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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산책하기 (19)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3.12.30 03:39
▲ 「에텐의 목사관과 교회」 (1876, 에텐, 종이에 잉크, 수채, 17.8×9.5cm, 반 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빈센트에게는 화상의 일이 버거웠다. 형편없는 그림을 고객에게 부풀려 소개하는 일이 고지식하고 순진한 그에게는 고역이었고 죄를 짓는 일 같았다. 그는 사랑도 성공하지 못했다. 짝사랑 실패는 마음이 여린 그에게 정신적 아픔을 안겨주었다. 다행히 가족의 도움과 독서를 통해 치유받을 수 있었다.

그런 중에 소명감을 느껴 목사가 되고자 하였으나 그 역시 쉽지 않았다. 탄광 마을의 전도사로 열정을 쏟았으나 그는 환대받지 못했다. 하는 일마다 실패한 상태에서 그나마 가족은 그가 기댈 마지막 언덕이었다.

1881년 봄 가족이 있는 에텐에 돌아온 후 교회의 부속실에 자신만의 화실을 꾸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가족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었고 독립된 공간에서 창작 의지를 쏟기 시작하였다. 이때 그린 그림으로는 밀레의 작품을 모사한 <씨뿌리는 사람>을 비롯하여 <벽난로 옆에 앉아있는 농부>, <감자껍질을 벗기는 여인>, <갈퀴를 든 소녀>, <땅 파는 남자>, <창가에서 바느질하는 여인> 등 상당히 많다. 5년 전 드로잉 <에텐의 목사관과 교회>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그러나 작품은 한결같이 소박하고 정겹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묘사력이 뛰어나지는 않는다. 그림의 주인공들은 고된 노동과 먼 안식 사이에서 부지런히 사는 사람이었다. 직업 모델이 아니라 에텐에 사는 생활인이었다. 빈센트는 일상을 예술로 승화하는 재주를 지닌 준재가 분명하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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