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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받은 사람의 시선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10.15 04:02
▲ Frank W. W. Topham, 『Samuel dedicated by Hannah』 ⓒWikipedia
가난한 자를 티끌에서 일으키시는 이가 빈민을 잿더미에서 들어 올리시고 귀족들과 함께 앉히시고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땅의 기둥들은 야훼의 것이다. 야훼께서 세계를 그 위에 놓으셨다.(사무엘상 2,8)

한나의 기도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사무엘의 어머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기도 자체는 아마도 후대 사람들이 사무엘과 상관없이 그녀를 기억하게 만듭니다. 기도 속에서 하나님은 강자 중심의 기존 질서를 뒤업고 약자를 높이는 새 질서를 수립하시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예수도 바로 이러한 질서의 변화가 하나님 나라의 모습임을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새질서의 하나님 나라, 새질서의 새하늘과 새땅은 참으로 오래된 새 꿈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언제 실현될지는 우리에겐 아직 감춰져 있는 비밀이지만, 그 나라의 씨앗은 지금 여기 뿌려져 있고 자라고 있음을 예수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 땅에 오심과 그 나라는 드러난 비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나의 기도가 질서전복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특별히 눈길을 끕니다. 한나는 어떻게 이런 미래를 볼 수 있었는지요?

‘엘가나’라는 사람의 아마도 첫째  아내일 한나는 오랫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기 때문에 서러움을 겪어 왔습니다. 엘가나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둘째 부인의 행태 때문에 서러움은 고통이 되었습니다. 매년 엘가나가 가족들과 함께 성전에 올라가는데, 고통을 더이상 견딜 수 없었던 그녀는 하나님께 하소연하며 아들을 주시면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고 나실인으로 키우겠다고 서언합니다.

제사장 엘리의 축복과 함께 돌아온 그녀에게 마침내 아들이 생겼습니다. 사무엘이 젖을 떼기까지 그를 키운 그녀는 성소에 올라가 아이를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합니다. 주의 구원을 기뻐하며 자신이 야훼 때문에 높아지고 덕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문을 엽니다.

자신이 낮은 곳으로부터 높은 곳으로 옮겨졌고,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이 이제는 자기에게 온갖 험악한 말들을 쏟아부었던 자들에게 말하고 고통이 기쁨으로 바뀌고 서러움이 뿌듯함/자존감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녀가 이러한 변화에 만족하고 거기 머물렀다면 그녀는 그와 같이 기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눌리고 밟히고 쓰러지고 무시당하며 고통당하고 죽음의 경계에서 신음하고 절망하던 사람들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서러움을 넘어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와 같은 고통과 서러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들에게 공감하며 그들을 위해 새질서를 간구하고 고백합니다. 자기를 일으켜 세우신 하나님이 자기와 같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역사하실 것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구원은 그녀를 교만하게 하지 않았고 그녀를  자기 울타리에 가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구원의 역사가 자기에게 일어났듯 현체제 속에서 고통당하고 절망하고 죽음 앞에서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계속되어야 함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개입으로 그녀의 눈이 타자를 향해 열렸고 그들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볼 수 있고,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질서를 보여주셨습니다.

믿음은 자기의 울타리를 넘어 타자에게로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해방이었고 해방이고 해방이 될 것입니다. 나로부터 해방되고 타자를 너로 부르도록 해방되고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향한 해방입니다.

이러한 믿음과 해방의 역사가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오늘이기를. 예수를 통해 심어지고 싹 틔워진 하나님의 나라를 한나처럼 보고 그 나라가 넓어지하는 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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