교 시간은 좀 줄이고 그러면 될까요? 이런 변화들도 물론 예배 체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환경 변화가 우리 개개인의 예배 생활의 질적 변화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도 궁극적 요소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예배 인도를 제일 잘하고 설교를 제일 잘 하는 분이 이 자리에 오셔서 가장 수준 높은 예배 포맷을 따라 집례하셔도 그게 나의 예배 생활의 질적 변화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 또는 궁극적인 요소는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무엇이 달라져야 합니까? 예배를 드리는 이유가 달라져야 하고, 예배를 통해 의도하는 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예배 드리는 태도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표면적인 이유야 우리 예배드리러 온 것 맞지요. 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도 살펴야 하겠지요. 우리 속내가 이럴 수 있습니다. ‘예배 빼먹다 혹시 하나님께 미운털 박혀서 호되게 혼나면 어쩌나?’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 가운데서는 ‘예배 빼먹었다가는 부모님 잔소리에 시달릴 수도 있고, 부모님 걱정시키느니 효도 한번 한다 생각하고 가자.’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계획한 일 정말 잘 돼야 하는데, 하나님이 어떻게 안 도와주시려나?’ ‘예수 믿는 사람인데, 예배는 드려야지’ 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이유가 어찌되었든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기실 분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합니다. 하지만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더 깊고 새로운 은혜를 경험하려면, 예배를 드리는 우리가 근본 이유가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자세가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마음이어야 최선의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 주시는 최상의 은혜를 누리지 않겠습니까?
 
의도의 변화가 주일예배 생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2023년이 되었다고해서 우리 삶의 행동의 영역, 행동의 반경, 행동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직장을 옮기셨다거나 이사를 가셨다거나 가족 구성원이 달라지졌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우리 하는 일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 않습니까? 하는 일은 작년과 별반 다른 게 없을텐데, 삶에서 더 큰 만족을 원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달리할 수 있을까요? 없던 계획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안 하던 역할이라도 도맡아야 하는가요? 그래야 뭔가 새로운 삶을 맛보고 누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작년해도 했고, 올해도 해야 하는 그 일을 통해 우리가 의도하는 바와 추구하는 바를 달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일을 통해 이루려는 가치를 달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일에 임하는 태도를 달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저 행동의 내용만 바꾸면 삶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더 자주 반복하면 그 행위의 결과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때가 많습니다. 영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많은 시간 반복함으로써 우리 행동이 조금 더 능숙해지고 원숙해지면 그에 따른 보상이 더 나아질 수 있겠지요. 기술이 좋아지면 그 기술로 짧은 시간 더 많은 성과를 만들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때로 전략적으로 더 개선된 행동을 취하면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생각도 합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다른 기술 하나를 더 배워 사용하면 당연히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사실 그게 핵심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기술이 좋아지고 장비가 좋아져도 의욕과 생산력이 떨어질 때가 있지 않습니까? 일은 능숙해졌는데, 그 일을 통해 누리는 만족은 크지 못한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 얼마나 만족스러우신가요? 그게 직장일이든 가정일이든 교회일이든 얼마나 만족스러우신가요? 단순히 벌이나 성과가 나아졌는지를 묻는 게 아닙니다. 그 일 자체가 주는 만족감을 묻는 것입니다.

분명 일은 능숙해졌고, 환경도 나아졌는데, 심지어 물질적 보상도 커졌는데, 만족감이 없다면, 그렇다면 진짜 바꾸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 일을 행하는 의도가 달라져야겠지요. 그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져야하겠지요. 직장일로 예를 들자면, ‘먹고는 살아야 하니,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마음만 고수해서는 안 되겠지요? 물질적 보상과 돈벌이를 넘어선 것을 의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자주 보는 문구 중에 이런 게 있지요.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듭니다.’ 돈벌이를 의도하고 음식 장사하는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것으로 그친 게 아니라는 점도 사실입니다. 우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건강과 먹는 즐거움도 함께 의도한 것이잖아요.

성도님이 회사 경영자가 되어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가정해 볼까요?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한 번 선택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사람은 능력 있고 경력도 좋고 프라이드가 강하고 개인주의적입니다. 성과에 대한 집념도 강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능력은 그저 그렇고 경력도 미미하지만 성실하고 겸손하고 동료와의 관계가 좋습니다. 나름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도 있습니다.

