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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는 정치집회가 아니다”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유가족과 시민들 1만7천여명 참여해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10.31 02:24
▲ 10.29참사 1주기를 맞아 참사 현장이었던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사전행사로 4대 종단도회가 진행되어 유가족과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홍인식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시민추모대회가 29일(일)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사전행사인 4대 종단기도회를 필두로 시작되었다. 주최 측은 참사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진실을 향한 싸움에 연대의 다짐과 발걸음을 보태고 159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사전행사와 추모대회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해 주최측 추산 1만7천여명에 달했다.

“하나님, 이제 일어나십시오”

오후 2시에 시작된 4대 종단기도회에는 개신교, 가톨릭, 불교와 원불교 종단이 참여했다. 개신교 예식에서 이한별 전도사는 “하나님, 당신은 무능합니다. 이 땅에서 벌어지는 고난 앞에서 당신은 그저 하염없이 눈물 흘릴 뿐, 무엇도 해결하지 못하시니 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전능까지 내려놓고 슬픔과 고통에 한 몸 되어 애통하는 당신의 영원한 사랑 안에서 우리는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라고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그러나 “하나님, 이제 일어나십시오. 우리가 당신의 딛을 땅, 걸을 길이 되겠습니다. 우리가 만든 길로 속히 오시어서 욕망에 사로잡혀 진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윤석열 정권과 돈에 부역하는 추잡한 위선자들을 하늘의 정의와 땅의 정의로 심판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한편, 성공회 용산나눔의 집·길찾는교회 원장 사제 자캐오 신부는 “이웃의 얼굴에서 그리스도를 만납니다.”라는 제목의 말씀 선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한국 사회와 교회에 만연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 관점과 신앙이 아닌, ‘이웃과 타자, 관계를 통해 확인되는 신앙”을 강조한다며 “10.29 이태원 참사를 통해서 여러 문제와 한계를 명백하게 드러낸 한국 사회와 교회는 분명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캐오 신부는 계속해서 “같은 아픔과 비극이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는 사회와 교회, 그런 아픔과 비극 앞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권한을 행사하지도 할 수도 없는 사회와 교회는 적극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태원역을 출발한 유가족과 사전행사 참석자들은 추모대회가 열리는 시청 합동분향소까지 2시간여 행진을 진행했다. ⓒ홍인식

4대종단 기도회가 마친 후 유가족들과 참여자들은 추모대회 장소인 시청을 향해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끝이 안 보이도록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거리행진은 약 1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행진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 서울역과 시청역을 거쳐 4:40분경 추모대회 장소인 시청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추모가 정치집회인가”

오후 5시에 시작된 추모대회에서 희생자 이주영의 아버지 이정민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 추모대회에 함께 동참하고 연대해 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태원 참사, 서울 도심 한복판, 그 좁은 골목에서 일상을 살아가다가 159명이 사라진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지역의 주민들과 상인들에게 평생 지우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긴, 그리고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안전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된 이 참사를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가족을 잃은 슬픈 마음과 고통의 순간을 위로받으면서, 1년 전의 악몽 같은 시간을 돌아보며 잃어버린 우리 아이들을 추모하는 이 시간은 결코 정치집회가 아니다.”며 “단지 우리는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성격의 집회”라는 이유의 추모대회 불참을 비판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로 생을 달리한 159명의 희생자들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하늘의 별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시는지? 혹시 정부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닌지 답을 듣고 싶다.”며 “특별법만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특별법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재발방지를 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이기에 진정성 있는 자세로 특별법 통과에 힘을 보태 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또 다른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 시청광장에서 진행된 추모대회는 유가족과 시민들까지 1만7천여명이 참여했다. ⓒ홍인식

한편 추모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추모사에 “이태원 참사 이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유족들의 절절한 호소는 오늘도 외면받고 있으며 권력은 오로지 진상 은폐에만 급급하다.”고 윤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성하지 않는 마음,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오송 참사, 해병대원 사망이라는 또 다른 비극을 낳았을 뿐 아니라 이에 따라 국민의 일상이 평범한 삶 곳곳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라는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기독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 의원은 “유가족들과 피해자분들만의 외롭고 괴로운 기억이 아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하겠다.”며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일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국가가 다하지 못한 책무를 짚고 또 다른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진보당 윤희숙 대표의 추도사가 이어졌지만 여당 측 인사의 추도사는 없었다.

다만 사회자는 30일 오후에 국회에서 열리는 추모회에서 여야 내대표들의 추도사가 있을 예정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추도사에 뒤이어 이어진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문화행사에 시민들은 열렬히 참여하면서 1년전 하늘의 별이 된 159명을 추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추모대회가 열리는 시청광장 주위에는 추모 조형물이 가득했고, 이날 추모대회에는 외국인 추모자도 참여했다. ⓒ홍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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