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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오염수 투기 중단할 때까지 모든 수단 동원해 강력히 저항할 것”5만 여명의 시민들과 4개 야당, 윤 정권과 기시다 정권 비판하며 핵 오염수 방류 중단 촉구
정리연 | 승인 2023.08.27 00:38
▲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린 세종로에는 5만 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이번 사태가 철저히 한미일의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정리연

지난 24일 오후 1시 3분부터 일본 기시다 내각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오염수 약 134만 톤을 앞으로 30년간 바다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24일부터 시작된 첫 방류 17일 동안에는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460톤씩을 바다에 내보낸다.

8월 26일, 9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野) 4당, 주최측 추산 5만 여명의 시민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한일 양국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인류와 바다 생태계에 대한 핵 테러 범죄행위인 오염수 해양 투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한국의 시민들은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시민과 함께 일본이 핵 오염수 투기를 중단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정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일본 정부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계광장부터 프레스센터까지 이르는 차도 3개 차선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윤석열 정권 규탄’,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철회’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일본은 핵오염수를 자국 내에 보관하라”, “윤석열 정부는 일본을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각계 각층의 시민들, 핵 오염수 방출이 가져올 영향 걱정

오늘 아침 일찍 전남 영광에서 출발해 도착했다는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부회장은 “60평생을 고향인 영광에서 김, 새우, 꽃게 등을 양식하며 살아왔다”며 “어민들에게 일본의 핵폐기물 방류는 삶의 터전을 잃는, 너무나 큰 위협”이라고 운을 뗐다. “8월 20일 꽃게 금어기가 풀려서 어민들이 꽃게를 잡아도 가격이 절반 이상으로 폭락하고 그마저 상인들이 가져가지도 않는다”는 현실을 전하며 “오염수 방류는 한미일 정상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 인류적 사기극”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일본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하고 국민이 우리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당장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자신은 일본에서 귀화한 한국 사람이지만, 일본이 오염수 해양 투기를 해서 한국에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그는 “2015년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핵폐기물 방류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지만 “일본 정부는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해양 방류 이외의 방법을 무시했다.”고 폭로했다. “국민과 대화하는 척하면서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모습이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정부가 똑같다.”며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를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 범국민대회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피켓을 들고 한일 양 정권을 비판했다. ⓒ정리연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이정후, 이지혜 두 명의 초등학생과 무대에 올랐다. 먼저 박 대표는 “우리는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가 처리해야 한다는 걸 어렸을 때부터 배운다.”며 “여기 초등학생 어린이들도 그 정도는 안다.”고 일갈했다. 이어 “미래 세대들에게 2023년 8월24일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라면서 “30년, 50년 후 지구를 책임질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없을 텐데 왜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공존해야 한다.”며 “어린이와 고래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을 우리가 함께 만들자”고 촉구했다.

어른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박 대표의 질문에 먼저 이정후 어린이는 “왜 굳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지혜 어린이는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우리는 수영도 못 하고 물고기 잡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직업을 잃는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버리는 것을 막아달라”고 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건물에 진입해 오염수 방류를 중단하라는 기습시위를 벌였다가 경찰에 연행되어 48시간 구금되었던 대학생들도 오늘 정오에 석방돼 집회에 참가했다. 그중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우리의 죄명이 공동주거침입이라고 한다.”며 “우리 땅에서 주권자인 대학생들이 ‘국민은 오염수 반대한다’고 외쳤는데 어떻게 이게 주거침입일 수 있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 땅, 바다, 미래의 주인이자 주권자인 대학생으로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단 한방울도 흘리지 않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 세종로를 가득메운 시민들은 핵 오염수 해양 투기가 멈출 때까지 싸울 것임을 다짐했다. ⓒ정리연

정치인들도 앞다퉈 윤석열·기시다 정권 비판

21대 국회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우리나라 대통령실을 도감청한 미국은 친구고, 오염수 방출하는 일본은 파트너라고 하면서,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불안해하는 국민은 ‘괴담에 속는 우매한’ 국민 취급하며 모욕하는 참 대단한 정부”라고 날을 세웠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30년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되는 지금, 지금이야말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비열하고 오만한 정권에 맞서야 할 때”라며 “포기하지 말고 바다에 흘러 들어갈 오염수를 한 방울이라도 더 막아낼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워나가자”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세계인의 건강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핵 폐기수 해양 투기 즉각 중단하라.”며 “일본은 가장 인접한 국가이고 가장 피해가 큰 대한민국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의 책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을 대표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최새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권종탁 ‘전국먹거리연대’ 집행위원장, 김민문정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유시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서해 ‘녹색연합’ 활동가가 함께 국민행동을 제안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고 12년이 지났지만 일본산 농수산물에서 세슘이 검출되고, 청소년들의 갑상선암 등 질병도 증가했다.”며 “오염에 오염을 더한다는 점에서 오염수 해양투기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학계 법조 보건의료 노동조합 농민회 각 마을 단위 등 지역 부문에서 시국 선언을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같은날 도로 건너편 인도에서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의 집회가 열려 맞섰으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역을 거쳐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으로 행진을 했다. 공동행동 등은 9월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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