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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비 종파와 고흐고흐와 산책하기 (20)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4.01.06 04:00
▲ 샤를 프랑수와 도비니, 「봄」 (19세기) ⓒ리딩 퍼블릭 박물관, 웨스트 리딩

문화와 역사에 섬이란 없다. 특히 예술에서 유아독존 독불장군처럼 갑자기 불쑥 솟구치는 경우란 드물다. 거대한 장강의 흐름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평소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내면에 복류천처럼 흐르다가 마침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흐름이 있고 맥락이 있기 마련이다.

고흐의 초기 작품들은 당시 바르비 종파와 잇닿아 있다. 바르비 종파는 프랑스 파리 남쪽 인근의 퐁텐블로 숲 근방의 작은 농촌이다. 19세기 중반 콜레라가 유럽을 휩쓸던 무렵 전염병을 피해 루소와 밀레 등의 화가들이 이 마을에 들어와 숲과 농촌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화실 안에 갇히지 않고 자연을 호흡할 수 있는 야외에서 신고전주의가 천시하던 풍경화를 그렸다. 자연과 경건이 캔버스에 스몄다.

고흐의 초기 작품에는 바리비 종파의 향취가 물씬 풍긴다. 아마도 그가 헤이그에 있는 센트 삼촌의 구필화랑에 근무하는 동안 익숙하게 본 그림이어서 일 것으로 추측한다. 당시 구필화랑은 프랑스의 바르비종파 작품을 네덜란드에 소개하고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을 파리에 안내하는 역할을 하였다. 만일 이때 고흐가 바르비종파 그림보다 신고전주의에 몰입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목사의 길을 포기하고 화가의 길을 걷게 하신 하나님은 당시 유행하는 신고전주의가 아니라 바르비 종파를 접속하게 하여 땅을 터로 잡고 사는 가난한 자들의 이야기를 캔버스에 담게 하셨다.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경이로움과 감사가 있다. 오늘 나의 생각과 가치는 어느 흐름에 잇닿아 있는 것일까를 생각한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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