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비상행동 및 기후위기비상행동 ‘담론연구와 확산의제팀’이 마련한 <기후위기와 탈성장> 제2차 연속 세미나에서 성장신화와 도시확대신화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홍인식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적어도 일 년 중 일부 동안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으며 더욱이 기후변화에 책임이 없는 이들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며, 수백만 명이 식량불안과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민정희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이 “지속가능성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담론연구 <기후위기와 탈성장> 제2차 연속 세미나”에서 IPCC 6차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이상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주최하고 기후위기비상행동 ‘담론연구와 확산의제팀’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지난 9월 26일 오후 7시부터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진행되었다. 담론연구와 확산의제팀은 기후위기기독인연대, 생태적지혜연구소, 탈성장과대안연구소, ICE네크워크가 주도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민정희 사무총장(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이 “IPCC 6차 보고서와 탈성장”을 김영준 공동대표(기후위기기독인연대)가 “탈성장 전환도시의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성장신화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민 사무총장은 6차 보고서는 탈성장의 개념을 기후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상정하고 있는데, “예방 원칙에 기반한 논거를 사용하여, 탈성장은 GDP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의 의도적인 감소를 목표로 하며, GDP 성장보다는 재분배에 우선순위를 두어 SDG(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또한 “불균형과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며 “정의로운 전환은 인해 부유하고 가난한 국가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심리, 개인의 신념과 사회변화를 기위위기와 탈성장의 중요한 개념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개인의 내적 전환은 개인이 기후 문제와 자연과 관련된 가치를 비롯한 문제에 공감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민 사무총장은 보고서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즉 “가속화하는 기온 상승에 비해, 보고서 발행의 긴 간격(6~7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구된 기후변화의현실 (연구보고서 내용)과 대응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참여할 저자의 추천권이 각 국 정부 기구 또는 산하기구에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연구자들의 관점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특히 IPCC 보고서 작성이 북반구출신 중심의 저자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한계라고 지적했다.

확장일로에 있는 도시성장을 막아라

두 번째 발제는 김영준 기후위기기독인연대 공동대표가 탈성장 도시의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김 공동대표는 “‘15분 도시’는 걷거나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완전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개념의 도시”이라며 “삶의 질을 위한 초근접성을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의 재선 당시 공약집인 <파리를 위한 선언>의 부제가 바로 ‘15분 도시’라며 ‘15분 도시’와 ‘30분 지역’의 개념을 언급했다. ‘15분 도시’는 비교적 고밀한 도심부 지역에서 기본적인 필수 기능이 갖추어진 최소한의 생활권(동네)을 의미한다면 ‘30분 지역’은 주로 교외, 도농복합지역들로 인구와 시설들의 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더 큰 면적의 영토를 최소단위로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15분 도시는 ‘크로노-어바니즘’, ‘크로노토피아’, ‘토포필리아’ 등의 3가지 개념의 결합점이라며 “크로노-어바니즘은 시민의 시간사용을 중심으로 수립하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무엇보다 이동 시간을 변화시켜 다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장소, 움직임, 시간, 혹은 건축물, 흐름, 사용시간대를 상호 연결하기 위해 시간의 차원을 도시정비체계에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노토피아는 시간이라는 요인에 따라 변화하는 장소 사용방법을 의미”하는데 “공간을 시간대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는 개념이며 다시 말하면 장소를 다용도로 이용하기 위해 사용패턴의 연계방법을 고민. 동일한 장소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토포필리아는 도시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인간의 관계, 애착관계(주관적)의 발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 물, 생물다양성과 도시 사이의 관계를 고려하는 개념”이라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15분 도시의 궁극적 목표는 “근거리 범위 안에서 거주, 업무, 생활서비스공급, 건강, 교육, 번영 등 6가지 필수 도심 사회적 기능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이며 “근거리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근접성, 밀도, 혼합, 편재성이라는 4대 요소가 필수적이며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여 이들 실행 수단을 작동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15분 도시에서 기능적 혼합은 지역 내 젠트리피케이션, 엘리트주의, 경제사회적으로 유사한 집단들끼리 모이는 현상에 대한 대응 요소로 간주되어야 하며 이러한 접근법은 부동산 시장경제논리에 종속되어 오직 경제적 자산 기준으로만 접근을 허용하는 도시가 등장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종했다.

마지막으로 “15분 도시는 비용을 들이지 않거나 저렴하게 우리 도시를 개선할 수 있으며 값비싼 인프라 투자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창의성을 원한다면 예산에서 0을 삭제하십시오. 지속가능성을 원한다면 0을 두 개 줄이십시오.”라는 전 세계적 혁신도시의 모범사례인 브라질 꾸리찌바 전 시장인 자이미 레르네르(Jaime Lerner)의 발언을 덧붙이며 마무리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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