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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과 소명고흐와 산책하기 (15)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3.11.25 00:50
▲ 「기도하는 노인」 (1882, 헤이그, 종이에 연필, 분필, 66.1×52.9cm)

1876년 3월 말, 구필화랑에서 빈센트에게 사직을 통보하였다. 빈센트의 그림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숫기가 없고 수줍음 많은 그가 손님들에게 그림을 잘 팔았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도리어 어색하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성탄절 때 아버지는 구필화랑을 그만두라고 조언하였다. 빈센트의 구필화랑 생활 칠 년은 예술을 경제로 치환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예술을 이해하는 좋은 공부가 된 것은 분명하다.

실직한 빈센트는 곧 영국 램즈게이트의 한 학교에서 보조교사 역할을 하였다. 이때 만난 슬레이드 존스 목사의 주일학교를 도왔고 피터스햄 감리교회에서 설교하기도 하였다. 실연과 실직에 대한 아픔은 종교 생활을 통하여 치유되는 듯했다.

그해 성탄절을 보내기 위해 아버지의 집 에텐에 왔을 때 가족의 조언을 따라 도르드레흐트의 서점에 취직했다. 하지만 서점 일에 만족하지는 못했다. 무엇을 파는 일은 그의 적성이 아니었다. 그는 매일 저녁 성경을 읽고 연구하면서 신학을 하여 목사가 되는 꿈을 꾸었다.

목사가 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이 자신에게 허락한 소명이라고 생각하였다. 세상에는 할 일이 많았으나 빈센트가 할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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