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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외국인 기본계획 ‘뜯어 보기’중장기적인 계획이 부재한 이상한 정책만 잔뜩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 승인 2024.03.15 05:35
▲ 외국인 노동자들을 우리 사회의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폭력은 멈추어야 한다. ⓒ이영 신부 제공

범정부 차원의 외국인 정책은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2008년)에 따라 5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이행하게 되어 있다. 이후 2022년까지 3차 기본계획이 적용되었지만, 2023년~2027년까지 시행되어야 할 4차 기본계획은 뒤늦게 2023년 한 해가 지난 12월 27일에야 외국인정책위원회에서 서면 회의를 거쳐, 심의·확정되어 발표되었다. 외국인 정책이 다변화를 고려하여 심도 깊은 정책 수립을 위해 불가피한 논의과정에서 도출된 기본계획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이는 현실적인 이주 상황과 요구에 대응하지 못한 측면에서 지난 1년간 외국인 정책이 원칙과 기본 방향, 중장기적인 계획의 부재한 상태에서 표류해 왔다는 점에서 비판을 모면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표된 제4차 기본계획의 5대 정책 목표는 ▲ (경제) 이민을 활용한 경제와 지역 발전 촉진, ▲ (안전) 안전하고 질서 있는 사회 구현, ▲ (통합) 국민과 이민자가 함께하는 사회통합, ▲ (인권) 이민자의 인권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실현, ▲ (협력·인프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이민 행정 기반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50개의 세부 과제를 선정했다. 특히 우수 외국인 연구자·유학생 등 글로벌 인재 확보와 숙련인력, 농어업 분야 등 인력공급, 불법체류 대응, 국경관리를 위한 협업 등을 부처 간 협력과제로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혹자는 그나마 서둘러 제4차 기본계획을 내놓아 다행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위에 열거된 제4차 기본계획 목표의 세부 사항의 진의를 면밀하게 확인해 보면 현재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처해 있는 상황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종합해 보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외국인 ‘인력’을 확대 ‘공급’하여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미등록자’에 대해서는 반인권적 강압적인 수단(단속과 추방)으로 배제한다는 측면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외국인의 지원 체계는 해제하여 (브로커) 시장의 원리에 맡기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제4차 기본계획에서 드러난 정책의 기조는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의 방안으로 외국인을 ‘희생 제물’(레위기 16장)로 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따라서 사회통합과는 상관없이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서 설 자리는 강요된 노동과 모든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제단(한국 사회)의 희생 염소가 되거나, 한국 사회의 불의와 질고를 짊어지고 성문 밖 광야로 내쫓기는 길 밖에는 없다.

이 점에서 제4차 기본계획의 틀 속에서 이주 현장과 괴리되고 있는 몇 가지 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외국인 정책의 의의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외국인에 대해 일시적 또는 영구적 사회구성원 자격을 부여하거나 국내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제반 환경조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정책”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 과연 제4차 기본계획과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주노동자의 경우에 있어 내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더라도, 소위 직장의 이동 제안만큼은 국제사회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는 강요된 노동으로 유인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자, 부분적으로나마 이주노동자의 귀착 사유(부당한 노동행위, 휴·페업, 성희롱·폭행 등)가 아닌 경우 사업장이동이 가능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7월 5일(시행 10월 19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는 「사업장변경 제도 개선방안」중 ‘권역 내 사업장변경 허용 관련 지침’을 내놓으면서 최초(신규 및 재입국특례) 사업장 소재의 권역 내에서만 사업장이동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였다. 5개 권역으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경남권(부산·경남·울산), 경북·강원권(대구·경북·강원), 전라·제주권(광주·전남·전북·제주),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정부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이 비수도권지역으로 이동하는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아 지역 발전과 지역소멸의 원인이 되고 있다.”라는 취지이다. 이주노동자가 지역 발전과 지역소멸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견강부회 (牽強附會)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는 인구소멸지역에 경제·문화적 기반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좋은 노동환경을 조성하여 내국인이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사회에서 가장 힘이 없고 약한 존재인 이주노동자에게 사회적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비열한 정책은 포기되어야 한다.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이동이라는 족쇄를 채우고도 모자라서 또 하나의 굴레를 씌우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선도적인 이민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 내외국인이 상호 공생하는 선진이민 정책을 추구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노동력 부족에 따라 2024년 고용허가제 신규 도입을 최대 16만 5천 명으로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마련된 고용노동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거점 9개와 소지역센터 35개를 예산 전액 삭감으로 폐쇄하였다. 외국인의 체류자격은 다양화하고 인력은 확대하면서 외국인의 지원 체계 시스템은 부재하다면 제4차 외국인기본계획의 비전 ‘국민과 이민자가 함께 도약하는 미래지향적 글로벌 선도국가’의 구호는 빛 좋은 개살구에 비유할 수 밖에 없다.

이제 한국 사회도 코로나 이전 5%에 육박하던 외국인이 코로나 때 4%대 미만으로 내려갔다가, 이제 회복세를 거쳐 소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기준으로 250만 다문화사회(5%)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민 국가로서의 위상에 맞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지금, 중요한 기로에서의 선택이 향후 한국 사회의 운명을 결정할지도 모른다.

이영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eotjde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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