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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사랑을 만날 때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11.05 02:43
▲ 진리는 사랑으로 증명된다. ⓒGetty Images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에 대해 정확하게 예언하였으니,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마음은 내게서 멀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구나.(마가복음 7,6-7)

예수께서 바리새파 사람들과 서기관들을 이렇게 혹독하게 비판하신 까닭은 무엇인지요? 그 계기는 손을 씻는 것이었지만, 예수의 비판은 근본적인 것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말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자 작심하고 발언하시는 것 같습니다.

장로들의 전통과 하나님의 계명, 입술과 마음의 대비가 핵심입니다. 이것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이므로 우리는 이에 대해 조금 더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스겔은 20장에서 죽음으로 이끄는 조상들의 법과 생명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법을 구분했습니다(18절 참조).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과 법보다 조상들의 법과 길을 따랐다면,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의 법과 조상들의 법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면, 이스라엘은 조상들의 법을 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상들의 법을 따른 이유는 고르반의 예에서 알 수 있듯 그것이 하나님의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부모님에게 드릴 것은 부모님에게가 원칙이겠지만, 조상들의 법은 부모님에게 드릴 것을 하나님에게 드리면 부모님에게는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그럴 듯한 말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해석과 행태가 하나님의 법을 폐지하는 것이었음을 예수께서는 통찰하고 그 현실을 아파하고 계셨습니다. 조상들의 법과 전통은 하나님의 법에 기대고 있지만 그것이 기대고 있는 것을 무너뜨림으로써 죽음으로 가는 길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길이 유감스럽게도 교회 전통과 해석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예수 천국일 것 같습니다. 예수가 생명으로 가는 길임은 분명하지만, 그 길은 길이라는 사실을 놓치면 안됩니다. 생명에 이르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것이 길이고 그 길은 생명으로 이끕니다.

그 길을 어떻게 끝까지 갈 수 있겠습니까? 진리를 부여잡고 진리를 따를 때 갈 수 있습니다. 진리란 그 길에서 만나는 많은 불의의 난관들을 돌파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예수로 형상화된 진리이기에 그 진리는 그때그때마다 드러나야 합니다.

진리를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진리는 지적인 작업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성서는 거기에 한가지를 더합니다. 진리를 기뻐하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고전 13,6). 아는 것과 기뻐하는 것!

앎이 곧 행동을 낳고 진리를 반드시 따르게 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진리를  피하고 감추고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있다면, 사랑이 진리를 기뻐한다면, 앎은 어떤 손실이나 위험이 따를지라도 바로 그 사랑 때문에 진리를 따를 것입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할 수 없기에 불의를 지지할 수 없고 불의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진리를 아는 앎을 지지하고 그 앎을 실천으로 옮기게 합니다. 진리를 따라 가는 길은 그래서 사랑의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 천국이란 구호가 바로 이 진리와 사랑의 길을 무시하고 생략해도, 이 길이 없어도 좋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저 조상들의 법과 마찬가지로 생명이 아니라 죽음과 파멸로 이끌 것입니다.

말씀이 진리의 길을 열어주고 그 길을 가게 하는 오늘이기를. 죽음의 법과 생명의 법을 구분할 줄 하는 사랑의 앎이 우리 것이 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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