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8~12월1일까지 동경 지요다구에 위치한 한국 YMCA 문화관에서 각 국 종교인들이 모여 종교인평화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헌법 9조를 개헌키 위한 일본의 준비가 차근차근 준비되는 가운데 이번 평화회의 주제는 '헌법 9조'에 맞춰졌다. 평화회의에 참석한 기사봉 총무 이상윤 목사는 대테러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공항 입국자에 대한 지문 채취와 생체사진 등은 테러와의 전쟁을 합법화시키기 위한 전략의 하나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베 정권에 비해 중도적인 후쿠다 정권이 들어섰지만 평화헌법 폐기를 통한 일본의 보통국가 진입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를 향한 군축은 뜬구름 잡는 것이라고 지적한 이 목사는 평화운동진영의 전문가 양성과 운동전략 개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도 평화신학과 평화신앙사상을 보급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고언 한다. 그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 지구온난화 문제보다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큐메니안>은 두 차례에 걸쳐 이 목사의 글을 싣는다.

▲이상윤 목사 ⓒ 장익성

지구촌 유일 강대국 미국은 구소련이 붕괴되고 나서 지금까지 세계지배의 패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산당 일당 독재가 물러난 지구촌에서 미제국의 법과 질서에 도전하는 유일 세력이 있으니 지구촌 마지막 평화세력인 이슬람이다. 그러나 이들도 전통세계관에 얽매인 신앙이 문제일 뿐이다. 만약 이슬람 세계에서도 개방개혁의 바람이 불어든다면 이슬람은 과거의 종교가 아닌 현재의 종교가 되고 지구촌 전체를 섬길 수 있는 새 종교로 탄생할 것이다.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가지고 자본주의 타락을 무거운 멍에처럼 지고 가는 미국은 영국과 일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 등을 업고 세계지배 체제의 정상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대항하는 무슬림 전사들은 일찍 지하드를 선언하였고 미국은 제국의 질서를 지키자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였다. 우선은 종교적 확신에 찬 무슬림들이 신의 소명을 받고 개방된 지역에서는 알카에다가 되고 후미진 숲속이나 사막 또는 산악지대에서는 탈레반이 되고 무슬림 전체는 지하드의 영성으로 전사가 된다.

2001년 미국은 뉴욕에서 9․11 사태를 맞았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은 즉각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이어서 이라크를 점령하였다. 한때 그들의 동반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이나 사담 후세인이 이제는 적국의 표적이 되었고 사담의 아라크는 붕괴되었다.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이 발발하자 미국을 도와 이라크 나시리아에 비전투 요원을 보냈는데 그 후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가한다는 이유로 쿠르드 지역 아르빌에 3천에 달하는  병력을 보냈다. 국내 여론은 전투지역에 들어가지 않는 다는 양해 아래 파병을 공식화하였고 일본의 평화유지군이 그러하듯 한국군 역시 평화유지군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에 이은 일본의 지문채취 및 생체사진 찍기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글로벌한 지구촌의 오늘을 반영하듯 한국인들은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적성국으로 간주되어 입국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포함하여 남극과 북극도 다녀간다. 관광여행객 1천만을 구가하는 시대가 되었다. 문제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2004년부터 지문채취와 생체사진을 찍었는데 지난 11월20일부터 일본이 그렇게 하기 시작하였다. 시대에 역행하는 입국지문 날인이 왜 생겼는가? 테러와의 전쟁 때문인가. 더군다나 미국은 11월29일부터 열손가락 지문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확대하였다. 외국인의 입국을 까다롭게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직까지 실행에는 옮기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입국 시 작성하는 지문채취와 생체사진은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외국인의 생체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문 홍체 정맥 음성을 이용한 생체인식 기술을 가지고 집적회로(IC)칩, 폐쇄회로(CCTV)TV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다양한 전자감시 기술에 사용할 모양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가구 수입의 5%에 해당하는 돈이 해외 여행경비로 지출되고 있다고 한다.

1천만 관광객이 돌아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 사람도 이제는 테러와의 전쟁을 직․간접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지배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석유자원 확보에 중점을 둔적이 있다. 지금은 돈 될 만한 자원은 예외 없이 손을 댄다. 석유 메이저들의 자원 확보 전쟁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9․11 사태는 이러한 세계지배 전략이 변한 것을 보여준 사건으로 유명하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 수행 방식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뛰어든 것은 고전에 속한다. 문제는 그런 저런 이유로 해서 미국식 선교방식을 선호하는 한국인봉사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이 되었다. 그때까지 말로만 듣던 이슬람의 탈레반을 겪게 되었고 일본은 이들을 익숙하게 알고 있고 서방측들도 무수한 접촉을 벌리고 있었는데 유독 한국인들만 현지사정에 어두웠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미 미국은 국제 석유자본 세력들과 결탁하여 해당국가가 선별되면 정보공작과 군사작전을 병행하여 전쟁을 시작하고 그 결과 엄청난 부와 이득을 챙기고 있다. 막강한 군사력에 국제여론을 호도하는 미디어의 힘까지 확보하고 이용하고 있는 미국에 비하여 우리는 현지화전략 조차도 생소하다. 미국은 해당국들의 약점을 간파하고 간접적인 침략을 하고 있다. 유명한 이야기 하나 미국 CIA는 북한 사투리를 기가 막히게 구사하는 정보요원을 찾고 있다지 않은가.

