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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4.03.24 02:08
▲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역사 속에서 한 번도 성공한적이 없었다. ⓒGetty Images
그때 그는 마음이 바뀌고 위반하고 범죄하였다. 그는 자기 힘이 자기 신이 되었다.(하박국 1,11)

역사란 무엇인가?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겨우 답할 수 있는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반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하박국에 그려진 모습을 보고 물을 수 밖에 없어서 묻는 질문입니다.

하박국은 자신이 아무리 탄식하고 호소하고 외치고 또 외쳐도 하나님의 침묵을 마주할 뿐입니다. 세상은 어지럽고 일반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못쉬고 눌린 채 살아갑니다. 의인이란 사람들은 악인들에게 포위당하고 정의를 펼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입니까? 야훼여, 내가 아무리 외쳐도 당신은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께 폭력이다!라고 계속 부르짖어도 당신은 구해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말씀 곧 법이 지켜질 리 없고 정의가 세워질 리 없습니다. 의인의 절규는 그가 특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고통을 대신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저 악인들을 응징하기 위해 하나님이 움직이셨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외부의 힘을 사용하셨습니다. 그들은 강하고 빨랐고 이스라엘을 점령했습니다. 이것이 그들을 응징하는 하나님의 방법일 수 있겠으나 점령군은 하나님의 뜻을 이행하는데 머물지 않았습니다. 점령하고 나니 마음이 바뀌었고 경계를 넘었고 죄를 범했습니다. 자기 힘을 자기 신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은 악인들의 지배구조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대중의 고통을 외면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대로 의인을 비롯한 대중은 외세의 수탈과 내부의 억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고, 고통은 더욱 더 가중되었습니다.

악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계획은 이렇게 차질을 빚고 말았습니다. 하박국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박국은 하나님에게 묻기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이런 현실과 자신의 물음에 대해 뭐라 하실지 경비병처럼 지켜 보겠다고 하나님을 압박합니다. 이런 그가 낯설게 보이시는지요?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과 자신의 믿음이 불일치할 때, 다시 말해, 자신의 믿음으로 현실이 설명도 이해도 되지 않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믿음을 버리는 이도 있고 현실이 잘못 됐다고 탓하며 믿음을 무조건 고집하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양자를 일치시키려고 믿음에 따라 현실을 수정하려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하박국의 경우 하나님의 응답에 따라 그가 취할 태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묵시를 보여주시고 그 묵시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다짐하십니다. 그 묵시에 대한 보도는 악인들에 대한 저주 선언과 점령 강대국에 대한 심판을 포함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십니다. 사람들이 그가 기록할 묵시를 보고 어떻게 반응하든, 하나님은 의인이라면, 하나님과 그의 묵시 실현에 대한 약속을 믿고 실현의 그날까지 그가 탄식했던 대로 말씀을 따라 살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애쓰며 살 것을 주문하십니다.

하나님은 하박국이 간구하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즉각 개입하셔서 도움과 구원을 베푸시지 않고  그에게 그 현실 속에서 새로운 현실을 기다리며 인내하고 믿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그 삶에 함께 하시며 그 삶을 시대의 희망으로 삼으시려 합니다.

악에 굴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악을 멀리하며 진리의 인도를 받으며 사는 오늘이기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그 뜻을 펼치며 사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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