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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축 시대, 새종교 그리고 새교회란 무엇인가?”이호재 교수의 안내로 한밝 변찬린 사상 체계를 만나는 강연회 열린다
이정훈 | 승인 2023.08.22 14:51
▲ 한밝 변찬린 선생 ⓒ이호재 교수 제공

인간은 아득한 옛날부터 삶과 자신을 둘러싼 자연 혹은 하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추구해 왔다. 또한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갈망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고고학이나 인류학의 연구에 의하면 원시인들에게도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탐구의 흔적이 나타나 있다고 한다. 원시인들도 그들 나름대로 인생에 대한 물음을 어떤 초월적 힘에 대한 외경(畏敬)에서 찾았다. 마침내는 죽어야 할 운명에 놓여 있는 인간은 그 허무함과 무상을 극복하기 위해 영생 혹은 후세의 삶을 믿고 있었음이 그들의 장례예식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 원시인들이 살았던 동굴에 묻힌 사람의 뼈가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은, 죽은 후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믿고 죽은 이를 위해 정성 들여 장례식을 거행한 증거이다. 여기에 인간의 유해는 동물의 시체와는 달리 정성 들여 매장했으며 죽음의 여행길에 필요한 도구나 음식 혹은 동반자까지 함께 묻은 흔적도 그 증거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던 동굴과 뼈가 묻혀 있는 무덤들에서 발견되는 조각과 그 밖의 예술작품들은 모두 그들의 종교의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간은 시초부터 종교를 가지고 살았으며 이런 종교의 흔적의 바탕 위에 기원전 수백 년전, 축 시대의 동서 예언자와 종교인에 의해 다양한 종교들이 생겨났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와 불교, 유교와 도교 등이다.

제국의 종교 기독교를 만난 동양

지리적으로 유럽과 동양에서는 각각의 종교가 존재했었다. 양측 모두 원시종교에서 출발해 민속 혹은 민족종교로 발전해 갔다. 그 사이 유럽은 민속/민족종교를 넘어 그리스도교가 서구 유럽 전체에 편만해졌다.

이에 반해 동양은 민속/민족종교를 통해 도교와 힌두교, 불교, 유교로 이어져 왔다. 뒤에 출발한 종교가 앞의 종교를 잡아먹어 흔적도 사라진 것이 아니였다. 특히 동북 아시아는 정치체계로서 유교와 종교문화로서 불교의 거대한 영향 아래 놓이게 되었지만 각각의 종교와 민속/민족종교도 여전히 살아남아 형형색색으로 꽃피웠다. 한국도 이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유럽의 산업혁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제국주의 발흥은 서구의 종교였던 그리스도교를 세계 곳곳에 전파하게 된다. 그 출발은 총과 대포로 무장한 종교 제국주의였고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도교, 불교, 유교, 민속/민족종교에 그리스도교까지 더해져 또 다른 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동양의 입장에서 그리스도교를 수용해 새로운 형태의 그리스도교를 탄생시켰다. 한국은 이런 측면에서 극적이다. 천주교가 한국에 수용되자 잠자던 민족의 종교심을 불러 일으켜 동학,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이 탄생하여 한국 종교문화 구성원으로 남아있다.

중국을 비롯 동남 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종교 지평융합으로 걸출한 신학자들과 신학이 탄생하기도 했다. 수용자의 입장에서 성서를 새롭게 읽고 새로운 신학을 만들어낸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성서 읽기를 통해 새로운 신학이 출발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 신학자들은 기독교 신학을 자신의 종교문화권에 맞는 ‘상황신학’을 전개하고 있다.

▲ 새롭게 복간된 한밝 변찬린 선생의 저서들 ⓒ이호재 교수 제공

변찬린, 한국의 종교와 사상, 눈과 귀로 성서를 읽어냈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의 신학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민중신학’이 떠오르게 된다. 민중신학이 한국의 대표 신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새로운 성서 읽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중신학이라는 하나의 신학으로 구약과 신약 전체를 풀어낸 책은 존재하지 않았고, 신약성서가 중심이었고, 구약도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 한밝 변찬린의 위대성이 드러난다. 변찬린은 ‘선맥과 도맥’이라는 관점에서 구약, 신약과 요한계시록 등 성서에 담긴 구조와 원리를 새롭게 해석하여 체계화하였다. 또한 그는 ‘인간다운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궁극적 질문을 하면서 문명과 역사에서 한민족의 종교적 사명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통해 대안을 제시한다.

