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 ⓒ 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대통령 ‘당선자’가 아니라 ‘당선인’으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하여 언론들이 일제히 ‘당선인’이라 표현을 바꾼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10일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관련 결정을 내리며 ‘당선자’라는 용어를 써달라고 밝혔다.

김복기 헌재 공보관은 이날 헌재 결정을 발표하며 “가급적, 특히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대통령 당선인’보다는 헌법이 규정하는 (당선자)표현을 써 달”고 요청했다.

인수위와 헌재가 밝힌 ‘당선자’와 ‘당선인’이라는 표현의 차이는 헌법과 ‘대통령인수에 관한 법률’에 표기된 용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헌법 67조, 68조 등은 ‘대통령 당선자’로 표현하고 있지만, 대통령인수에 관한 법률 2조는 ‘대통령당선인’은 선거로 ‘당선인으로 결정된 자’를 말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선자’의 ‘자’(者)가 한자로 ‘놈 자’이기 때문에 불경스럽다고 이명박 당선자 스스로 명칭을 바꿔달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인수위의 충정이 넘쳐났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후보였을 때는 ‘놈 자’자를 써서 ‘후보자’로 부르다, 대통령에 당선이 되자 ‘사람 인’(人)을 쓴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법으로만 따져도 최상위법인 헌법의 표현을 따라야한다.

이에 대해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헌법 견지에서 보면 당선자가 맞다는 의견이 있지만, 대부분 문건은 당선인으로 돼 있어 계속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 당분간 당선인을 쓸 것”이라며 “앞으로 법률 개정 등으로 용어를 일치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방송·문화방송 뉴스는 인수위의 ‘당선인’표현 요청(1월1일)이 있은 뒤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라 표현을 고쳐 쓰고 있으며, 서울방송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표현을 고수하고 있다. 종이신문들은 ‘당선인’, ‘당선자’표현을 섞어 쓰고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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