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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고흐와 산책하기 (23)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4.01.27 02:04
▲ 「감자 먹는 사람들」 (1885. 4. 뉘넌, 캔버스에 유채, 82×114cm, 반고흐미술관, 암스테르담)

나는 고흐의 작품 가운데 <감자 먹는 사람들>(1885)에서 소박함을 존중하는 화가의 진실성을 읽는다. 이 걸작은 뉘넌에서 생산되었다. 뉘넌은 조용하고 작은 시골이었다.

만일 그가 번화한 암스테르담이나 화려한 파리를 좋아하는 도시의 화가였다면 과연 이런 작품을 창작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진실한 그림은 진실한 사람만 그릴 수 있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알 수 있듯 작품에서 화가의 진심을 읽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예술가는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화가가 모델을 탓하는 경우는 없다. 고급 모델이 아니어도 명작은 탄생할 수 있다. 도리어 가난한 예술가일수록 진실에 근접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는 그리스도의 말씀과도 가깝다. 서툴고 허접한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

씨앗은 땅을 탓하지 않는다. 어디서든 예술의 영감을 찾을 수 있고 유감없이 그 진실을 그릴 수 있어야 대가다. 구차한 환경과 볼품없는 사람들을 통하여 어떤 기품에 비할 수 없는 진실을 그린 고흐의 위대함이 바로 그것이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입을 빌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진실한 죄인이 하나님을 만나면 구원은 성사되고, 진실한 사람끼리 마주하면 사랑이 싹튼다. 진심과 진실의 지도자가 만나면 세상에 평화가 꽃핀다. 사막 어딘가에 숨어있을 오아시스를 만나는 비현실적 기쁨은 진실한 자만 누리는 은총이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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