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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이웃과 함께 부르는 노래”‘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 각 현장에서의 모습
임석규 | 승인 2023.12.24 03:30

그리스도인, 사회적 고난을 당한 이웃들에게 다가가야

ⓒ임석규

23일 오후 4시 서울특별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 70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의 시작을 알리는 기도회를 진행했다.

김지애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간사는 이태원 참사 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참사의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마련 등이 온전히 이뤄지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며, 독립적 조사기구를 골자로 한 특별법이 오는 28일 국회 본의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도에 나선 김민아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간사는 스스로 고난받는 자로 온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야 함을 강조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후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손을 함께 맞잡을 것을 약속했다.

재개발로 쫓겨남을 당한 명동 재개발 2지구 세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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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서 출발한 그리스도인들이 찾은 곳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앞에 허름하게 세워진 농성장이었다.

이 농성장은 지난 2018년 명동2지구 재개발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상가세입자들이 시행사의 소송 겁박과 강제철거에 맞서 가게를 지키기 위해 지난 5월 17일부터 세웠으며, 현재까지도 수많은 시민·단골·종교인들이 함께 현장예배 등 다양한 연대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홍정희 명동재개발2지구세입자대책위원장은 “현재 중구청·사업시행사·세입자들이 사전협의체를 2차까지 진행했으며, 또다시 협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상황을 설명하며 “속히 대화가 잘 이뤄져 모든 세입자들이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대하고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정리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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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참석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부당해고 문제 등으로 맞서고 있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찾아갔다.

학교법인 대양학원 산하 세종투자개발(주)에서 운영하는 세종호텔은 2년 전 코로나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경영위기를 극복을 내세운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했으며, 노동위원회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해 노동자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도 관광객 급감을 이유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지난 2년 동안 노조는 다양한 고난의 목소리와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면서 “동지들의 연대로 복직을 이뤄내 노동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누구를 위한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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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하늘을 뒤로하고 참석자들을 싣은 버스는(구)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농성장을 펼친 노량진역 육교로 향했다.

수산시장의 현대화사업은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국고보조금 1,540억이 수협에 흘러갔으며, 수협은 시장 내에서 ‘양해각서’를 들먹이며 용역까지 동원해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 행사를 자행했다.

윤현주 민주노련 노량진수산시장 지역장은 “수년 동안 한결같이 상인들의 주름진 손을 맞잡아 준 그리스도인들 덕분에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올 수 있었다”면서 “수협의 횡포에 맞서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외쳤던 그 말 ‘완전월급제 쟁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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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노량진을 떠난 버스는 강서구청 사거리에 마련된 택시 노동자 故 방영환 열사 농성장으로 향했다.

故 방 열사는 지난 9월 25일 그의 일터였던 양천구 해성운수(동훈그룹) 앞에서 ‘택시월급제 현장정착’·‘불법·갑질·노조탄압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분신해, 10월 6일 영등포구 소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운명(殞命)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관계자는 “유족과 열사대책위는 사측의 사죄를 촉구하며 천막분향소를 차리고 집중행동에 나섰지만, 경찰이 폭력적으로 분향소를 철거했고 여러 명이 다쳤다”면서 “열사의 연내 장례식과 사측의 불법·위법 행위 조사가 온전히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애인도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소중한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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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방 열사에게 조의(弔意)를 표한 참석자들은 전장연 장애인권리입법 재정촉구 농성장과 이태원 참사 국회 농성장이 있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이들이 먼저 찾았던 전장연 농성장은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내부에 있었으며,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장애인복지시설로 포함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반대하고 장애인평생교육법·중증장애인일자리지원특별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권리보장법 등의 제정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정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인원들이 새벽송으로 찾아와주어 반갑고도 힘이 난다”면서 “내년에도 장애인들이 이동권·노동권 등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개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국회는 더는 미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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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농성장을 떠나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로 올라온 참석자들이 곧바로 찾은 곳은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위치한 이태원 참사 국회 농성장이었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이 오후 본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거부하면서 본회의 상정이 불발돼 유가족·시민사회로부터 큰 반발을 일으켰다.

새벽송 참가자들을 반긴 유가족들은 “국회 앞에서 십 수일간 노숙하고 폭설로 덮여버린 국회 담장 길을 따라 오체투지까지 하며 본회의 상정을 호소한 것은 하늘나라에 간 아이들을 위로하고 지금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면서 “28일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특별법을 여·야가 함께 통과시킬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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