변찬린은 1934년 9월 북한의 함남 흥남에서 출생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장로교 계통의 신앙에 입문했지만, 6.25 전쟁으로 인한 1.4 후퇴 때 월남해 구도자의 길을 걷는다. 이후 남한에서 보낸 청년기에 성서와 동양사상을 결합시키자는 모토로 출발한 성서동양학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적도 있다. 당대 유영모, 함석헌, 법정, 최순직, 배용덕, 김범부. 이경우 등 걸출한 종교인들과도 교류한다.

특기할 점은 변찬린은 기독교의 성서뿐만 아니라 유가 경전, 불경, 도가 경전, 힌두교 경전 등 세계 경전과 민족종교 경전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동서양 철학사상, 역사학, 군사학, 고생물학, 현대물리학, 심리학, 종교학, 신학 등 다양한 현대 학문의 전문 지식을 쌓았다. 이런 방대한 사상 아래 성서해석으로 눈을 돌린 변찬린은 헬레니즘 전통하에 세워진 서구 성서해석 전통을 비판하며, 한국 고유의 풍류적 심성으로 『성경의 원리』 총 4권을 집필한다. 동시에 변찬린은 새로운 성서해석을 통하여 교회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새교회 운동을 펼쳐나간다 

▲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위치

이호재 교수의 안내를 따라 변찬린을 만난다

이러한 보석 같은 그의 저술과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의 방대한 저술인 『성경의 원리』가 한국신학연구소를 통해 새롭게 출간되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한밝 변찬린의 사상을 가교로 하여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 길을 나선 이호재(전 성균관대 교수)를 초빙해 9월 7일(목), 9월 14일(목), 9월 21일(목) 3주간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새 축 시대, 새종교와 새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독자와의 만남을 기획했다.

이번 세 차례의 강연에서는 한국 종교지평에서 망각되고 있었던 선맥(僊脈)의 재조명, 민족종교에 흐르는 도맥과 기독교의 상호관계성을 ‘새 축 시대’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또한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전개된 토착화 신학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한 진단을 통해 다종교 전통에서 바람직한 한국 교회상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트랜스휴먼과 포스트휴먼 등 과학적 유토피아에 대한 호모사피엔스의 궁극적 가능성을 ‘새종교와 새교회’라는 관점에서 비판적인 성찰을 한다.

그간 이호재 교수는 ‘한밝 변찬린의 종교사상’을 주제로 에큐메니안에 장기 연재하며 교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호재 교수가 최초로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한밝 변찬린: 한국종교사상가』(2017)에 대해 윤승용 교수는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는 한국 기독교의 다양한 성서해석전통을 포용한 후 독창적인 해석체계를 세운 미래신학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논평했다. 김상일 교수 역시 한국의 풍류사상과 성서의 부활사상을 이해지평에서 융합하고 성경의 도맥은 선(僊)이라는 것을 세계 신학계에서 최초로 선보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런 선맥의 도맥과 성서해석을 포월한 변찬린의 성서해석은 김흡영 교수에 의해 『옥스퍼드 한국성서해석학 핸드북(The Oxford Handbook of the Bible in Korea)』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에 이호재 교수의 『선맥과 풍류해석학으로본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2022)에 대해 서창원 교수는 서평에서 ‘풍류해석학’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 비평을 통해 ‘풍류해석학’이 한국 종교와 한국 교회에 공동선으로 화해할 수 있는 촉진적 기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학문적 관심을 표명했다.

이번 세 차례의 강연은 ‘새 축시대, 새종교 그리고 새교회’라는 주제로, 제1강은 “한밝 변찬린은 누구인가?”, 제2강은 “한밝 변찬린과 새종교”, 마지막 제3강은 “한밝 변찬린과 새교회”로 각각 진행된다. 강연 장소는 새길기독사회문화원(서울시 중구 통일로 114[바비엥 2 지하 1층 101호])에서 열리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이정훈(010-2023-1870)에게 문의하면 된다.

이번 강연은 에큐메니안이 주최하고, 한국신학연구소, 교회연합신문, 매일종교신문, 동연출판사, 도서출판 문사철, ‘함께하는 행동발달센터’ 등이 후원한다.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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