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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전남병, 그들이 NCCK 총회대의원을 사퇴한 이유NCCK 각 위원회 사퇴로 사태가 커질 듯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4.03.15 14:05
▲ 이은재 위원은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NCCK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많은 실망감으로 지쳐 있었다. ⓒ홍인식

감리교 소속 이은재 청년과 전남병 목사가 NCCK 총회대의원에서 사퇴했다. 이 위원과 전 목사는 이러한 사퇴 사실을 SNS에 알리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NCCK 내외곽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해 온 이들이었기에 주위의 많은 이들은 이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이 위원은 NCCK 실행위원, 청년위원, 총회대의원을 사퇴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먼저 이동환 목사의 감리교 총회의 출교 선고를 언급했다. 이 위원은 “다양한 이들의 존엄함을 위한 축복의 기도가 한국 교회에선 ‘죄’가 됨으로 폭력과 혐오가 강화되고 생명의 가치는 뒷전이 되고, 맘몬이 교회를 집어삼키는 반동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오는 피로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어 NCCK가 100주년을 맞아 2024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보수와 진보’ 교단이 명성교회에서 모여 진행한다는 것은 “‘보수’와 ‘진보’의 일치라는 허울을 내세워 ‘부활의 가치를 짓밟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불러들이고 개신교의 세력을 과시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일인가?”라며 NCCK 행태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치한 작태에 NCCK가 동참한다는 사실로 NCCK에 대한 일말의 신뢰마저 깨지고 말았다.”며 “예수의 이름을 팔아 장사치들의 잔치로 만들고 있는 현실에서, NCCK의 이름을 내걸고 연합운동 백년의 역사와 에큐메니칼의 가치를 팔아넘기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에 NCCK 실행위원, 청년위원, 총회대의원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교단장끼리의 야합 속에 부활을 팔아 사리사욕을 챙기는 행태에 동의할 수 없고, 특히 명성의 공간에서 정치 행사로 진행하기 위해 말씀까지도 팔아 먹는 이들을 방관하지 맙시다.”라며 “에큐메니칼의 이름을 호도하며 예수의 가르침마저 왜곡하는 거짓 선지자들의 선동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NCCK 에큐메니칼 운동이 방향성을 잃었다

이 위원이 사퇴의 뜻을 밝힌 후 에큐메니안은 이 위원을 직접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 이번에 여러 가지 NCCK 직책을 사퇴하게 된 동기와 배경에 대해서 말해 주세요.

네, 사실 그 글에 있는 게 전부이지만, 그럼에도 몇 가지 기록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몇 가지 중에 하나는 제가 실행위원으로 2024년 1차 실행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 회의에서는 올해 부활절연합예배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정도만 있었고, 예배 장소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 안건에도 있지 않았습니다.

공식적으로 없던 안건과 실행위원회 때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을 언론을 통해 보고 나서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큰 일을 실행위원회에서 어떤 결의나 검토 없이 그냥 통보를 해버렸다는 것에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NCCK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계속 희망을 가지고, 옳은 방향으로 (제가 생각하는 옳은 방향으로), 다시 말하면 NCCK의 역사에 맞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문제 제기하고 목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 목소리를 내는 게 의미가 있는가라는 회의가 들었고 이에 사퇴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또 한 가지는, 사실 이번에 사퇴를 하게 그전부터 가끔 사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습니다. 김종생 총무 후보자 선출 때, 또 후보자에서 당선이 됐을 때, 사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때 사퇴를 할까 하다가 어떻게 하는지 좀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하자라는 생각에 당장 사퇴를 하지는 않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렇다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해서 버텼는데, 이번에 사퇴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부활절연합예배가 명성교회에서 개최된다는 것 때문이라는 뜻이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 저는 명성교회 장소 문제 뿐만 아니라 보수 교단과 함께, 대통령 등 정치인을 불러서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외치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보수 세력과 같이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는 부분에서는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등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논의 과정 없이 이미 다 마련된 판에 그냥 이름만 올리고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갖다 바친 것처럼 보이는 이 상황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예배장소로 명성교회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 있어 충분한 토의가 없었죠. 토론이 없었습니다. 실행위원회에서도 전혀 얘기가 없었고, 다만 올해 100주년에 걸 맞는,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의미를 살리는 행사로 부활절연합예배를 할 테니 많이 참여해 달라는 브리핑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런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 명성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것과 NCCK 역사적 방향과 혹은 그 방향의 변화 내지는 변질과 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어떤 분의 경우에는 이러한 상황이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준 것은 김종생 총무 선출 자체가 그러한 의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부활연합예배장소를 명성교회로 결정한 것은 김종생 총무 선출의 결과로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스러운 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NCCK에 미래가 있을까요? 미래가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지 미래가 있을까요?

