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제국의 폭력 아래 살아야 했던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는 무엇이었을까. ⓒGetty Images

바울은 18절부터 고난 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며 그 가운데서도 그들에게 소망이 있고 이를 위해 성령께서 탄식하며 중보하시고 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모든 일들이 어우러져 선한 결과를 빚어낸다고 말하며, 31절부터 이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내려갑니다.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않겠습니까? 의롭다 하신 이가 하나님이신데 누가 그의 택한 자들을 고발하고 누가 유죄를 선언할 수 있습니까?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이나 칼입니까?

이것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당하는 고난의 깊이를 나타내는 말들입니다. 제국의 권력에 의한 종교적 탄압으로 그리스도인들은 불이익을 넘어 각종 형태의 죽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속에서 자기의 신앙을 계속 지킬 이유가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후회하거나 회의에 젖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신앙을 버릴 수도 있는 위기입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있다면 무엇인지요?

오래전에 예루살렘이 함락되었을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무능력해서 이렇게 되었다는 좌절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종교적 탄압 자체도 그와 같은 충격을 그리스도에게 주지 않았을까요? 이 상황에서 하나님은? … 이런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이 답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 관계를 맺게 된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의 출발점은 그리스도 예수 자신입니다.

하나님은 그가 세우는 새로운 질서의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기를 원하시며 자기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고 죽음에 이르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새로운 질서의 세상은 그 아들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그들 속에 와 있습니다. 이 질서가 세상의 구질서를 대체한 것은 아니어도 구질서는 그것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아들과 함께 이 목표를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하든 변함이 없습니다. 그 사랑은 우리가 체념하거나 좌절하는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 사랑은 하나님 안에서 발견되는 소망으로 우리를 붙들고 그 목표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상황을 넉넉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 우리가 있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새세상을 설계하시고 역사의 주이신 하나님은 우리가 새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우리와 함께 적대세력들과 싸우시고 새세상을 이루실 것입니다.

그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있겠는지요?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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