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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주 기장 총무, “비참하고 참담하다,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기장 총회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기 맞아 조형물 제막식 가지려 했으나 불발
정리연 | 승인 2023.09.07 00:24
▲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기를 맞아 총회의 결의대로 추모기도회와 조형물 제막식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극우 단체들의 방해로 여러 차례 추모기도회가 중지되기도 했다. ⓒ정리연

“참담하고 비참하다.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지 알 수가 없다. 혹자의 말들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정부로 보인다. 절대 굴하지 않을 것이다.”

김창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는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 후 조형물 제막식이 종로구청의 불허로 무산된 상황에서 종로구청 야외 주차장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간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를 여러 방해에도 무사히 마치고 조형물 제막식을 진행하려는 찰나 경찰의 강경한 대응으로 결국 취소된 것이다.

이에 기장 총회 임원들은 종로구청으로 달려갔다. 종로구청은 입구를 폐쇄하며 또 다시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기장 총회 임원들 역시 경찰의 제지를 뚫고 종로구청 야외 주차장에 몸을 의지할 아무런 시설도 없이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기장 총회도 이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와 조형물 제막식은 총회 결의

오늘 추모기도회와 조형물 제막식은 기장 총회가 지난 107회 총회에서 결의한 사안이었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 지방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흉흉해진 민심을 잡기 위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이를 구실로 조선인들을 대량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우리 교단의 예언자 정신과 화살촉 신앙에 의지해 진상과 피해를 규명하여 일본 정부의 역사 은폐와 왜곡을 막아야 한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인종차별과 혐오에 바탕을 둔 범죄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사적 진실을 위해 노력해 가야 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7회 총회 보고서 중)

알려진 바대로 2023년 9월 1일은 간토 조선인 학살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100년 전 오전 11시 58분 일본 도쿄와 간토(관동) 남부 지역에 규모 7.9의 강진으로 인해 큰 화재가 발생했고, 불길은 9월 3일까지 이어졌다. 큰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더 참혹한 재앙은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 등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 극우단체들은 자신들의 집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기장 총회가 불법으로 집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추모기도회를 방해하고 나섰다. ⓒ정리연

이로 인해 간토 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인을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끔찍한 대량 학살이 자행되었다. 약 6,661명으로 추정되는 조선인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학살된 희생자까지,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100년의 긴 세월 동안 일본 정부는 물론 우리도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 없었다.

오히려 당시의 참상에 대해 진실을 덮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6일(수) 오후 2시, 일본대사관 앞 연합뉴스 빌딩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 및 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일본 정부는 명백한 국가책임 인정과 진상을 규명하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연홍 기장 총회장은 역대하 30:7-8을 본문으로 “그날의 죄를 기억하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강 총회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조상들의 죄를 고백한 건 그들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라 조상들의 죄를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기에 자신들 역시도 죄를 범하며 살아왔다는 처절한 반성이며 회개였다.”고 해석했다. “죄의 인정과 회개로 그치지 않고, 후손들이 자신들과 같은 죄를 범하지 않도록 기록했고 가르쳤다”며 “죄의 역사를 바르게 고백하지 않을 때 그 역사는 또다시 반복된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에 이어, 지구,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며 “100년 전 저질렀던 죄의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 김종생 NCCK총무와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이 연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리연

김종생 NCCK총무는 연대사에서 “오늘 세워지는 간토대학살 추모상 역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참된 평화로 나아가는 조형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간토대학살 100주년을 기념해서 세우려고 하는 ‘어머니의 기도’는 제노사이드와 같은 대량 학살을 더 이상 인류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기억해야 한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있으면 안 된다”는 인권 유린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또 다른 인권침해에 대해 외치고 연대할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수 1923간토대학살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1923간토대학살 추모상, 어머니의 기도를 세우려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야만적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의 양심을 일깨우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 후손들이 이제라도 아픈 역사를 가슴에 간직하고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온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 추모상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극우단체들의 추모기도회 방해와 종로구청의 조형물 제막식 불허

하지만 추모기도회가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추모기도회가 시작될 무렵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과 ‘대한민국 엄마부대’ 회원들이 난입해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이들 단체들은 “연합뉴스 빌딩 앞과 정의기억연대 건너편은 자신들이 1년 동안 집회 허가를 받은 자리였다.”고 했다.

▲ 종로구청의 방해를 항의하기 위해 찾아간 김창주 총무를 비롯 기장 총회 임원들은 종로구청의 입구 폐쇄와 경찰의 제지로 결국 면담이 불발되었다. ⓒ정리연

특히 “우리가 집회에 사용한 차를 이동하지도 않았다.”며 “우리는 계속 집회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기장 총회가 불법으로 집회를 열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칫 큰 충돌로 이어질 뻔했다.

이에 경찰은 이들 단체로부터 추모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추모기도회 장소를 둘러싸고 충돌을 막아섰다. 그럼에도 이들 단체들은 짐을 운바하는 트럭 한 대와 대형 확성기 트럭 한 대를 추가해 추모기도회 장소를 둘러쌌다. 또한 이들 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네 다섯 명이 측면에서 휴대용 확성기로 추모기도회를 방해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기장 총회는 조형물을 설치하려고 시도했으나 종로구청은 경찰들을 동원해 추모상의 진입과 행진을 가로막았다. 이에 항의하고자 기장 총회장과 총무는 종로구청장을 찾아갔지만, 구청은 정문을 폐쇄하고 모든 사람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6일 저녁 9시 김 총무는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종로구청은 추모상 이동조차 허락하지 않고 조형물을 억류하고 있다.”며 이에 “총회장을 비롯한 11명의 총회 임원과 기장 목회자 및 성도들은 종로구청장의 면담과 추모상을 통한 추모가 이루어질 때까지 철야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이날 설치하기로 되어 있던 조형물은 결국 설치되지 못했다. ⓒ정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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