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성서 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성전이 보여주는 것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11.12 04:07
▲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대변되는 솔로몬이 건설한 예루살렘 성전은 그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그것이 세워진 자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Getty Images
사탄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일어나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게 하였다.(역대상 21,1)

이 본문을 읽는 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역대기가 사무엘서나 열왕기와 같기도 하고 거기에 없는 것들도 있지만, 이렇게 본문이 살짝(?) 그러나 크게 바뀐 것은 예외적입니다. 사무엘하 24,1 이하의 사건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대해 화가 나셨기 때문에 일으키십니다. 표면적으로 누가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였는가와는 상관없이 그 사건은 하나님께서 일으키셨습니다. 욥기에서 보는 것처럼 사탄은 하나님의 허락없이 임의로 행동할 수 있는 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스라엘에게 화를 내신 것일까요? 그것도 다윗을 빌어 이스라엘을 칠 계기를 만드신 것일까요? 역대상 18,14은 사무엘하 8,15를 따라 다윗이 이스라엘에게 공의와 정의를 시행했다고 보도함으로써 그의 치세를 대단히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19-20장은 다윗의 전쟁과 승리를 보도합니다. 이스라엘이 왕정을 요구한 이유는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었는데, 다윗의 이 전쟁들은 방어적이라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보입니다.

사무엘하 22-23에는 다윗의 시편과 노래가 있습니다. 그 뒤에 다윗 군대의 고급 장교들과 그들의 공적이 소개되고 사무엘하 24,1이 이어집니다. 딱히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하시는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더구나 이스라엘을 벌하기 위해 다윗을 부추겼다는 것은 화를 내시지만 벌을 가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함축합니다.

사무엘하의 고급장교들 명단은 역대상의 전쟁 기록과 보도방식이 다를 뿐 마찬가지로 전쟁 기록의 다른 형식이라고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승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승전이 하나님을 화나게 하신 것은 아닐까요? 다윗은 숱한 전쟁을 치루며 살상을 거듭했기에 다윗은 그의 공적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평화의 성전을 건축할 수 없었습니다. 전쟁이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전쟁은 하나님을 불편하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전 건축 거부는 전쟁에 대한 하나님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전쟁에서의 반복적인 승리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전쟁이 하나님에게 속한 것임을 잊게 했던 것 같습니다. 왕을 세워달라고 했을 때에도 왕이 세워지고 왕과 함께 전쟁에서 승리할 때에도 어린 다윗이 말했던 저 고백(삼상 17,47)을 잊고 자신들의 용맹을 자랑하고 호전적이 되었다면, 이는 하나님을 화나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벌하는 데에는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다윗의 인구조사를 통해 채워졌습니다.

다윗이 인구조사의 의미를 모르지 않았고 또 요압이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한 것은 그의 속내도 백성들과 다르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여겨집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하나님에게 심판을 당하게 되지만, 바로 심판이 멈추는 그 자리에 훗날 성전이 세워집니다. 이렇게 성전은 전쟁과 승리에 대한 자랑에 경고를 보냅니다.

다윗이 성전을 세우고자 했을 때 거부하신 하나님은 성전 자리를 결정하실 때에도 경고하십니다. 모두 전쟁과 연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집은 단순히 제사와 예배를 드리는 곳이 아닙니다. 성전은 그 자체가 평화를 향한 하나님의 의지를 담고 있고 전쟁은 제한되고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리고 전쟁 지향적 태도를 경고합니다.

평화를 선언하고 세우는 교회가 되는 오늘이기를. 전쟁이 제한되고 마침내 폐지되도록 일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목사(백합교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