중국 적으로 간주한 미국, 일본 군사대국화 지원...일본 통해 제국 외곽 방어 전략

영화 <007 어나더데이>에 나오는 북한국은 한국인들이 보면 모두가 짝퉁 연기자였다. 북한인으로 보이는 배우가 하나도 없이 만들었던 때가 언제인데, 지금 오늘도 나오지 않는가. 이란이 2004년 이후에는 핵무기 생산설비를 운용하지 않고 있다는 전략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되었다 하고,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이유에서 이라크 전을 시작했던 미국이 전쟁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못 찾나. 엄청난 인명이 희생되고 무고한 백성이 죽어가는 이라크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고 처절한 저항전에서 100만 명이 넘는 살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군은 3천명이 넘는 병력을 상실했다고 난리지만 정작 이라크 국민은 얼마가 죽었다는 보도가 없다. 이제 이라크 내부에 살아 남아있는 조직은 이슬람밖에 없다는 거 아닌가. 전쟁의 원인이 어디에 있던 이처럼 무고한 인명이 학살당하고 있어야 할 까닭이 있나? 과거 이슬람 세계를 양분하기 위한 전쟁으로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의 미국 측 대리인이었던 바트당의 지도자 사담 후세인만 처형당하고 말았다. 이러한 미군의 테러와의 전쟁은 전쟁의 이유야 어디에 있든 결과적으로 세계 최대의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자원전쟁에 다름 아닌 이라크 전을 위하여 우리는 피스 오브 케이크 같은 재건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파병을 했다니 이해가 안 된다. 이러한 전쟁터에 한국군이 차출되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하여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테러와의 전쟁을 빙자한 작태는 말이 좋아 전쟁이지 실제로는 무차별한 탄압방식의 하나로 인권유린이고 인종말살이며 차별과 탄압일 뿐이다.

일본의 경우 제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전쟁에 대한 죄책고백을 해야 하고 인접 국가들에 대하여 당연히 보상도 해야 할 나라가 오히려 미국의 동바자로서 극동의 군사대국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제 일본을 극동의 군사작전의 대행자로 인식하고 잠재적 적국인 중국을 제압할 수 있는 군작전의 동반자로서 일본의 위치를 인정해 주고 있다. 더군다나 2년 전 부시가 일본을 방문하면서 다시 체결한 미-일 안보조약에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자위대 육상병력의 작전도 허용하고 말이다. 전범국 일본이 군사 작전권을 행사하는 강대국의 동반자가 되었는데 미국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일본의 부활을 통하여 제국의 외곽을 굳건히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오키나와 군사시설을 확충하고 있는가. 일본에는 왜 F22기를 제공하는가. 대만이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고 한반도내의 핵무기를 보유한 버거운 상대임을 알고 중국본토를 상대로 하는 펜타곤의 2020 군사작전을 준비해 놓고 있다. 평화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러할 일들이 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지구적 패권행사에 동참하는 일본에게 세계 최강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허용하여 같은 이익을 함께 나누자는 것 밖에 더 되는가. 실제로 일본은 전후 평화헌법 아래 사는 동안에 인접국들의 전쟁으로 부를 축적하고 패전의 좌절을 씻어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패전국이었던 일본이 1947년 제정된 평화헌법을 버리고 이제 재무장이 가능한 보통국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쟁 영구 폐기론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일본의 현행 평화헌법은 이와 같은 패전 일본을 상징하는 족쇄와도 같은 것이었다.

일본, 국민투표라는 비상한 방식으로 재무장 단계 진입

그러나 이제는 국민투표라는 비상한 방식으로 재무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2차 대전의 전범국이라는 멍에를 벗어 던지고 있다. 아베의 극우적 성향에 비하여 온건중도 노선을 지킨다는 후꾸다 야스오 정권은 당장 평화헌법개정 같은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헌법 개정이라는 시대의 과업을 외면할 리가 있겠는가? 시한은 이미 국민투표법이 있는 이상 언젠가는 개정되고 말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반전평화의 이상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겠지만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당분간 개헌논의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극동에서의 일본군 화력을 대신할 대처세력이 등장하지 않는 한은 일본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실제 상황으로 보자. 만약 미군이 중동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 작전을 개시하는 순간 극동의 안보는 일본에게 돌아 갈 것이고 중국은 일본과 대결할 것이다. 그것이 미군의 극동안보의 방위개념의 핵심사항이다. 일본의 안보적 위치는 확고부동하다. 그동안 일본은 인접국인 중국 대만 한국 등과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군국주의적 사상의 고취를 통하여 국민의식화를 취하였고 개정된 새 교육법 하에 학교행사에서 공공연히 기미가요를 부르고 일장기를 게양하였다. 역사적인 군국주의의 부활이었다. 군사대국으로서 국민교육을 강화하려는 이러한 작태는 막강한 우파세력의 지원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한국 경우만 해도 지난 세월 정신대 문제를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이처럼 통절한 자기  반성은커녕 오히려 군국주의적 자기정체성을 명확히 밝히는 교육법이 통과되어 군사대국으로서의 도약을 가능케 하고 우파적 국민여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상윤  charity@charity.co.kr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