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책임을 무시한채 돈만 추구하는 신앙인을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임석규

지난해 9월, 악명높은 사납금으로 택시노동자들을 압박한 법인택시계에 ‘완전월급제 쟁취’를 외치며 자신을 산화한 故 방영환 열사를 기리는 기도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퍼졌다.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이하 기사련)이 26일 오후 7시 서울시 강서구 정승오 해성운수 대표 자택 앞에서 ‘故 방영환 열사 투쟁 승리 거리 기도회’를 개최한 것이다.

20여 명의 그리스도인·노조원들은 방 열사가 분신한 것은 지난 2019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분회 설립 이후 1년 단위 쪼개기 계약 요구 및 부당해고·사납금 문제로 노동자들을 괴롭혔던 정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예레미야 5:26-31을 본문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자’라는 제목으로 설교에 나선 김형국 목사(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는 정 대표가 서울 모처 대형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그리스도인이라 하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없기에 방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고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악행을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이어 오늘날 법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불공정하게 적용돼 사회적 약자들이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희생물로 전락해 약탈과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소외당하고 힘없는 이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두고 보지 않으시고 정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과 시민들을 통해 개입하신다고 선포했다.

기도에 나섰던 박세론 EYCK(한국기독청년협의회) 간사도 대표기도를 통해 억울한 착취와 죽임을 당하고 있는 택시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지자체와 정부 기관이 법인택시 회사들의 횡포를 적극 조사하고 드러난 죄악이 사법부의 올바른 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함을 강조했다.

방영환 열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택시노조 관계자도 현장 증언을 통해 방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정 회장도 문제지만, 택시 노동자들이 사측의 각종 횡포에 시달렸음에도 서울시와 고용노동청이 방관(傍觀)해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정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형사10단독)에서 열린 1심 첫 공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보석을 청구했으며, 이에 검찰은 방 열사 사망에 진지한 반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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