성도님이 회사 경영자라면 둘중 누구를 신입사원으로 뽑으시겠습니까? 전자의 사람과 후자의 사람에게 동일한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둘의 행동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드러날까요? 결국 의도와 태도에서 드러나지 않을까요? 전자의 사람은 능력과 경력 만큼 많이 벌 생각만 할 수 있지요. 후자의 사람은 잘 배우고 동료들을 잘 도와 일하는 즐거움도 느끼고 회사에도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누가 더 큰 만족을 누리게 될까요? 경영자는 결국 누구를 통해 더 큰 만족을 누리게 될까요?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교회에서든 그 행동을 통해 의도하는 바가 달라지고, 그 행동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그 안에서 누리는 경험의 질도 달라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일에 대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도해야 하고, 어떤 태도로 그걸 지향해야 할까요? 오늘 본문을 통해 묵상해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탁월한 영적 지도자 여호수아의 영도 아래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드디어 입성했습니다. 엄청난 환경적 변화입니다. 정착해 농사지을 땅 한 평 없던 이들에게 땅이 생겼습니다. 씨 뿌리고 가꾸면 열매 맺을 수 있는 땅이 생겼습니다. 여기 저기 불안하게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되는 터전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이제 남들하듯 농기술 열심히 익혀서 땀흘려 일하고 노력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던가요? 남들처럼 많이 벌어서 후손들 잘 키우면 되는 일이던가요?

아닙니다. 그걸로 족하는 일이었으면 그냥 애굽 땅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도 될 일이었습니다. 요셉을 총애하던 바로 왕의 배려로 야곱의 아들들은 애굽 땅에서도 가장 비옥하고 좋은 땅인 고센 땅에 거주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농기술 잘 배워서 노력하니 얼마든지 남들마냥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었습니다. 자손들도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걸 못마땅하게 여긴 바로 왕의 핍박이 시작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노예로 사는 게 거지로 사는 것보단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 동안 그들이 목마르고 배고플 때 모세에게 늘어놓았던 불평을 보면 유추할 수 있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세를 따라 출애굽했습니다. 그저 경제적으로 잘먹고 잘사는 게 인생의 목적이었다면 단행할 수 없었던 결정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경제적 풍요로 희석시킬 수도 가릴 수도 없었던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 하나님의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가나안 땅으로의 긴 여정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저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그 땅에 안착하게 된 것만로 만족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환경적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변화된 삶이었습니다. 농기술 잘 배워서 농사 잘 짓고 또 열심히 짓는다고 만족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사실 이미 터잡고 살고 있던 가나안의 토착 이방인들이 더 전문가였지 않습니까? 농사 짓는 행위로만 보자면야 그들과 다를 바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들도 농사 짓는 게 주된 일 아닙니까? 그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농사 지을 수 있습니까? 똑같은 방식으로 농사 지어야 합니다. 똑같이 밭 갈고, 씨 뿌리고, 물 주고, 거름 주고, 수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나안 땅에서 새로운 삶을 기대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말 필요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여호수아는 오늘 본문에서 이 물음에 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답은 오늘 우리가 관심하는 의도의 변화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차분히 따라가며 묵상해 볼까요? 여호수아는 “우리도 농사 짓고 살 것이고, 저들 이방인도 농사 짓고 살 터이지만 우리 이것을 기억합시다” 라고 말을 시작하고 있는듯 합니다.

여호수아의 말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십시오.” 여기에서 경외는 공경하며 두려워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마음이 지향하고 갈구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본원적인 지향을 가리킬 때 우리는 경외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경외하라는 말은 일상 생활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의식하라는 말입니다. 우리 삶의 면면을 살펴볼 때 과연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있나요? 우리는 하나님을 얼마나 의식하며 생활하고 있나요? 하나님을 강하게 의식하면서 하는 일은 무엇이고, 하나님을 애써 외면하면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에 대한 의식과는 무관하게 그저 습관을 따라 행동하며 살 뿐인가요?

만일 우리 하는 일에서 하나님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우리 하는 일의 의도와 태도가 달라질 여지가 생깁니다. 우리 하는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달라지고 우리 하는 일을 통해 구현하고 경험하길 원하는 가치가 달라질 여지가 생깁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하나님을 의식해 보면 어떻던가요? 깨어나는 이유가 달라지지 않던가요? 오늘 할 일이 마음속에 쏟아져 들어올 때 하나님을 의식해 보면 어떻던가요? 그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던가요?

