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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와 고흐고흐와 산책하기 (21)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4.01.13 04:14
▲ 「감자 캐기」 (1883, 헤이그, 종이붙인 캔버스에 유채, 39.5×94.5cm)

감자는 본래 남미 안데스의 고산지가 원산지이다. 약 7000년 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인디오들의 주식이었다. 해발 사천 미터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니 인류에게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식물이다.

인디오들은 감자를 장기 저장하기 위하여 서리 맞은 감자를 밟아서 수분을 제거한 후 햇볕에 말리는 과정을 3~10회 반복하면 무려 10년 이상 장기 저장이 가능한 냉동 감자가 완성된다. 이를 추뇨(chuno)라고 하는데 흉년을 대비한 좋은 식량이자 가벼워서 군대 식량이 되었고 세금으로 왕에게 바치는가 하면 월급으로 지급되기도 하였다. 추뇨는 쌀이나 밀처럼 특별한 풍미가 없어 어느 식재료하고도 잘 어울린다.

16세기 에스파냐 탐험가들은 남미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감자를 발견하고 이를 유럽에 소개하였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감자를 관상용이나 가축 사료로 사용하였다. 유럽인들은 기독교 전통에 따라 씨 맺는 채소와 과일만을 섭취하였다.

당근이나 무 등, 뿌리채소가 일상화되었는데도 땅속에 양분을 저장하는 모양과 주검을 잘라 파묻듯 하는 파종 방식에 거부감을 가졌다. 감자의 모양이 울퉁불퉁하여 한센병자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싹 난 감자를 먹고 복통을 경험하면서 악마의 야채라 부르기도 했다. 법으로 재배와 식용을 금하기도 하였다.

고흐는 감자와 관련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해바라기의 화가로 알려진 고흐가 해바라기보다 훨씬 많은 감자 그림을 남겼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감자 심는 농부들, 감자 캐는 사람들, 감자 깎는 여인, 감자 먹는 사람들, 감자가게, 감자가 있는 정물 등….

고흐가 왜 이렇게 감자 관련한 그림을 많이 그렸을까? 답은 어렵지 않다. 감자는 가난한 이들의 식량이었고, 고흐는 그들과 자신을 일체화한 화가였기 때문이다. 감자를 그린 고흐가 참 좋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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