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 세대가 딱지 붙인 청년 세대에 대한 온갖 억측은 억측일 뿐이다. 케밥 나눔에 참여한 청년들을 보며 디아코니아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한국디아코니아

200차를 향해 달려가는 케밥나눔이다. 케밥 나눔은 단지 케밥나눔이 아니다. 수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연결되어 있고 수많은 연대 행동들이 모여져 케밥나눔이 이루어진다. 그분들의 정성이 모여 200차를 가능케 한다. 이것은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연결된 불쌍히 여기는 마음들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그 마음이 사람을 만들고 그 마음이 사람들 가운데 예수를 현존하게 한다.

지난 187차 케밥나눔은 특별했다. 진행이야 여느 날과 다르지 않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광교산울교회 집사님들의 칼질로 시작되는 나눔은 언제나 축복이고 잔치다. 집사님들 가운데 한분의 자제분이 함께 야채를 썰고 나눔까지 함께 하셨다. 그 형제는 성대에서 스포츠과학을 공부한다. 축구를 그만 두었어야 했으나 스포츠에 진심이었던 그의 열정이 이끈 전공 선택이다.

그가 이 나눔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의 자발적 결정이다. 그가 먼저 부모님에게 할 수 있냐고 물어본 결과이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우연이 아님은 케밥집을 찾은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드러났다.

지형이와 재용이 친구들인 동민, 명민, 수빈과 함께 왔다. ADHD 또는 자폐증인 중고생들이다. 자신들의 관심사를 동시에 털어놓으면서도 서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그들의 만남을 아마도 어려워하는 것이 보통일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호 형제는 한 사람 한 사람과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나눈다. 이제 대학 2학년인데,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사람을 장애 여부와 관계 없이 사람으로 대할 줄 아는 사람됨을 보여주는 그다. 그의 선배이자 신앙 동료인 현서 형제가 이어 같이 참여하였다.

소위 MZ세대라는 이름으로 20대 안팎의 청년들을 별종으로 만드는 것이 요즘 세태인데, 그것은 극히 일부 특성만 부각시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생들이 노숙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깨달은 따뜻하고 겸허한 사람 성호다.

이들 때문에 187차 케밥나눔이 특별해졌다. 이들만으로 나눔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케밥이 준비되고 수원역으로 출발하기 직전 홍박사님과 오늘 나눔을 이들에게 맡기면 어떨까 의논하고 곧 그렇게 하기로 했다. 처음 있는 일이지만 누구도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지형과 재용을 빼고는 모두 처음인데도 자기들끼리 해냈다.

우리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 오늘의 경험이 그들에게 디아코니아를 가르쳐주고 장차 디아코니아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상상이다. 디아코니아는 이렇게 참여하는 사람들 속에 새로운 생각 새로운 인식 새로운 행동을 낳을 것이다. 나눔 속에 변화되는 모습들이 새로운 미래 사회의 토대가 될 것이다.

이는 오만 여성 라하마와 함께 케밥하우스를 찾은 예멘 난민 바킬에게서도 볼 수 있다. 오랫동안 도움을 받기만(?) 했던 그가 이제는 어려움에 처한 라하마를 적절하게 돕는 길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된 때문이다. 디아코니아는 이처럼 스스로 설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일이 노숙인들에게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자신들이 떠나야 했던 사회로의 복귀를 넘어 그 사회를 돕는 자로 우뚝 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사건은 디아코니아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있어 가능하고 디아코니아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계셔서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김상기 목사(YD케밥하우스)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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