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수 인권평화연구원장은 종교의 한계를 인정하고 교리 너머의 세계를 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디. ⓒ이정훈

지난 7일(목) 오후 7시 종로구 원불교 ‘원남교당’에서 성직·교역자들이 종교·종파를 떠나 한 자리에 모여 평화적으로 소통을 나누는 행사가 진행했다.

종교 간 평화의 징검다리를 놓기 위한 젊은 성직·교역자들의 대화모임 ‘평화고리’가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인 ‘30년 인연, 세세생생 이어 나가요!’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기념행사는 이경민 평화고리 대표의 사회로 시작해 지난 1월부터 일상 속 만남과 교류를 더욱 구체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마련한 ‘월간 평화고리’와 지난 11월 매주 목요일마다 5개 종단(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유교)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각 종단별 예식을 체험한 것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이어 평화고리의 창립자 중 하나인 김성곤 종교평화회의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한반도의 종교가 인류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의문이었다”며 “동북아시아가 근대사에 서로 다른 문명, 과학문명과 정치문명, 동양문명과 서양 문명이 부딪히면서 새로운 문명이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동북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게 우리 한반도”라며 “특정한 종교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종교가 서로 형제임을 알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기에 “평화고리가 큰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 김성곤 종교평화회의 사무총장은 한반도의 종교적 현실을 언급하며 세계종교평화에의 기여를 강조했다. ⓒ이정훈

이찬수 인권평화연구원장은 “전환시대, 종교의 위기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이 원장은 “종교는 신자유주의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종교의 위기는 바로 여기서 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종교는 인간의 내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정도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이 원장은 “진리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표현하는 방식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진리의 세계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종교인은 언어적 표현의 한계를 인식하고 늘 문자나 교리 너머의 세계를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외적으로는 가난하고 내적으로는 풍성한 종교로의 연착륙을 준비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강연에 이어 향린교회 국악선교단 ‘예향’이 초대되어 국악 찬양을 선보였다. 또한 참석자들은 함께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그야말로 종교 간의 대화가 이어졌다. 또한 김성빈 사무총장에게는 명예 평화고리 위원증을 전달하고, 지난 11월부터 매주 목요일에 진행된 종교간대화 모임에 빠지지 않고 모두 참석한 가톨릭 지형규 요한 신부에게 개근상을 수여해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기념행사에는 NCCK 종교간대화위원회 민숙희 위원장(성공회 사제)이 참석해 NCCK와 평화고리와의 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젊은 교직·성직자들로 구성된 평화고리에 종교간의 대화 위원회 간의 자리가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민숙희 NCCK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은 젊은 교직·성직자들의 모임인 평화고리와 NCCK 종교간대화위원회 간의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평화고리 제공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