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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敵)의 계보학, 우리에게 적은 누구이고 무엇인가?”아시아종교평화학회(한국지부)와 연세대 교양교육연구소, 공동으로 학술회의 진행하고 한국 사회의 갈등 원인과 해법 토론해
장성호 | 승인 2024.04.28 05:02
▲ 아시아종교평화학회(한국지부)와 연세대 교양교육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발표들자들과 참석자들은 사회의 갈등 요소의 축이 되는 ‘적’이라는 개념의 이론적 토대와 그에 따른 해법 등을 토론했다. ⓒ장성호

아시아종교평화학회(한국지부)와 연세대 교양교육연구소 공동으로 “적(敵)의 계보학 우리에게 적은 누구이고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26일(금) 오후 2시부터 원불교 원남교당에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지난 3월 14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일본지부 학술회의에 이어 아시아종교평화학회 한국지부가 준비한 학술회의로 우리에게 적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적대의 원천에 대해 고찰해 분쟁을 그치고 평화를 이루는 길을 함께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먼저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초대 회장인 ‘기타지마 기신’ 욧카이치 대학 명예교수는 인사말에서 학술회의 개최를 축하하며 “‘적’이 무엇인지 밝히고 ‘적’과의 화해를 실현하는데 종교가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번 주제의 심화를 통해 이번 학술회의가 이러한 이론 구축에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를 공동주최한 연세대 교양교육연구소의 김학철 연구소장은 “‘적의 계보학’이라는 주제로 갈등의 역사와 양상을 고찰하고, 그것이 현재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연구야말로 평화와 교양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주제”라며 “이러한 연구와 논의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사말에 이어 양권석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적의(敵意)의 정신화와 경합주의(Agonism)를 위한 함의”라는 주제로 첫 기조발표에 나섰다. 양 교수는 “니체가 말하는 ‘적의의 정신화’는 한마디로 ‘적을 가진다는 것의 가치’, 곧 적의 가치를 깊이 인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즉 “니체의 ‘적’은 분명히 갈등과 긴장을 불러오지만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경쟁과 갈등과 같은 경합상태(agon)을 불러오지만 그 ‘적’은 우리와 우리 사회를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존재이며 우리가 절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같은 니체의 전망을 확장하면 그것이 바로 상턀 무페와 윌리암 코놀리가 주장하는 ‘경합주의적 존중(agonostic respect)의 정치’, 그리고 캐서린 켈러가 이야기하는 ‘사랑을 품은 경합주의’(amorous agonism)와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사진 왼쪽부터 학술회의에서 인사말을 전한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초대 회장인 ‘기타지마 기신’ 욧카이치 대학 명예교수와 기조발표를 양권석 성공회대 명예교수와 김엘리 성공회대 교수. ⓒ장성호

두 번째 기조발표는 “적대와 혐오의 감정 정치”라는 주제로 김엘리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감정을 적대감”이라고 언급하며 “적대감이 그런 감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사적으로 70여 년 동안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립하면서 누적된 분단사회의 감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라 아메드의 정동경제(affective economics)를 설명하며 “적대의 감정 경제는 여러 가지 기표들 사이에서 순환하면서 이방인이라는 특정한 집단(난민, 이주민, 성 소수자 등)이나 이질적인 몸들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혹은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몰아가는 힘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혐오 발화와 적대감을 가진 사람들은 구체적인 발화의 맥락은 다를지라도 종북으로 표현되는 타자들이 국가를 망하게 하거나 미래를 앗아갈 수 있다고 상상하며 상실의 위협을 타자에게 돌리고 있다.”며 “이러한 적대감을 당연한 것으로 자연화하는 사회적인 힘에 균열을 내는 지혜로운 다른 이야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기조 발제에 이어 서보혁 통일연구원의 사회로 라운드 테이블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가 “폭력의 외주화: 열강과 이슬람 극단주의”를, 강혁민 이화여대 교수가 “적의 정치적 이해”, 최형묵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소장이 “적대의 정치와 자본의 권력”, 차승주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 객원연구원이 “평화의 적, 무관심”, 박연주 동국대 교수가 “약자의 적대 화와 부종부횡의 윤리”, 이충범 협성대 교수가 “복음주의의 가련한 적들” 등을 각각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을 분석하고 그 갈등의 해법들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의 발표 글들은 에큐메니안의 “라페스 포럼”에 연재되었거나 연재될 예정이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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