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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가 함께 하면’, 교회는 없습니다악을 행하는데 하나가 되지는 마시길
황용연(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연구실장) | 승인 2024.03.15 05:32
▲ 부활절이 누군가를 억압하는 자리가 된다면 부활절 정신과 맞지 않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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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목사님 출교 건으로 여러 기독교 단제들의 규탄 성명이 끊이지 않는 중에 또 한 가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3월 31일에 있을 부활절 연합예배에 ‘12년만에 보수와 진보가 하나되어’ 한교총과 NCCK가 같이 하기로 했는데 그 장소가 문제의 명성교회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게다가 한교총과 NCCK가 ‘같이’ 한다는 게 사실은 판은 한교총이 다 짜 놓고 NCCK는 뒤늦게 끼어드는 꼴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같이요. 이 소식을 들은 분들 중 NCCK에 직책이 있는 몇몇 분들이 이건 명성교회에 대놓고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면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작년에 명성교회 외곽조직 일을 주요 커리어로 하는 김종생 목사가 NCCK 총무가 될 때 바로 이렇게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주는 꼴 아니냐며 주로 여성/청년/지역 쪽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었지요. 그걸 생각하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꼴이겠네요. 그 반대 운동을 두고 이 [에큐메니안] 지면에 몇 편의 글을 게재했던 사람으로서 글을 한번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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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제가 이 지면에 연재하는 연재칼럼에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성경에 동성애는 죄라고 나와 있으니까 기독교는 성소수자 반대를 하는 게 당연하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성소수자들을 거짓과 과장으로 모함하게 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성경이 동성애는 죄라고 한다고 해 봐야 일반인들에게 먹힐 리가 없으니,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는 원래부터 나쁘다 또는 해롭다고 악선전을 해야 하니까 거짓과 과장이 나오는 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엔 저런 악선전을 위해서 ‘성오염’이라는 희한한 말까지 만들어낸 모양이더군요. 그리고 그 말이 마치 이미 많이 쓰이는 말인양 자기들의 언론 매체에 버젓이 쓰고 있구요.

성소수자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성경에 동성애는 죄라고 나왔으니 그 죄는 회개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을 종종 하지요.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자신들이 저지르는 거짓과 과장과 악선전의 죄야말로 회개해야 할 죄가 아닐까요.

조금 더 나가면, 성소수자들 역시 평등한 동료 시민이고, 그러기에 다른 시민들이 감히 반대니 관용이니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과 과장과 악선전을 대놓고 할 수 있다는 건 저런 사람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성소수자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가능한 것이겠죠.

최근 며칠 사이에 벌어진, 성소수자인 한 인권단체 대표가 어느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이 되니까 저런 사람들이 성소수자가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고 들고 일어난 사건 역시 성소수자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들고 일어난다고 당사자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걸 빌미삼아 '병역기피' 운운하는 핑계를 대며 후보 선정을 취소한 그 정당도 욕을 먹어 마땅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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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사람들이 이동환 목사님을 두고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지요. 정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하고 싶다면 나가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이게 일반법원 소송에서 감리교 쪽의 공식 입장으로 나왔다고 하는데요.

이의제기에 대해서 “나가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있다면 그 집단은 자기의 주된 생각에 대한 이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겠죠. 그러면 그 생각을 가지고 공론장에서 이야기라도 하겠다면 모르겠는데 그 반대로 거짓과 과장과 악선전을 벌이고 평등한 동료 시민을 자기들 마음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태를 두고 횡포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를까요.

횡포를 저지르는 집단이 믿는 것은 머릿수와 힘이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을 하거나, 도서관의 성평등 도서들에 유해 도서라는 낙인을 찍기 위해 머릿수와 힘으로 떼를 열심히 쓰고 있고, 그것이 어느 정도 먹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교회라는 집단이 사랑과 환대의 집단이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말은 제쳐 두고라도요. 교회는 보편적인 인간을 구원하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곳일 텐데, 이렇게 보편성과는 담을 쌓고 자기들의 생각만 머릿수와 힘으로 떼로 밀어붙이는 횡포를 보이는 집단을, 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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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성과는 담을 쌓고 자기들의 규칙만 머릿수와 힘으로 떼로 밀어붙이는 횡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명성교회에서 한다는 그 부활절 연합예배에 대해서도 생각이 솟습니다. 일단 그 연합예배의 장소가 된 명성교회가 한 세습이야말로 바로 그, 자기들의 생각과 이해관계만 머릿수와 힘으로 떼로 밀어붙이는 횡포의 산물 아니었겠습니까.

그 연합예배를 두고 서두에서 말한 대로 ‘12년만에 보수와 진보가 하나되는’ 예배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되는’ 예배라니까 그만큼 경사스러운 예배다 이런 뜻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예배가 앞에서 말한 횡포의 본산지 중 하나인 명성교회에서, 성소수자 이슈를 두고 저런 횡포를 부리는 사람들이 주도해서 이루어진다면, 그 ‘보수와 진보가 하나된다’는 말의 뜻은 사실은 ‘횡포를 부리는 데 보수와 진보가 하나가 된다’가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보수와 진보가 하나된다’는 말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 자리가 교회의 존재를 갱신하는 자리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횡포를 부리는 데 하나되는’ 자리에 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리는 없겠죠.

앞에서 언급한 성소수자 비례대표 후보의 선정을 취소하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쓴 어느 유명한 목사가 그 글을 “성령의 감동을 받아 썼다”고 했더군요.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그 목사를 ‘감동시켜’ 그런 글을 쓰게 한 존재는 무엇이었을까요.

황용연(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연구실장)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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