우리 하는 모든 일과 행동의 의도와 태도를 근본적으로 달리하기 위한 첫걸음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의식하는 데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라고 다 같은 마음은 아닙니다. 온전히 경외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온전함은 완벽함과는 다릅니다. 온전함은 ‘가능한 한 최대로, 분열되지 않은 상태로’ 를 의미합니다. 여호와를 경외한다고 해놓고선 사실 돈을 더 경외할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갈망을 완전히 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거리를 두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여호와께 마음을 집중할 때 그게 온전히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에 진실함도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실함은 자기 인식을 기초로 마음을 정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여호와를 더 경외하는 것인지 돈을 더 경외하는 것인지 보다 분명하고 선명하게 자기 속내를 알아차려야 어떻게든 그에 걸맞게 진실한 대응이 가능한 법입니다. 돈을 더 경외하고 있다는 사실이 설사 드러난다 할지라도 주님께 자유하게 해달라 기도할 수 있으니 차라리 그게 여호와를 경외하는 척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진실한 마음으로 경외하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는 또 말합니다. “여호와를 섬기십시오.”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은 여호와를 섬기는 행위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여호와를 섬긴다는 게 과연 무엇일까요? 여호와를 위한 특별한 행동을 따로 마련하라는 것일까요? 예배는 여호와만을 위한 특별한 행동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인즉 예배 외에는 딱히 여호와를 위해 하는 일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호와를 섬기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무슨 일을 하든 여호와의 영광을 위해 하라는 말이지요. 여호와를 사랑하기 위해 하라는 말이겠지요. 여호와께서 기뻐하실 만한 방식으로 하라는 말이지요. 여호와의 뜻과 진리, 여호와께서 주신 말씀을고려하며 하라는 말이겠지요. 궁극적으로는 여호와께서 은혜로 역사하시길 의도하라는 말이겠지요. 예를 들면, 당시 이스라엘이 여호수아의 말에 순종하려면, 풍요의 신 바알을 섬기며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호와께 감사하고 여호와의 은혜를 더 깊이 알며 여호와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해 일해야 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여호와를 경외하고 여호와를 섬기는 삶은 의식적 선택의 과정을 수반한다고 말합니다. 이제껏 나도 모르게 바알신을 숭배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정신을 차려 여호와를 의식적으로 선택하라는 말입니다. 습관을 바꾸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이 말이 이해가 갑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이를 닦을 때 손 움직임을 생각해 보세요. 굉장히 빠르고 자동적입니다. 어느 부위부터 닦고 어떤 경로로 닦아야 하는지 일일이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빼먹지 않고 이를 닦긴 하는데, 치아나 잇몸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이 닦는 방식을 바꿔야 하겠지요. 이 닦는 방식을 바꾸려면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던 손 움직임을 멈추고, 그 손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인 다음, 이제는 의식적으로 더 나은 손 움직임을 취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의식적 선택을 매번 반복해야 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고 여호와를 섬기는 삶도 똑같습니다. 의식적 선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나님을 먼저 찾으십니까? 무의식적으로 냉장고를 찾아 물을 먹거나 욕실로 직행해 이를 닦겠지요. 그 무의식적 행동을 멈추고 의식적으로 무릎을 꿇거나 두 손을 모으는 행동을 선택하고 취해야, 그리고 의식적 선택을 반복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주어진 일과를 시작할 때 하나님을 먼저 의식하십니까? 무의식적으로 커피 한 잔 내려서 컴퓨터부터 켜고, 문서를 들여다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 무의식적 행동을 멈추고 의식적으로 마음가짐을 살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을 선택해고 취해야, 그리고 의식적 선택을 반복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주님을 위한 봉사직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게 달라진 것 없이 하던 봉사 그대로니 그냥 하면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봉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의도를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하겠지요. 주님 사랑해서 하는 일인지, 남들 의식해서 하는 일인지, 의무적으로 하는 일인지, 기쁨으로 하는 일인지 점검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주님을 바라보며 다른 의도와 태도를 의식적으로 품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하기를 반복해야 하겠지요. 그래야 주님 위한 봉사가 정말로 주님 위한 봉사가 되겠지요.

삶의 구석구석에서 하나님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선택은 결단입니다.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 외의 다른 것은 포기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무수한 다른 결과와 가능성들을 포기하고 단 하나를 의도하는 결단을 내려야 선택이 가능합니다.

여호수아 시대 이스라엘은 여호와를 경외하고 여호와를 섬기는 삶을 선택하기 위해 이방인들이 바알신을 섬기며 누리는 다채로운 삶까지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가치를 의도하며 무슨 일을 추진하려면, 때로 빠른 결론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단기간의 결실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내 몫의 결실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면 우리를 당신의 사랑의 대상으로, 당신의 희망으로 선택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가능한 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의식하고, 가능한 한 우리 하는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결실을 의도하는 게 하나님 없이 세상 유행 따라 습관 따라 살고 일하는 것보다 낫다고 믿어야 합니다.

여호수아에 앞서 모세는 이렇게 촉구합니다.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 네 하나님을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그를 의지하라.” 여호와 하나님을 의식하고, 그분의 뜻이 이뤄지길 의도하며,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분의 방식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기쁨으로 감당할 때 우리에게 생명과 복이 넘쳐 흐를 것입니다.

김현주 목사(한성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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