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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력제도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내국인이 잘살면 외국인도 좋아집니다”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 승인 2024.02.02 04:13

<연도별 E-9 도입 규모 대비 실제 입국 규모>

(단위: 명)

▲ 고용노동부

1993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도를 거쳐 2004년 고용허가제 이후 30여 년 동안 한국 사회는 저출산·고령화, 인구 위기로 인해 노동 인력 부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외국인력을 활용해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미 이주민은 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력에 대한 정책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인력 부족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외국인력 도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력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선, 쉽게 비유를 통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20년을 운행한 차량이 있습니다(외국인력 제도인 고용허가제 2004년 시행 시점). 이 차량은 초기에 저속(이주노동자 근로기간 3년으로 단기순환이 원칙)으로 30km로 운행했습니다. 그러다가 60km로, 이후 98km로, 이제는 100km+α로 ‘과속’으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차량은 소형인데(비숙련 이주노동자), ‘과적’ 차량(특별한국어시험, 재입국특례, E-7-4, 지역특화비자, 계절노동자, 유학생, 가사노동 등)이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더 많은 화물을 실으려고 안전장치(이주노동자 지원단체 예산 0원이 되면서 전국 거점 9개 센터와 35개 소지역센터 폐쇄)를 다 해체했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외국인력 신규 도입 규모는 ’22년 전까지 평균 5~6만 명 대였는데, ’23년 코로나 이후 11만 명에서 ’24년에는 16만 명으로 3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차량을 운행한다면 사고가 나서 탑승자(사업주와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무고한 인명(국민)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과속’과 ‘과적’ 차량은 운행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정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현행과 같은 위험천만한 외국인력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저출산·고령화, 인구 위기의 대안 해법이 유일하게 외국인력에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외국인력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저임금과 소위 3D 사업장에서만 일하도록 제한시키고 있습니다. 외국인력을 저임금구조 속에 내몰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의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이주노동자는 인권과 노동권이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영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취약계층 내국인과 이주노동자가 일자리 다툼이 생기고, 결국에는 저임금 이주노동자로 인해 취약계층 내국인도 일자리를 잃게 소지가 큽니다. 이는 이미 건설업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왜 내국의 일자리의 노동환경 개선과 산업구조 조정에 관한 정책은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임금구조를 변화시켜 내국인 노동자의 노동권과 생활을 보장하는 측면은 왜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정부의 노동정책은 저임금구조를 탈피할 개선 의지도 없고, 내국인의 취약 노동자 역시도 저임금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는 누구에게 이익이 될까요? 사업주들은 이를 선호할 것입니다. 저임금노동을 착취함으로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가사노동을 시범사업으로 시행한다고 합니다. 가사노동자를 도입하는 이유가 여성의 일자리 경력단절을 완화하여 출산을 장려한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가사노동자를 도입했던 아시아 지역의 싱가폴, 홍콩, 대만은 가사노동자 유입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유엔 세계 인구 전망 2022년’ 보고서를 보면, 238개국의 합계 출산율(2021년 기준) 낮은 순서(한국 2위·0.88명) 중에 1970년대부터 가사노동을 도입하고 있는 나라 홍콩(1위·0.75명), 싱가포르(5위·1.02명), 마카오(6위·1.09명), 1990년대부터 도입한 대만(7위·1.11명)이 세계 10위권 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여 줄 수는 있는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저출산을 해소하지만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사노동자의 인권침해(자녀 교육 및 성추행 등)가 심각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아이의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고 왜 이를 이주노동자로 외주화시키는 것일까요? 여성의 노동시간 단축, 양성평등 등과 같은 노동환경의 개선으로 아이들이 좀 더 부모의 품에서 양육할 방법은 없는가요! 이는 출산하면 몇백만을 주는 정책보다 더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가장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왜 다른 이들에게 이를 전가시키나요! 다른 한 가지는 가사노동으로 오는 이주노동자는 자녀가 없을까요? 그들 역시 자녀를 본국에 두고 와야 합니다. 그럼, 과연 그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 줄 수 있나요!

저출산·고령화,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외국인력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내국인의 노동환경이 좋아져서 내국인이 잘살면 외국인도 좋아집니다.” 지금과 같은 저임금구조의 이주노동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이는 취약계층에 있는 내국인 노동자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eotjde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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