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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12.17 04:04
▲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하나님 ⓒGetty Images
그가 높은 곳에서 (손을) 내밀어 나를 붙잡아주시고 많은 물에서 나를 건져내셨다.(시편 18,16)

시편의 상당부분은 고통에 처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담고 있습니다. 고통의 원인은 사람과의 관계나 질병 또는 이 둘과 연관된 죽음의 위기 등입니다. 질병에 의한 고통도 많은 경우 그에 대한 사람들의 조롱섞인 반응이 그 고통을 더욱 크게 하고 있으니 사람들의 관계가 고통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에서도 기자는 원수들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때문에 ‘죽음의 줄이 나를 두르고 벨리얄(파멸, 멸망)의 물살이 나를 덮 공포에 떨게 합니다’(4절)라고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그들은 기자보다 강하고 그를 미워합니다. 그들은 기자를 죽음을 밀어넣으려고 합니다. 그들은 분명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외부의 적들이 아닙니다. 가까이 있지만 미움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왜 가까운 사람들이 원수처럼 되는지요? 아마도 시샘과 질투가 일차적인 원인일 것 같습니다. 시샘과 질투는 상대적 박탈감의 표현으로 여겨집니다. 또 다른 것으로는 자신의 목표 실현에 장애물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지만 그런 일들은 크게든 작게든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기자는 상한 마음이 되고 두려움과 슬픔 가운데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더이상 인간적인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없어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와줄 이가 없습니다. 기댈 수 있는 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홀로입니다. 왕따입니다. 외로움과 공포가 밀려오고 떠나지 않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은 이러한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니 그러한 말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그가 고통스런 상황에 처했을 그를 보고 피하거나 잘 됐다고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인간됨을 스스로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그가 목이 말라서 또는 배가 고파서 쩔쩔 매고 있으면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주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면 구해주라는 것입니다. 묻거나 따지거나 계산하지 말고 그리 하라는 것입니다.

원수들 때문에 죽음 앞에 서있는 기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하나님께 호소하는 것뿐입니다. 그는 자신의 현재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총으로 된 것임을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은 그의 힘이었고 그를 지키시고 그를 막아주시고 그의 피난처가 되신 하나님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반석 위에 굳건히 서있었습니다.

이같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그의 은총은 위기와 고통이 없는 꽃길만을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모진 풍파와 시련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함께 계시며 이를 견디고 이겨내게 하시는 분임을 시편기자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바로 그 하나님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하나님이 그를 편드시고 그를 구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그렇게 움직이게 합니다. 그는 고난과 고통 속에서 부르짖고 또 부르짖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외침을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마침내 행동하시며 그를 건져내셨습니다. 이 사건이 오늘 우리의 사건이 되기를 빕니다. 힘든 일이 있다 해도 이를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에  응답하실 것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의 상처가 하나님의 응답하시는 사랑으로 아물고 새살이 돋는 오늘이기를. 시샘과 질투와 미움이 아니라 공감과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사람들과의 관계로 행복해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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