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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해남 옥매교회에 ‘경동옥매햇빛발전소’가 들어선 까닭전상규 목사가 들려준 햇빛발전소가 지어지기까지의 이야기
이정훈 | 승인 2024.03.03 03:36
▲ 전상규 옥매교회 담임목사(사진 왼쪽)와 이번 ‘경동옥매햇빛발전소’ 건설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임영섭 경동교회 담임목사 ⓒ전상규 목사 제공

지난 2월 15일 이른바 땅끝 마을 전남 해남 마을에 햇빛발전소 개소식이 진행되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해남 옥매교회가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것이다. 해남 옥매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전상규 목사에 의하면 “18명 남짓 할매들”이 전부인 교회에 왜 햇빛발전소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해남에 위치한 옥매교회는 65년간 지역사회를 섬겨 온 교회입니다. 2020년 녹색교회로 선정되어, 농촌지역에 무분별한 생명 파괴의 농업과 쓰레기 소각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을 통해, 생명지향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시점에서 작은 농촌교회가 탄소중립과 선교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방법이 태양광발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옥매교회가 설치한 태양광 용량은 수익형 20KW입니다. 20KW면 연 550만원이 조금 넘는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옥매교회는 발전된 전기의 수익으로 지역의 미자립교회에 사택에 가정용 태양광 설치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교회의 재정적인 안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 목사의 이야기에는 농촌교회의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들어 있다. 노령화 되어가는 농촌교회, 자신들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생명 파괴 농업, 그리고 쓰레기 소각까지. 생태적일 수밖에 없는 농촌이 비생태적으로 변한 모습이다.

여기에 점점 더 높아가는 기후위기까지 더해져 농촌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속된 말로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식물들이 말라죽어가는 손놓고 바라만 보아야 하는 초고온, 때아닌 폭우와 폭설 등으로 애써 지어놓은 갖가지 농작물들이 물에 잠겨 썩어가는 모습. 농사가 극한을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 된지 오래되었지만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것이다.

결국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멸종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역시 한계치를 초과한 탄소배출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도구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지구의 기온을 높여 왔고 그 결과를 고스란히 인간 스스로가 떠안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특히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인간이 발명한 공장은 탄소 배출의 주범이 되었기에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어야만 한다. 그 길 중에 하나가 바로 태양광 발전이다.

18명 남짓 노령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옥매교회가 설치하고 개소한 햇빛발전소에 들어간 비용은 얼마나 됐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 비용을 모두 마련했을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비용 부분을 전 목사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 처음 부임했을 당시 멀쩡한 외관과는 달리 비가 새고 단열되지 않는 교회를 리모델링 하자고 옥매교회 교우들을 설득해 거의 새로 지어진 옥매교회 ⓒ전상규 목사 제공

옥매교회 부임했을 당시 교회 외관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과거 스레트지붕에 블럭벽돌(브로크) 겉만 치장 벽돌로 돌린 건물이었습니다. 단열도 되지 않고, 비도 새는, 교회. 6년여 동안 교인들을 설득하였고, 단 하루만이라도 따뜻하고, 비 안 새는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싶다는 목사의 의견에 결국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2022년 2월~7월까지 교회 리모델링 및 식당을 신축했습니다. 18명 남짓한 할매들이 힘을 모아 1억 8천의 교회를 리모델링하고, 빚도 없이 1천만원이 남았습니다. 이 사실에 은혜를 받아, 선한 일을 교회가 한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교단생태운동본부 집행위원을 하면서, 교회가 2020년 녹색교회로 선정되고 수상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리모델링을 마친 교회의 지붕을 바라보다가 문득 태양광 발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태양광 발전을 떠나 도시와 농촌, 그리고 탄소중립을 위해, 도시교회와 함께하는 햇빛발전소를 건립하겠다는 생각에 경동교회에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솔직히 할매들은 탄소중립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손녀, 손자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킨다고 하니 힘을 보태 주셨고, 3천 6백만원이 들어가는 공사 규모를 한국기독교장로회 경동교회가 1천 2백만원을 후원해 주셨고, 옥매교회가 나머지를 헌금하여 ‘경동옥매햇빛발전소’를 개소한 것입니다.

그저 내 손녀 손자들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킨다는 목사의 설득에 선뜻 나선 옥매교회 할머니 교우들, 부족한 재정을 매우기 위해 동분서주했을 담임목사, 이들이 온 마음을 다해 세운 것이 ‘경동옥매햇빛발전소’였다. 이런 수사가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위대하게’ 보인다. 아니 어쩌면 찐한 사랑이 그 밑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 목사에게 물었다. 도대체 이 ‘경동옥매햇빛발전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말이다. 전 목사의 대답은 짧고 굵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 해남 옥매교회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전상규 목사 제공
햇빛발전소로 기대하는 것은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협력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과거의 농, 도간 자매결연이 깨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농산물판매로 맺어지는 갑을 관계가 아닌 탄소중립을 위한 공교회의 모습과 협력을 생각했습니다. 도시에 태양광 발전소 건립이 어려우니 농촌교회 넓은 땅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옥매교회는 발전된 전기의 수익으로 지역의 미자립교회에 사택에 가정용 태양광을 설치해 탄소중립과 교회의 재정적인 안정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농어민선교목회자연합회·경동교회(임영섭 담임목사)·옥매교회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경동옥매햇빛발전소 개소 예배에서 임영섭 경동교회 담임목사는 “창조세계의 청지기가 되어야 할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지구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전소 개소가 생태정의를 일구는 교회의 상징이 되었다”고 축하했다.

운동본부 측도 “이번 발전소 개소를 도·농간 동등한 관계의 에너지 선교 및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길에 교회가 함께 하는 상생의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향후 농목과 함께 노회 및 총회 차원 햇빛발전소 건립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시작된 경동옥매햇빛발전소는 12월 22일 발전(發電)을 개시한 후 2월 14일 기준 누적 발전량 3,210㎾를 기록했다고 전 목사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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