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말씀의 잔치 Sermonday
풍요를 위해 창조되었다남겨진 사람들(창세기 2,15-17; 요한복음 10,7-11)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10.05 00:48
▲ Peter Paul Rubens and Jan Brueghel the Elder, 「The Garden of Eden with the Fall of Man」 (1615) ⓒWikipedia

이 두 본문 사이에는 심층적 차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찾아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여전히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가을의 풍요는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넉넉하게 합니다. 이같은 계절이 있어 감사드리고 계절의 풍요가 온세상이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이유는 세상이 생명을 내려면 땅을 가는 자가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아울러 물이 필요했으니 세상은 처음부터 협력과 공존의 세상이었습니다. 사람은 또한 훍으로 지어졌으니 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각 부분틀이 상호작용함으로 전체를 이루고 생명을 꽃 피웁니다. 그 세상의 아름다움은 하나님을 매료시킬 수 있었습니다. 참 좋다고 탄성을 지를 만큼의 아름다운 세상은 평화였습니다.

하나님은 그때 동산을 만드시고 사람을 그 가운데 두셨습니다. 왜 그리 하셨을까 물을 수 있습니다. 본래 사람을 지으신 것은 땅을 갈도록 하기 위함이었는데, 동산에 사람을 두셨을 때에는 지키다는 것이 덧붙여집니다. 그런데 그 동산은 세상에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였고 세상에 풍요를 선물하는 젖줄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우리는 현재 그 위치를 알 수 없고 그곳에 접근할 수 없지만 동산의 그 역할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온 땅의 풍요를 묘사하는 2,10-14은 조금 의외입니다. 거기에는 농산물 대신 보석들이 언급됩니다. 왜 그렇지 하는 있을 수 있는 질문은 뜻밖에도 천자문에서 그 답의 실마리를 얻습니다. 천자문에는 ‘운등치우 노결위상 금생여수 옥출곤강(雲騰致雨 露結爲霜 金生麗水 玉出崑崗)’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앞의 것이 물과 관련된다면, 뒤의 것은 보석과 연관됩니다. 성서와 천자문이 이렇게 양자를 결합시켜 자연의 순환과 풍요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것이 왜 그렇지라는 물음에 답을 주지는 못해도 아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겠구나 짐작은 하게 합니다.

동산은 세계의 풍요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니 잘 보존해야 했을 것이고, 이것이 동산 안의 사람에게 책임으로 맡겨졌습니다. 동산의 땅을 갈고 식물들을 가꾸는 것이 사람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일입니다. 사람은 땅을 가는 존재로 그 땅의 일부를 갈게 되었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서도 지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일을 하게 하고 그 결과를 온전히 누리게 하십니다. 일의 결과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충만하신 분이어서 사람에게 의존할 이유가 없습니다. 노동의 결과는 전적으로 노동한 사람에게 귀속됩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들은 먹고 싶은 대로 먹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사람은 땅을 갈고 땅은 열매를 냅니다. 사람은 이를 온전히 누림으로써 또다시 땅을 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순환과 상호작용이 지속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고 섭리입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좋고 나쁜 것을 아는 나무의 열매입니다. 물론 그 나무도 사람의 손길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열매를 사람은 먹어선 안 됩니다. 그 열매는 하나님의 것으로 하나님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 나무는 동산 안에 있었고 사람은 그 앞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불필요한 나무처럼 보이지만, 그 나무는 사람에게 멈추고 절제해야 하는 것이 있음을 알게 했습니다. 그 나무의 효능은 훗날 사람이 거칠어진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동산 밖에서 그 능력에 의지하며 살 때에도 절제할 것이 있음을 이 이야기는 가르쳐줍니다. 사람은 그 열매를 먹음으로써 땅과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땅이 달라졌고 사람에게 도전적이 되었습니다. 땅을 지키는 데에는 사람의 절제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산으로 대표되는 땅을 지켜야 했지먀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람에겐 땅을 갈며 산다는 것 자체가 고단한 일이 되었습니다. 기쁨의 근원이어야 할 풍요의 땅이 땀을 요구하는 거친 땅이 되었습니다.

땅을 지키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땅과 자연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고 있습니다. 동산 안의 사람은 사람을 기다리는 동산 밖의 땅이 있어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땅 곧 지구 밖에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더이상 없습니다. 그만큼 땅을 지키는 일이 급박하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절제입니다.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분별하고 그 앞에서 절제하고 자기를 멈출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풍요로운 세상을 빈곤하게 만드는 어리석음과 그것을 낳는 탐욕이 더 이상 사람을 지배하고 어둔 미래를 낳지 않게 되기를 빕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풍요로운 세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있어도 별로 크지 못합니다. 그때문에 만들어진 세상은 하나님 보시기에 빛을 잃은 어둠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상하게 하셨고 그 세상에 다시 빛이 비치게 하시려고 그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빛의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겠지만, 오늘의 본문은 생명이 풍성한 세상임을 보여줍니다.

그 세상은 하나님께서 어둠 속에 불쑥 빛이 솟아나게 하심으로 시작된 빛의 세상, 곧 온갖 생명들을 품고 생명들이 어우려져 저마다 생명력을 뿜어내게 했던 그 평화의 세상 아닐까요? 여전히 꿈인 그 세상이지만 그 꿈을 꾸게 하시고 그 꿈을 향하도록 빛을 비추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입니다. 그 분을 신뢰하고 그 꿈으로 살아가기를 빕니다.

10장은 양우리와 그 밖의 세상을 나누고 있습니다. 선한 목자와 강도를 구분합니다. 목자와 삯군을 나눕니다. 목자의 소리를 듣고 아는 양들은 낯선 소리의 다른 사람을 분별합니다. 이러한 구분과 분별은 창세기 2장을 생각케 합니다. 풍성한 생명을 누릴 수 있으려면 이러한 분별과 인식,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이 반드시 필요합니디. 명령을 어김으로 얻어진 능력이 바른 선택과 바른 행동을 위해 쓰일 수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렇게 그 능력을 사용해야 될 때입니다.

양의 우리는 마치 동산과 같아 보이고, 우리 밖의 세상은 사람을 기다리는 동산 밖의 세상과 닮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기다리는 동산 밖 땅이 기다리던 사람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람을 기다리는 우리 밖의 세상은 기다리던 사람 때문에 빛의 세상이 되고 생명의 세상이 되고 평화의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도들이 날뛰는 지금의 세상 속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알리는 빛으로 사는 우리가 되기를 빕니다. 우리 앞에 가시는 주님은 어린 양으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그 뒤를 따라가며 그 새세상을 삶으로 세상을 이기는 우리가 되기를 빕니다. 우리 안과 밖이 하나 되고  모두가 평화 가운데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는 빛의 세상이 빨리 오기를 빕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희망으로 그 날을 위해 일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목사(백합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4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