어제 청와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들을 초대해서 오찬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NCCK는 없었습니다. 저는 (보수 정권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NCCK가 패싱된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NCCK가 NCCK 역사에 맞는 자리에 있을 때 비로서 NCCK 고유의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꿋꿋이 지켜야만 사회적으로도 NCCK는 그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NCCK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에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미래는 없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결국 몸집이 큰 한교총이나 한교연이 당연히 정부나 사회적 카운터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NCCK는 NCCK의 역할에 맞게 가야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에큐메니칼 활동을 하고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저는 NCCK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NCCK가 에큐메니컬 운동 전체를 담보하고 있지 않다고도 생각하는데 이제 일말의 희망으로 그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NCCK가 더 잘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면서 에큐메니컬 운동을 위한 큰 우산이 되어서 앞서 나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 NCCK가 있든지 없든지 에큐메니컬 운동은 에큐메니컬 운동dl 아니겠습니까. 에큐메니칼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NCCK가 뒤따라오면 좋지만 뒤따라오지 않아도 저희는 저희의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그런 우리 사회에 고난 받은 사람들이라든지 관습과 제도와 종교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들을 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이 연합과 일치의 정신인가

한편 전남병 목사도 자신의 SNS에 “일개 총대가 사퇴하는 것이 어떤 대단한 의미도 될 수 없겠으며, 또 찻잔 속의 미풍조차도 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마지막의 의사표현이라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NCCK는 더 이상 진보적 에큐메니칼 운동을 대표하는 연합기구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무엇보다도 2024 부활절연합예배가 부자세습으로 지탄받은, 한국교회에 큰 오점을 남긴 명성교회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NCCK가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참여한다고 합의한 것은 경악할 만한 소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참여는 김종생 총무가 명성교회 부자세습에 완전한 면죄부(면벌부)를 준 것”이며 “총무는 개인이 아니기에 NCCK가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써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것이 총무께서 말씀하셨던 진정성이라면 당신께서는 NCCK 회원들을 속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총무나 NCCK가 말하는 연합과 일치의 정신이 이런 것이라면 더 이상 그 모임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전 목사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감사했다.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마음에 안든다고 뛰쳐 나가는 것이 유아적인 선택임을 알지만, 그 동안 좀 지치기도 하고 실망도 많이 했다. NCCK가 단순한 교회연합기구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 생명과 인권을 옹호하는 마지막 보루, 도피성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길 바라며 이제 저의 소임을 마친다.”고 인사를 남겼다.

NCCK 각 위원회 사퇴로 이어질 듯

하지만 이번 사태가 이 둘의 사퇴만으로 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NCCK 각 위원회 위원들도 부활절연합예배 장소가 변경되지 않을 경우 위원회를 사퇴하겠다는 위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 위원회들은 이번 결정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숙희 종교간대화위 위원장은 에큐메니안과의 통화에서 “부활절연합예배 장소가 변경되지 않을 경우 위원장 직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총무에게 전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장소 변경이 되지 않는다면 위원장 직을 사퇴하겠다는 각 위원장들과 함께 사퇴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사태는 장소 변경 외에는 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수측에서 부활절예배를 1월에 이미 명성교회로 결정된 상태에서 연합예배를 제안한 것은 NCCK가 끌려가는 형국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이다.

토요일 오전으로 예정되어 있는 총무단 회의에서 NCCK가 부활절연합예배 장소 변경을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질지 또한 임시 실행위원회가 개최되어 안건이 상정될지 지켜볼 사안이 되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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