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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파괴하는 본질이 무엇인가동성애와 목회세습을 잣대로 삼는 우스꽝스러운 현상에 대해
이택환 목사(그소망 교회) | 승인 2023.09.18 02:03
▲ 지난해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동성애/목회세습은 디아포라(diaphora, 본질)의 문제일까, 아디아포라(adiaphora, 비본질)의 문제일까? 먼저 동성애 이슈를 기독교의 디아포라(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성애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도 인간의 모든 죄 중에서 동성애를 가장 가증스럽게 여기신다고 말한다. 그 이유로 소돔이 멸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성애자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성애를 아디아포라(비본질)로 보는 사람은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파괴가 아니라 세상에 일정한 비율의 동성애자가 늘 존재하는 것이 하나의 자연 현상으로 본다. 또 생육과 번성을 위해 이성과 결혼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따르는 것이라면, 독신자들은 하나님의 창조질서 파괴자가 되는가?

물론 성경이 동성애를 죄로 지적한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죄보다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는 죄가 동성애라는 구절은 없다. 동성애가 죄라는 것도, 우상숭배/폭력의 맥락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성애자가 자신의 선택으로 된 것이 아니듯이, 동성애자 역시 자신의 선택으로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2-3000년 전에는 부족했다.

한편 선지자 에스겔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계시를 선포할 때, 소돔이 멸망한 까닭이 교만과 가난한 자들을 도와주지 않은 그들의 거만함에 있었다고 설교했다(겔 16:49-50). 거기 어디에도 동성애 이야기가 없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구원의 은혜를 거부하는 자들이다. 그렇게 본다면 동성애는 기독교 신앙과 관련하여 디아포라, 본질의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아디아포라, 비본질의 문제에 가깝다.

두 번째는 목회세습. 나는 목회세습도 일단 아디아포라, 비본질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목사에 이어서 아들 목사가 목회한다고 해서 기독교가 죽고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교회가 가난하던 시절, 퇴임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가 후임자를 구하기 어려울 때, 더 좋은 여건에서 목회할 수 있는 아들 목사가 기꺼이 아버지 교회에 와서 힘든 목회하기도 했다. 지금도 미자립교회 목회세습은 전혀 금지 대상이 아니다. 영광의 목회가 아닌, 고난의 십자가를 지는 목회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고난의 십자가를 지는 작은교회 목회세습이 아닌, 아버지의 영광을 이어가는 대형교회 목회세습이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세습에 비유하고, 삼성, 현대 같은 재벌의 세습에 비유하며 손가락질 할까? 그것은 북한의 김씨왕조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재벌이 기업을 사유화하는 것과 같은 교회의 사유화다.

지난 10년간 한국교회 성도가 수백만 명이 줄었는데 목회세습 파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교회를 세습하는 이유 중에는 교회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것도 있다. 모 대형교회는 회계장로가 재정비리로 자살했는데, 이런 교회가 목회세습을 하니 당연히 재정비리를 감추기 위한 꼼수 세습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다. 게다가 총회에서 힘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 교회가 얼마나 많은 돈을 뿌리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총회 재판관이나 총회 대표들이 헌법이 금지한 세습금지를 세습찬성으로 그렇게 잘도 화답해 줄 리가 없다. 몇몇 목회자들은 이참에 나도 목회세습 한번 해보자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처럼 담임목사 청빙받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그들도 가만히 앉아서 대형교회 목회세습의 덕을 보려는 것이다.

바울은 로마교회 안에서 음식 문제와 절기 문제로 다툼이 생겼을 때 이 문제들을 기독교가 죽고 사는 것과는 무관한 아디아포라의 문제로 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바울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양시론을 취한 게 결코 아니다. 그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분명히 알았고, 그 해결책도 제시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믿음이 강한 그리스도인은 음식을 가릴 필요가 없고, 절기도 따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믿음이 연약하여 음식을 가리고 절기를 따지는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말라” 즉, 음식을 가리고 절기를 따지는 연약한 믿음의 소유자들이 비록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잘 보살펴서 믿음이 강한 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배려를 말한 것이다.

나는 한국교회 안에 민감한 이슈가 되어버린 동성애, 목회세습의 문제가 결코 기독교가 죽고 사는 디아포라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디아포라의 문제라고 해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게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일단 그리스도인이 동성애 자체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죄, 지옥 갈 죄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특정한 교회의 세습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수적으로, 또 힘에 있어서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을 잘 보살펴서 믿음이 강한 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준다는 게 오히려 무색하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가 그들의 독선에 휘둘리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마지막 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서 각 사람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하나님께 직접 고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본분을 잘 지켜야 한다.

이택환 목사(그소망 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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