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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의 진실과 책임이 밝혀질 때, 진정한 애도가 시작된다”10.29참사 1주기 앞두고 ‘10.29이태원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주관으로 진행된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 진행
정리연 | 승인 2023.10.27 13:55
▲ 유가족인 김현숙 님은 참사 발생 후부터 겪어야 했던 마음 아팠던 사연들을 담담히 풀어놓으며 참석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했다. ⓒ정리연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사고가 난 후, ‘하나님 뜻이다. 감당할 만큼의 시련을 주시니 참아라. 죽은 자식 가슴에 품고 있으면 뭐 하느냐. 잊어라.’ 이런 비수를 꽂는 말들이 제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기도하면서 묻고 또 물었습니다. 왜, 제 아들을 데려가셨습니까! 우리 아들은 자녀를 둘이나 둔 가장인데, 그 애들은 어떻게 하라고 데려가셨는지요! 가슴을 치며 물었습니다. 제 가슴은 이 가을을 물들이는 단풍보다 더 새빨갛고 시퍼렇게 멍들어 있습니다.”

26일 오후 6시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10.29이태원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주관으로 진행된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에서 유가족 김현숙(희생자 최재혁 어머니) 님이 밝힌 그간의 아픔으로 숨을 죽여야 했던 모습이 그려지는 발언이었다. 고난 당하는 그리스도인이 맞닿뜨려야 했던 회의와 절망의 목소리가 절절히 묻어 있었다. 함께 고난을 나눈다고 했지만 오히려 폭력으로 다가왔단 상황에 대한 증언이기도 했다.

10.29이태원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광장 분향소에서는 매일 저녁 추모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그리스도인 역시 이태원참사의 진실과 책임, 온전한 애도와 안전사회를 향한 걸음에 끝까지 함께 하고자 하는 모여 159개의 별이 된 희생자를 기억하며 예배를 드린 것이다. 159명의 일상과 삶의 여정을 기억하고 생존자, 피해자, 유가족의 곁에 함께 서는 종교와 교회의 본분을 잊지 않고 연결과 연대의 작은 걸음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예배에 앞서 찬양사역자 김영민 님의 인도로 희생자 중 기독교인이었던 이들이 평소에 좋아했던 곡을 함께 부르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나누었다. 찬양은 유가족들에게 직접 신청을 받은 곡들로 구성되어서 더욱 뜻깊게 스며들었다.

유가족 김현숙 님은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었다.”며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사과 한마디 없고 책임자 처벌도 없었으며 진실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일갈했다. “숨 쉴 수도 없는 답답함으로 1년을 보냈다.”며 “안타깝게 희생된 159명의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들은 국가의 부재와 정부의 무책임과 경찰의 무능함 속에서 희생되었다.”고 강하게 윤 정권을 몰아부쳤다. 마지막으로 “하늘의 별이 된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온전한 추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회들도 외면하지 말고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증언을 마무리 했다.

▲ 이날 추모예배에 참석한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진행 중인 참사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해 공감했다. ⓒ정리연

나들목일산교회 이진아 목사는 “주님, 고난받는 사람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시편 10편)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었다. 이 목사는 “교회조차 유가족의 입장에 서지 않고 할로윈 귀신 축제에 간 건 죄라는 말을 거침없이 했다.”면서 “함께 읽은 1절처럼 도대체 주님께서는 왜 그리도 멀리 계시는지, 어찌하여 유가족들이 고난을 받을 때에 숨어 계시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온갖 모욕과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심을 향해 나아가도록 우리 유가족들을 이끄는 힘은 별이 된 희생자들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일 것”이며 “제대로 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과 확실한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유가족과 그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외침은 별이 된 아이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호소일 것”이라며 위로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불의하고 악한 자들을 두둔하지 않고 반드시 심판하는 분”이며 “하나님이 거짓과 불의를 묵인하시고 힘과 권력을 가지고 괴물 짓을 하는 자들을 방치하셨다면 세상은 이미 오래전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괴물들의 전쟁터가 되고, 양심을 갖고 사랑과 정의를 위해 애쓰는 자들은 이 땅에서 씨가 말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시간이 우리와 다를 뿐 하나님은 악인들을 벌하시고 억울한 자들을 보살피신다.”며 말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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