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의 투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가족과 종교계는 국회의 소임을 다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임석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억울한 희생으로 인해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존중을 받으며, 국가와 위정자들이 책임 있는 역할·행실을 견고히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입니다.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의 처벌 및 희생자의 명예 회복 등을 위해 국회는 분명하게 소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4일 뒤로 다가온 2023년의 끝을 앞두고 종교인들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국회 농성장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도 자리를 마련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및 시민대책회의가 개신교를 포함한 4대 종교와 함께 27일 오후 1시부터 특별법 제정촉구 48시간 3차 비상행동 일환으로 ‘4대 종교 릴레이 기도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기도회는 오후 1시 천주교를 시작으로 원불교·불교·개신교가 각각 1시간씩 기도회를 진행했으며,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모임’ 주관으로 열린 개신교계 기도회는 오후 5시 10분쯤에 시작됐다.

유가족 및 그리스도인 등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159명의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애도할 수 있는 방법은 ▲ 참사의 진실을 아는 것, ▲ 참사의 책임자를 밝히는 것, ▲ 책임자가 책임지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 제정을 이뤄내는 것임을 상기하며,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여·야 합의를 이뤄 통과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이날 마태복음 25:41-45을 본문으로 ‘아픔에 공감 못 하는 자들에게 내릴 재앙’이란 주제로 설교에 나선 원용철 위원장(NCCK정의평화위원회)은 10주기를 앞둔 세월호 참사에도 보수·극우 집단의 2차 가해가 이태원 참사에까지 이어진 까닭은 국가가 국민이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희생된 사회적 참사에 대한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재난·질병·기후위기 등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현대사회에서 국가가 여론 무마용 선심 정책 몇 개 발표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행동을 보였다고 비판하며, 시대의 불의에 고통을 겪는 유가족들을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증언에 나선 임현주씨(故 김의진씨 어머니)는 참사가 일어난 지 425일(27일 기준)이 지났지만 아직도 윤석열 정부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무시·외면으로 회피한다고 개탄하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민·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특별법 제정 등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유가족들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8일 본회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당들은 특별법을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 국민의힘은 특별법 내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는 재난을 정쟁화할 우려 사항이 있다는 견해를 밝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합의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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