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왜곡과 무지로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제주4·3 사건에 대한 새로운 연구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김수산나 NCCK인권센터 사무국장 제공

개신교계가 광복 직후 이념으로 인한 갈등기에 벌어진 제주4·3 사건에 관하여 새로운 연구 시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봉재동 소재 제주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심포지엄은 손승호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의 사회로 4·3사건의 각 종교계의 활동을 다룬 세 강연과 ‘4·3사건 속의 개신교’와 ‘개신교 제주4‧3 연구의 현황과 좌제’를 다룬 두 발제, 그리고 주진오 상명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김학중 NCCK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장은 서면으로 전한 인사말을 통해 “제주4‧3 75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의 4·3 관련 연구와 운동의 현황과 과제를 살피고, 폭력과 학살‧대립과 논쟁의 현장에서 화해와 상생‧평화를 위한 개신교 및 종교계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에 나선 이상구 제주NCC‧제주특별자치도기독교교단협의회장도 “제주교회의 다교파 시대가 시작된 1951년이 4·3 사건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이며, 제주교회 전체의 이름으로 4·3 사건을 추모한 것은 2018년 이후 없었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교회가 생명과 평화의 가치로 4‧3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은 양조훈 전 4·3평화재단 이사장의 ‘4·3 진실규명과 종교계 활동’으로 기조를 열었으며,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의 ‘제주 천주교회의 4·3 인식과 역할’과 한금순 제주대학교 사학과 교수의 ‘불교계 제주4·3 피해 연구 현황과 과제’ 강의로 타종교의 현황을 강의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김인주 봉성교회 담임목사(예장통합 제주노회)는 ‘4·3사건 속의 개신교’를 주제로 당시 한국교회가 반공이란 매카시즘에 사로잡혀 제주4·3의 폭력을 정당화 했으며, 그 가운데 제주에서 신앙생활 하던 도민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고민희 연세대학교 신학과 한국교회사 교수는 ‘개신교 제주4·3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개신교계가 4·3 연구를 위해 먼저 당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공동체의 자리에 서야 하며, 이를 통해 당시 폭력성을 반성하는 연구들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김종생 NCCK 총무 역시 “일제로부터의 해방 이후 제주는 이념대립의 최전선 중 하나였으며, 4·3 당시 교회는 교회의 피해에 집중하고 제주4·3을 ‘폭도’들의 ‘폭동’으로 정의했다”고 과거사를 언급하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갈등 극복을 위한 대화나 이념을 떠난 학문적 접근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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